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도 슬픔도 모두 다~~~
" 뭐라~~~ 벌써 구키와 와키자카 병력이 육지로 이동했다?"
버럭 화를 내고 있는 이는 스물을 갓 넘긴 도요토미 히데요시( 豊臣秀吉 풍신수길)의 조카 도요토미 히데카스 (豊臣秀勝 풍신수승)였다.
" 태합전하의 명이라 한들 어찌 일부만 남기고 육지 산으로 기어 들어간단 말이냐? 어찌? "
히데카스의 격노는 사그라들 줄 모르고 있었다.
" 장군~~ 조센의 총지휘관이 좌수사 이신(臣)이라 하옵니다 장군~~~"
히데카스의 책사인 나카무라의 답이 이어지고 있었다...
" 이신(臣) 이면 어떻고 저신 이면 어떻냔 말이다!!!!.... 그가 그렇게 대단하고 무섭단 말이냐???~~"
핏줄의 영향을 받아 갓 스물을 넘긴 새파랗게 젊은 장수 히데카스는 태합의 조카로 되도 않는 총지휘권을 부여받고 있었다.
"장군~~~ 전황을 면밀히 살피셔야 됩니다 장군~~ 조센의 좌수사 이신(臣)은 보통 장수들과 뭐가 달라도 다른 인물입니다.... 그를 따르는 장졸(將卒)들이 마치 태합전하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아군(我軍)들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장군~~~ 조센에서 제일 무서운 자가 바로 좌수사 이신(臣)이옵니다... 제 말씀을 허투루 들으시면 아니되옵니다 장군~~~"
" 아니?? 이 겁대가리를 상실한 이놈!!!! 감히 누구를 가르치려 하느냐
!!! 이놈!!!"
혈기왕성한 히데카스의 노여움은 가시질 않고 있었다
" 나까무라!!! 당장 저놈을 단칼에 없애 버려라!!!!~~~~~"
히데카스는 책사인 나카무라를 단칼에 참수하라는 명을 내리고 있었다.
" 장군!!!~~ 태합전하께서 장군을 도우라 하여 삼우사(三雨寺)에서 내려온 저 이옵니다.... 저를 참하려거든 태합전하의 승인이 떨어져야 될 것이옵니다 장군~~~"
왜적의 최고 지존 도요토미 히데요시(풍신수길)는 전장의 경험이 없는 조카 히데카스(풍신수승 豊臣秀勝)를 보좌하기 위해 특별히 왜에서도 유명한 승려 나카무라를 책사로 배치해 둔 것이었다.
" 아니? 뭬야??? 이놈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지금 당장 저놈의 목을 베라는데 뭐 하는 것이냐???"
" 뒤는 걱정하지 말거라!!!! 선조치(先措置) 후보고(後報告)하면 될 것이니라!!! 알겠는가??"
히데카스는 앞뒤재고 하는 것이 없었다. 임진왜란(壬辰倭亂)과 같이 큰 전장의 경험이 전무한 그는 그저 핏줄이면 다란 생각을 가지고 무작배기 마구잡이로 군을 통솔하고 있었다.
" 하이!!! 장군~~~"
히데카스의 부장 미치코는 대답과 함께 일본도 카타나를 책사인 나카무라의 가늘고 긴 목으로 향하고 있었다.
" 하~으윽~~~~~"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책사 나카무라의 몸은 목상단과 하단 두 곳으로 분리가 되고 있었다.
" 감히 풀떼기만 먹던 자를 창자에 기름기 올라오게 해 줬더니... 기어올라도 분수가 있지.... 흐흠~~~~"
붉은 노을을 수놓듯 흩뿌려져 뿜어낸 시뻘건 붉은 피는 수묵화에 채색을 한 것 마냥 막사 안을 온통 붉은빛으로 수놓았고 피비린내 나는 공기는 회의에 참석한 히데카스의 부장들을 떨게 함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주위는 갑자기 적막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듯 너무도 조용한 진공 상태가 되고 있었다.
" 어서 치우거라 저 두 동강 난 물건을 어서~~~~"
사람을 개돼지 보다 못한 취급을 하는 히데카스는 공포 그 자체였다 그들의 태합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등에 업은 히데카스에게 바른말을 하는 이는 아무도 생기지 않는 상황이 되고 있었다.
" 어디~~ 내 행동이 잘 못된 것인가?? 다른 생각이 있나??? 말을 해 보거라 어서!!!! 흐흠~~~~"
히데카스 풍신수승의 돌발 행동에 이젠 아무도 토를 달거나 딴지를 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 태합전하의 명이 있어... 내 이신(臣)이 천길 낭떠러지로 들어갈 만큼 위험한 인물인 줄 알고 있었지만.... 그도 일개 장수일뿐일 것이야~~~ 암 그렇고 말구지 하하하하하~~~'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는 변덕이 죽 긇 듯하는 젊은 히데카스는 점점 더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있었다.
" 음하하하하하하~~~~ 이신(臣) 이신(臣)~~~~ 그래 들어와 봐라 이신!!! 내 네놈의 숨통도 끊어 놓을 것이야!!!!~~~ 음하하하하하~~~"
" 아까 맹키로!!!! 돌격하라!!!!! 돌격하라!!"
선봉의 작은 협선과 판옥선을 지휘하는 이는 우부장(右部將) 녹도 만호 우장군이었다.
" 하모예~~~ 장군님요~~~ 칫다 빠짓다 들락날락 이카면 되지예???"
"함부래이~~ 걱정 마이소 장군님요~~~ 우덜만 함 믿어 보이소~~"
사방에서 걱정하지 말라며 우부장(右部將 ) 우장군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 그렇채?? 당연하다 아이가~~~ 내가 우덜 장졸(將卒) 안 믿으몬 누굴 믿는단 말이가?? 안글나?? 으잉??!!"
" 마~~~ 네댓 번 토끼맹키로 들락날락하면 되는 기라~~ 알겠제?? 알아듣것제?? 으잉??"
우장군의 신임(信任)은 밖이 아닌 안으로부터 시작되었다.
" 예~~~ 장군님요!!! "
" 우리 장군님은 시원시원해가 마카 우덜이랑 찰떡궁합인기라~~ 우야면 좋노 내 우리 장군님 느무느무 좋은 걸 우짤라꼬 이라나~~~~ 사랑합니데이 장군님요~~~흐흐흐흐.... "
격군인 천석은 격이 없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사나이 중에 상남자인 우장군을 아니 좋아할 수 없었다.
" 씰데없는 소리 치아라 마~~` 지금이 그랄 때가~~ 문디 자슥 퍼뜩 노 안 젓꼬 모하는기고?? 으잉??!!"
"귀신 씨나락 까묵는 소리 집어 치고 언능 들락 날랄 캐야 될 거 아이가!!! 그케야 장군님 영이 선다 아이가?? 안 글라 천. 석. 아~~~~~"
옆의 영득 아범도 우장군을 존경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급박한 상황에 농담 따먹기나 하는 천석을 나무라고 있었다.
" 그치예!!!~~ 바늘 좀 줘보이소?? 아재요~~~ "
" 와???"
" 내 입술 단디 꼬매야 될 거 아입니꺼~~~ 지도 이 뚫린 입으로 은제 또 씨부리쌀지 몰라서리~~~ 흐흐흐흐~~~"
"치아라 마~~~~ 흐흐흐흐흐~~'
급박한 전장의 살벌함 속에서도 우부장 녹도 만호 우장군 선단은 웃음을 잃지 않고 전력을 다해 조선 이 나라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 자~자~~ 둬번 치고 빠짓으몬 된 기라~~~ 쪼매 시간 지나몬...또 시간차 공격인기라!!! 알겠나??!!"
부산포 해안을 치고 빠지는 우장군 선단은 왜군이 접근하면 빠지고 물러나면 들어가고 반복해서 적을 유인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화포의 유효 사거리로 접근하는 왜선을 향해 전황을 살피는 이가 있었으니...
" 이제 때가 됐느니라~~~~ 발포를 명하라~~~"
"전라우수사 기장군과 경상우수사 성장군은 장사진을 펴고 지원사격을 명하라~~~"
" 발포하라!!!"
좌수사 이신(臣)의 발포 명령에 부장 송장군의 우뢰와 같은 령의 전달되고 있었다
" 모든 화포문을 열고 발포하라!!!! 발포하라!!! 발포하라!!!! ".
대기하던 조선 판옥선 화포문이 열리며 지자총통, 천자총통, 현자총통, 황자총통이 불을 내뿜기 시작하였다
" 콰광~~~ 쾅~~ 쾅~~~ "
포물선을 그리는 화포의 탄환은 부산포에 집결 중인 470척의 도요토미 히데카스 집결지로 날아가고 있었다...
" 쾅~~` 쾅~~~ 쾅~~~"
부산포 인근에 정박한 470척 중 조선 수군의 유인에 끌려 나온 백여척의 배는 순식간에 희뿌연 하늘의 연기를 바라보게 되었다...
" 아니~~~ 아니 저것이 무엇이냐?? 무엇이냔 말이다 저것이???"
당황한 총지휘관 도요토미 히데카스는 날아오는 화포 탄환을 보며 부장인 미치코에게 묻고 있었다...
" 하이!!! 장군 저것은~~~~ 으윽~~~!!! "
부장 미치코의 답이 끝나기 전 천자총통의 탄환이 히데카스의 세키부네(왜선)로 떨어지며 부장인 미우라는 몸을 부산포 앞바다로 밀어 넣고 있었다.
" 어~~~ 어~~~ 어~~~ 이게 대체 무엇이냐?? 무엇이냔 말이다~~~"
난생처음 조선 화포의 위력을 목도한 히테카스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그나마 부장인 미우라와 책사인 나카무라를 모두 잃어버린 현 상황에서 히데카스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 아니!!!! 저건 총사령관 히테카스 장군의 대장선이 아니더냐???"
멀리 애막(아미산) 육지에서 망을 보고 있던 와키자카의 눈에 대장선이 화포에 맞았음을 확인하고 있었다.
" 칙쇼~~~ 내 그리 일렀거늘 조센 좌수사 이신(臣)은 보통 장수가 아니라 그렇게 일렀건만~~~ 젊은 혈기로 참모들을 작살을 내놓더니~~~~ 이런~~~ 이런~~ 이런~~~~ 꼬락서니 하고는..... 흐흠~~~"
와키자카는 좌수사 이신(臣)을 일개 장수로 보고 있던 히데카시 대장선을 어리석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흐흠~~ 야마모토!!!! 쾌선을 출동시키거라!!!! 히데카시 장군을 모시고 오너라!!! 어서!!!"
와키자카는 내키지는 않지만 훗날 태합 도요토미 히도요시( 풍신수길)의 문책이 있음을 미리 짐작하여 히데카시의 목숨은 어찌 되었든 지켜 내야만 되었다.
" 어서~~~ 뫼시고 오너라!!!!! 흐흠~~~"
" 이제 됐느니라!!!! 선봉 우장군은 본대로 복귀하라 이르거라!!!"
좌수사 이신(臣)의 복귀령이 부장 송장군에 의해 전해 진고 있었다.
" 둥~~~ 둥~~~ 둥~~~ 선봉 우장군은 복귀하라!!!! 복귀하라!!!"
퇴각 북소리와 함께 송장군의 복귀령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 어이?? 이게 몬 소리고??!! 퇴각 신호 아이가??"
퇴각 북소리는 녹도 만호 우장군 쪽으로 울리고 있었다...
" 쪼매만 더하몬 저 문어대가리덜 한 그 끌어내가 더 작살 낼 수 있을 끼고만 왜? 지금 퇴각이고? 에이 초칫네~~` 초칫어~~~ "
" 소리 들었재??? 마 이자(이제) 드가자~~ 알것나?? 알것제!!!~~~"
우부장 녹도 만호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복귀령을 내리고 있었다.
" 에이~~~ 전마들 거반 다 넘어왔다 아입니꺼~~~ 쪼매만 더하면 될 낀데~~~ 그래도 좌수사 장군님 령이니 따라야 된다 아이가~~~ "
협선의 격군들 모두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돌아오는 우부장 선단에 적의 총탄이 깃발 하단에 맞아 깃발을 매단 장대가 꺾이고 있었다.....
" 이기 모꼬~~~ 퍼뜩 깃대를 다시 쪼매가 올리는기라... 언능~~ 에이 전마들 재수 없구로 깃대를 맞추는기고 으잉?? 암 것도 아인기라~~~ ".
" 예~~ 장군님요~~~"
깃대 세운 것을 확인하고 있는 우부장 녹도 만호 우장군의 눈앞에 멀리서 무언가 날아오는 것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순간 속에 모과(木果) 크기만 한 대조총 대철환의 총탄 하나가 서서히 서서히 작은 협선으로 다가오며 우장군의 정수리로 향하고 있었다.
" 쿵~~~ 윽!!!!!~~~"
" 으이??!!!~~~ 장군님요???~~~~ 장군님요!!!!!! "
" 우째 이랍니꺼?? 장군님요~~~ 장.군.님.요..........~~~~"
천석은 총탄을 맞은 우장군을 바로 옆에서 바라보며 오열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협선 안은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이 지배하고 있었다.
"인자~~~ 퇴각해서 드간다 아입니꺼~~~~ 장군님요 눈 쫌 눈 쫌 쪼매만 떠 보이소~~~ 우덜이랑 저 문어대가리덜 더 솎아내야 된다 아입니꺼~~~ 예!!!! 쫌 이바구라도 쫌 해보이소 쫌~~~~"
천석의 절규에도 우부장 녹도 만호 우장군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의 정수리 뒤로는 선혈(鮮血)이 낭자하게 흐르고 있었다. 장군의 피비린내를 맡은 장졸들은 일제히 눈이 돌아가고 있었다....
" 내 전마들~~~` 가만 안둘끼고만~~~~` 에이!!!!! 배 돌리라 카이!!!!! 돌리라 안하나!!!!! 퍼뜩!!!! "
천석의 눈은 벌써 시뻘겋게 충혈되어 정신을 읽은 미친개 처럼 돌변하고 있었다.
"이기~ 이기~ 니!!!! 미칫나!!!!! 니 똘개이 아이가 이 자슥아!!!!! 니가 이라믄 장군님을 한번 더 욕되게 하는기라!!!! 알겠나???"
" 내 니맘 다 안다~~~ 내도 지금 피눈물이 나는기라~~~~ 근데 니 맹키로 그래하면 안되는기라~~~ 알겠나?? 으야~~~ 쪼매 쪼매만 삭쿠고~~ 삭카라~ 으야~~~알겠제?? 우야둔동 좌수사 장군님 령대로 퍼뜩 복귀해가 우장군님 잘 보내 드려야 될거 아이가? 안글라??? "
천석을 설득하고있는 영득 아범의 속도 매 한가지 였지만 자식같은 천석의 돌발 행동을 급박한 전시 상황에서 달래야 하는 것도 아버지와 같은 영득 아범의 의무 이기도 하였다.
" 으아~~~~~~으아~~~~~~~~ 으아~~~~~~~ "
천석의 야수와 같은 포효소리가 부산 앞바다를 가르고 있었다.
" 야마모토!!! 히데카스 장군을 모셔 왔느냐?"
와키자카의 차가운 물음이 부장인 야마모토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 하이!!! 장군~~ 쾌선에 모시고 복귀 했습니다 장군~~~"
야마모토의 짧은 답이 이어진후 같이 복귀한 히데카스가 온몸을 벌벌 떨며 막사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 장군~~~ 안으로 몸을 좀 녹이시지요 장군~~~"
' 뭐야? 이 쓰레기 같은 놈은? 이런~~ 이런~~~ 아무리 핏줄이라 하지만 이런 자를 어찌 총사령관에 앉혀놨는지~~~ 흐흠....태합 전하도 참~~~~'
와키자카의 눈에서는 욕을하고 있었으나 차마 겉으로는 말을 꺼낼 수가 없어 떨리는 히데카스의 몸을 보며 안정을 취할 것을 청하고 있었다.
" 내...... 면목이 없소 와키자카 장군..... "
이전에 와키자카와 구키의 싸움을 말릴때 그 당당함은 어디로 가고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는 히데카스는 이름만 부르던 와키자카에게 장군이란 직을 같이 부르며 그동안의 실정을 스스로 느끼는 듯 풀이 죽어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 그렇게 좌수사 이신(臣)을 조심하라 태합전하와 본인도 일렀건만......... 어찌 되었든 몸이라도 녹이고 계시지요.... 흐흠~~~~"
" 내 정말 면목이 없소이다.... 제발 태합전하께는 이 일은 모르는 일로 해주시오 장군~~~"
" 내 어찌 태합전하께 거짓을 말할 수 있겠는지요... 여기는 전장입니다 장군~~~ 전장임을 잊으셨습니까?? 흐음~~~... 나는 전황을 살펴야 되니 흐흠.... 그럼~~~"
' 음하하하하하하하~~~ 넌 이제 내 손바닥 위에 있는 것이다... 이 천둥벌거숭이 보다 못한 히데카스 이놈~~~~ 하하하하하하~~~'
전장에서 패하고도 와키자카는 자기를 타박한 히데카스를 좌지우지할 수 있음에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이제 이 와키자카를 막을 자 누가 있으랴?? 음하하하하하~~~'
" 아니 무어라!!!! 우부장이? 녹도 만호 우장군이 말인가?"
보고를 받는 이는 퇴각 명령을 내렸던 좌수사 이신(臣)이었다.
' 퇴각 명령을 조금 더 늦게 내렸다면.... 아니 조금 더 일찍 내렸다면....'
좌수사 이신(臣)은 아무 말도 없이 갑옷으로 덮여있는 우장군의 주검을 보며 한동안 말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겉으로는 태연한 척 얼굴은 차가움 그 자체로 있었지만 속마음은 눈물로 부산포 앞바다를 채우고 있었다.
" 자랑스러운 삼도 수군 장졸들이여!!! 오늘 또 부산포 앞바다에서 적을 섬멸했느니라!!! 이는 모두 죽음을 두려워 않고 피로 조선을 지키겠다는 그대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대들 절대 몸 상하면 안되느니라!!!! 그대들이 있어야 이 조선의 바다, 이 조선의 강토에서 왜군들을 쫓을 것이니라!!!! 한 무리도 이 조선땅에 발을 붙이게 해서는 안될 것이니라!!! 알겠는가??? "
" 예~~~~ 장군님요!!!! 좌수사 장군님 만세!!! 만세!!! 만세!!!!"
" 와~~~~ 와~~~ 와~~~~~~"
부산포 대첩에서 승리한 1592년 구월 초하루 양력으로 10월 5일이 "부산 시민의 날"로 정해진 것이 바로 이날의 승리를 기리기 위함이었다.
" 경아~~~ 우장군은 잘 보내드렸느냐? "
" 예~~~ 장군님~~ 진즉에 말씀드렸어야 될 것을 지가 장군님 혼자 묵상 중이셔서.... 차마 말씀을 못 드리고 있었구먼유~~ 금일 오시에 선산으로 떠나셨구먼유... "
" 그래~~~ 알았느니라 그럼 가 보거라~~~"
" 예~~ 장군님요...."
경이 자리를 뜨고 홀로 남은 좌수사 신(臣)의 두 뺨 위로 뜨거운 무언가가 흐르고 있었다.
" 잘 가시게~~~ 우장군~~~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