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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헌 Jan 16. 2024

코로나 –19

코로나 –19     

 인간 삶의 궁극적 목표는 시공을 초월하여 편리함, 풍요로움, 안락함, 만족감 속에 행복함을 느끼며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삶일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어느 한 세대가 온전하게 태평성대를 누린 적은 없다. 자연재해(災害)로 일생의 삶의 터전을 잃게 하고, 전쟁이 일어나면 인간 삶을 원시적 생활의 원점으로 돌리기도 하고, 전염병이 창궐하여 가족, 친지, 주변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 우리 삶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어렵게 했다. 그래서 자연재해를 이기기 위해 국가는 늘 치산치수(治山治水)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실행하였으며 현대에는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하여 자연재해의 최소화에 성공하였기에 지긋지긋한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풍요로움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러나 역병(疫病)은 인간의 엄청난 극복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변종(變種)으로 인간을 공격하고 한 번 공격하면 엄청난 사람이 죽어가야 하는 아픈 역사를 가져야 했다.      

 2020년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이 코로나-19(COVID-19)로 명명된 전염병은 전 세계의 삶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 쥐와 벼룩에 의해 전파되어 유럽 인구의 1/3을 감소하게 만든 페스트 즉 흑사병 발발 이후 최고의 전염병이다. 사스(SARS : 2003년), 신종플루(H1N1 : 2009년), 메르스(MERS : 2012년)를 슬기롭게 잘 이겨냈다고 자부하던 인간에게 치명타를 안긴 전염병이 코로나-19(COVID-19)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삶의 방식이 대면(對面)에서 비대면(非對面)으로 전환한 것이다. 정보 통신 기술 발달에 따라 점차 비대면 사회로 전환하던 중 코로나-19는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강제적으로 비대면이 무척 빨리 도래한 것이다. 사람은 모여서 담론하고 소통하면 문제 해결력도 빠르고 일의 진척도 빠르다. 화상회의나 SNS로 소통하다 보면 언어 쓰는 습관의 오해로 같은 팀끼리 반목하는 경우가 많다. 대면하여 표정을 보면서 회의나 대화해야 의미 전달에 오해가 적고, 입 모양을 보며 대화해야 의미 전달이 명확하게 된다.      

 코로나-19는 세계화에 치명적이다. 외국에 가는 경우 14일간 격리 수용되어야 하기에 인적 교류가 거의 없다. 여행은 꿈도 꿀 수 없다. 우리 학교에도 원어민 교사가 있어 학생들의 영어 교육과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었지만, 미국 본토로 소환되어 강제로 송환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입의 무역이 1조$가 넘는다. 이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세계화가 무너지면 당장 나라의 경영도 어렵게 된다는 말이다.     

 코로나-19는 인간다운 삶을 상당히 많은 부분을 잃게 했다. 인간의 원초적 기쁨은 의식주의 해결과 종족 보존일 것이다. 의식주 해결도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매우 어렵게 만들고 종족 보존은 결혼식 자체가 없어지거나 줄어들었다. 이차적 즐거움으로 학문적 성취, 승진, 부의 축적, 질 높은 삶의 추구 등이다. 질 높은 삶의 추구 중에 좋은 사람들과 만남의 즐거움, 서로 만나 부대끼며 소통하고 즐거운 놀이문화와 여행이다. 한국인의 특징이 술 마시고 춤추며 노래 부르기 좋아한다. 〈위지 동이전〉에서 전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국민성이 흥이 많은 사람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모임 자체가 어렵고 노래방은 출입 금지가 되었다. 흥을 어디에서 풀어야 하나? 삶의 질을 높이고 재미를 주는 것이 여행이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2018년 통계에 의하면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이 관광한 나라이다. 주변 지인들도 해외여행 예약하였다가 취소하며 위약금으로 50% 이상을 잃은 사람이 많다.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는 일이다.

 코로나-19는 나의 삶에 많은 것을 앗아갔다. 몇몇 단체의 회장으로 선임되었으나 활동을 할 수 없어 봉사할 기회를 앗아가고 출퇴근을 버스로 하다 보니 마스크를 쓰지만 늘 불안하고, 마스크를 쓰고 하루 4시간 수업하려니 3,000m 고산지대에서 축구 훈련하는 만큼 에너지가 소비된다. 퇴근 시간이면 목도 아프고 기운이 빠져 기진맥진한다. 아쉬움 중에 아쉬움이 제자들과 6개월을 지내도 얼굴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작년 같으면 지금쯤 제자들과 격의 없이 지내며 소통했는데 올해는 서로 보고 멀뚱멀뚱하며 지나친다. 졸업해도 선생님이라고 인사도 안 할 것 같은 분위기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빼앗아 갔지만, 장점도 있다. 손 씻기, 마스크 쓰기, 개인위생을 청결히 하다 보니 일반 소소한 병이 없어졌다고 한다. 개인 병원 중에 내과를 하는 후배는 환자가 많이 급감했다며 먹고살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시간이 약이란 말이 있듯이 코로나-19도 시간이 지나면 처방 약이 나오고 우리 머릿속에 과거에 있었던 전염병이 될 것이다. 인간의 행복한 삶을 방해하는 하나의 전염병이 갔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또다시 강력한 전염병이 도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들은 환경보호와 미세먼지,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

                                                  2020. 9. 10 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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