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사람을.....
'아이고~~~ 여가 어데고? 팔다리가 이래 쑤시가 으예 살겠노? '
호색은 임진강과 개성을 지나 자비령로를 거쳐 평산에 다 달았다. 한양 분성꼴 인원을 포함 피난민을 이끌고 최장군 호색은 북으로 북으로 오르고 있었다.
" 우찌 됐든 평양을 가야 되는기라? 그 짝에 가몬 몬가 일이 될 거 아이가? 우야둔동 가야 되는기라~~~"
" 아재들이요? 게안습니꺼? 마카 쪼매만 참으몬 대동강이 보일낍니더~~ "
평양 언저리에 다다르고 있는 호색 일행은 한성 피난민과 북으로 올라오며 합류한 임진강 이북의 개성, 멸악산맥 넘어 서흥, 봉산, 황주, 사리원, 송림, 중화의 백성들과 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 수는 처음 일이백에서 이제는 천명 가까운 피난민을 거느리게 되는 나름의 의병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 쪼매만 참으몬 평양성에 다다를 낍니더... 힘덜 쪼매만 더 내시야 됩니더~~"
호색은 어찌 되었든 평양에 합류하여 그간 격은 전투상황을 면밀히 보고하고 그동안 생사를 같이한 백성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평양성 합류는 최장군 호색의 사명이기도 하였다.
며칠 전 평양 백성들에게 '그대들을 지키기 위해 한성에서 평양성까지 왔느니라'... 절대 버리지 않는다 공표를 한 이가 선조였다.
'나랏님 오시니끼니 간나건, 아바이건, 큰마니건(할머니) 핑양 지키갔다 해서리... 만세 불렀지 않갔어?'
백성을 지켜주겠다 굳게 약속을 한 조선의 지존 선조를 평양 백성은 만세를 부르며 그를 지지하고 있었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 자동으로 나오는 자, 입술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을 고하는 자 , 지키지도 못할 말만 혓바닥에 기름 바른 마냥 유들유들하게 밥 먹듯 하는 자.... 그가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조선의 임금 선조였다.
" 아니?? 이 간나XX 그 무신 소리니?? 나랏님이 없어졌단 말이니? 일 없수다 (괜찮다) 안심시켰다 했다 아이니??? 이 력사적으로 쳐 죽일 X간나XX ~~~~ "
유월 열하루 밤사이 평양성을 빠져나간 선조를 향한 평양 백성들의 원성은 그야말로 불기둥에 기름을 퍼붓는 격이 되었다.
" 평양성에 있는 좌의정 윤수(尹壽)와 도원수 김원(金元) 이판 이원(李元)은 어찌하고 있다 하느냐?"
왜장 고니시의 북상소식을 접한 조선 최악의 임금 선조는 그날 당일 유월 열하루 되던 날 밤 바로 좌의정 윤수(尹壽)와 도원수 김원(金元) 이조판서 이원(李元)에게 평양성을 맡기고 의주로 피난을 떠난 것이었다.
" 예~~ 전하 현재 들어오는 소식에 따르면 평양성 군민(軍民)을 합하여 3~4천여 명이 평양성 수성을 하고 있다 하옵니다 전하~~"
답을 하고 있는 이는 도승지 이항(李恒 )이었다.
"그래 3~4천이면 왜군을 막을 수 있겠느냐?"
선조는 되지도 않은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었다.
"왜군의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언제까지 성(城)을 수성할지... 위태로운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전하~~~ 병조판서 홍순(洪諄 )과 궁노비들이 흥분한 평양 백성들로부터 몽둥이로 구타를 당했다 하옵니다... 평양성 파천과정에서 민심이 극도로 불안해지 상황입니다 전하~~ "
영의정 류룡(柳龍)의 현 상황 판단은 틀림이 없었다. 고작 3~4천의 군민으로는 아무리 성 내(內)에서 수성전으로 버틴다 해도 하루, 이틀을 장담할 수 없었고 민심은 믿었던 지존 선조를 향한 배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세상에서 들을 수 없는 참담한 욕설이 온 평양성에 울리고 있었고. 듣도 보도 못한 최상단의 욕을 서슴지 않고 내 뱉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것은 임금을 향한 역심이 아닌 생존을 위한 끓어오르는 분노의 표출이라 할 수 있었다.
" 어허~~~ 그럼 내가 어찌해야 된단 말이냐?? 나 여기 있소!!! 어서 조총을 내게 쏘시오!!! 이렇게 해야 되겠는가?? 그래도 내가 조선의 지존이 아닌가?? 아니 그런가 영상??"
선조는 비꼬듯 영상 류룡에게 묻고 있었다.
" 그것이 아니오라~~~ 평양성을 들어올 때 전하께서 하신 약속을 백성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던 터라.. 대처 방안을 제시를 하고 파천을 해도 됐다 사료되옵니다.... 전하~~~"
영상 류룡은 죽음을 각오하고 바른말을 꺼내고 있었다.
그때였다.
" 아니!!!! 영상!!! 어디 그런 망발을 지껄이는 것이요? 어느 안전이라 그런 되지도 않은 말을 하는 것이오!!! "
버럭 화를 내는 이는 내금위장(內禁衞將) 박성(朴聲)이었다.
"흐음~~~ 흐음~~"
선조는 헛기침만 할 뿐이었다.
" 내금위장!! 어찌 자네가 전하를 대신하려 하는가!!!! "
영상 류룡은 임금인 선조와의 사이에 끼어들고 있는 내금위장 박성을 꾸짖고 있었다.
" 흐흠~~~ 흐음~~~"
여전히 선조는 헛기침으로 불편한 기색을 표하고 있었다.
" 어느 안전이라 영상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냐 하는 겁니다 대감~~"
영의정 류룡의 당찬 대노에 뜨끔함을 느낀 내금위장 박성은 차츰 꼬리를 내리고 있었다.
" 지금 조선은 바람 앞에 등불이옵니다.. 풍전등화(風前燈火)인 이 나라를 어찌 되었든 구해야 될 것이옵니다 전하~~~ 부디 생각을 깊게 하셔야 되옵니다~~ 전하~~"
" 지금 의주까지 온 마당에 어찌하면 되겠는가?? 해결책을 좀 말씀 좀 해보시게 영상~~~"
쩌렁쩌렁한 영상 유룡의 간언에 선조도 현사태의 심각함을 깨닫기라도 한 듯 해결책을 묻고 있었다.
" 지금 평양성에서 왜군을 며칠이라도 막아주고 그동안 각지에서 일고 있는 관군과 의병들이 합세할 시간을 벌어야 될 것이옵니다... 그래서 평양에서 의주로 파천시 파천 사유를 정확하게 평양 백성들에게 설명을 하고 떠났어야 될 것을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이렇게 떠났으니 평양성이 심히 걱정이 되옵니다... 전하~~~"
" 흐음~~ 흐음~~~ 그래서 방법이 어찌 되냔 말이오 영상!!!"
선조는 여전히 헛기침만 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결과 도출만 닦달하고 있었다.
' 내 숙빈 서 씨의 말 만 아니었어도... 영상이 말했던 것처럼 살짝 언지만 주고 가려했건만..... 흐음'
선조는 파천 당일 숙빈 서 씨와 숙소에서 이번일을 먼저 논 했던 것이었다.
" 전하~~ 왜적이 순식간에 쳐들어 온다 하옵니다.... 제가 소싯적에 무풍대사(無豊大師)로부터 점꾀를 좀 배운 바로는 금일 하늘의 기운이 음(陰)하고 북두칠성(北斗七星)이 선명한 오늘 자시(子時)가 파천을 하기에 적당한 줄 아뢰옵니다 전하~~~ 평양성은 좌의정, 도원수, 이조판서를 두게 하고 나머지 궁녀와 대신 일부만 얼른 의주로 떠나게 해야 되옵니다~~~ 이것은 하늘의 계시이옵니다 전하~~~"
" 숙빈 그것이 사실이더냐?"
선조는 숙빈의 말에 깜짝 놀라며 묻고 있었다.
" 예~~ 전하~~~ 무풍대사의 점꾀를 배운 저로서는 하늘의 령을 따를 뿐입니다 전하~~"
숙빈 서 씨는 단번에 이제부터 임금인 선조가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옴을 감지하고 있었다.
" 그래 알았느니라~~`숙빈 고맙소~~"
선조는 요망한 숙빈에게 완전히 넘어가고 있었다.
" 여봐라~~ 아무도 없느냐? 어서 금일 밤 자시(子時)에 바로 의주로 파천을 할 것이니라 채비를 하거라~~~"
선조의 령이 떨어지자 가늘고 미세한 소리가 숙빈 서 씨 문밖에서 들리고 있었다
" 예~~ 이~~~ 즌하~~~ 분분 받잡겠나이다 즌하~~~"
선조의 령에 바로 답을 하는 이는 내시 이봉(李奉)이었다. 내관 이봉은 이미 숙빈 서 씨와 연줄이 닿아있는 인물로 사전에 숙빈과 내통이 되었던 인물이었다. 조선 지존 선조의 일거수일투족을 숙빈 서 씨에게 보고 하여 상선(尙膳)으로 가기 위한 다리를 놓고 있었다.
" 뭐라? 대동강(大同江)이 앞을 가로막는다?"
' 대동강 물살이 세지 않다는 것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다는 얘기 아닌가? 흐흠 강이 깊으면 배가 있어야 되는데 이일을 어찌한단 말인가~~ 칙쇼!!!'
배가 없는 왜군 선봉장 고니시는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 미우라!!! 오늘은 이곳에 진을 칠 것이다..."
왜군 선봉장 고니시는 상황을 주시하기 위해 강 반대편에 진을 치고 하루를 묵게 되었다.
"미우라!!! 묘시(卯時)에 선발대를 보내 저기 보이는 양각도를 지나 대동곽에 조총을 발포하라 명하라!!! 알겠는가?"
왜군 수장 고니시는 대동강 섬 양각도에서 조총으로 유효사거리 측정과 조선군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나름의 전략을 펼치고 있었다.
" 탕탕탕~~~ 타당 탕탕탕~~~"
삼열로 대기하며 격발을 하고 있는 조총 사수들은 사거리 측정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반대편 대동관 조선군 성 위에서 화포가 날아오고 있었다.
" 쿵~~ 쿵~~~ 쿵~~~"
" 쿵~~ 쿵~~~ 쿵~~~"
쿵쿵 소리를 내며 화포의 탄환들이 대동강을 가로질러 날아오다 양각도에 도달하지도 않고 바로 대동강 물속으로 ' 퐁당' '퐁당' 소리를 내며 강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 뭐냐??? 저것은??? 뭔 조센의 화포 사거리가 이것밖에 안 나온다고?? 음 하하하하하하~~~ "
고니시의 웃음소리가 대동강 전체에 울리고 있었다.
" 아니 화포가 그렇게 대단하다 남쪽에서는 이신(臣)이란 놈이 화포로 아군(我軍)들을 몰살시켰다는 전갈이 올라왔는데... 다 거짓이란 말이 아닌가?? 가소로운 놈들~~~ 음하하하하~~~
고니시의 웃음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 화포를 쏠 사람이 그리 없단 말이냐? 그리~~~~"
좌의정 윤수(尹壽)의 한탄이 이어지고 있었다.
화포 총통이 배치는 되어있었지만 한 번도 격발 훈련을 받지 않은 군민(軍民)들에게 화포는 장난감에 지나지 않았다. 남쪽의 좌수사 이신(臣) 장군의 장졸들과는 하늘과 땅 차이의 실력을 보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번도 격발 훈련을 받지 않은 초자배기 군민들에게는 아무리 좋은 무기가 있어도 화포는 고철 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다.
" 이제 그만 쏘거라!!!~~~~ 이런 우사가 흐음~~~~"
좌의정 윤수(尹壽)와 도원수 김원(金元)은 우스운 꼴만 당하고 다른 대책을 강구하고 있었다.
" 김장군 어찌하면 되겠소이까?"
좌의정 윤수는 도원수 김원에게 다른 방법을 묻고 있었다.
" 예~~ 대감~~ 일단 아군의 병력이 기껏해야 삼천이 조금 넘고 있어 수만의 왜군을 감당할 수가 없사옵니다... 일단 을밀대 갈대밭에 옷가지라도 걸어 놓고 병력이 많다는 유인술을 써야 되겠습니다 대감... 그리고 금일 해시(亥時)에 적진(敵陣)에 들어가 기습(奇襲)을 감행해야 될 것 같습니다 대감~~~ 지금으로선 이 방법 밖에 없습니다 대감~~~"
적은 인원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마땅치 않아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꺼내든 생각이라 하지만 졸속도 이런 졸속이 없었고 창피해도 이런 창피가 없었다. 왜 조선은 이렇게 돼야 되는가 울화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 알겠네~~~ 그럼 영원 군수 고장군에게 병력 사백을 주어 기습을 하라 하시게 김장군!!!"
좌의정 윤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기습을 감행하고 있었다.
" 예~~ 대감~~ 분분 받들겠나이다 대감~~"
"고장군~~ 자네가 중책을 맡아 주시게... 금일 밤 해시에 기습을 감행하는 것이네 알겠는가?"
도원수 김장군은 기습을 명하고 있었다.
" 예~~ 장군!! 그리 하겠사옵니다 장군!!! "
그나마 무신인 고장군의 눈매가 매서웠다.
" 모두 쥐 죽은 듯이 따를 것이다~~~ 적진에 투입 후 속전속결로 적의 수급을 베고 바로 퇴각할 것이다~~~ 배는 능라도에 대 놓을 것이니라~~ 알겠는가?"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해시(亥時) 사백의 군사를 이끌고 고장군은 군사들에게 조용히 임무 수행할 것을 명하고 있었다.
" 예~~ 장군!!!"
사백의 군사는 개미 핥기 마냥 소리를 죽이며 답을 하고 있었다
" 어허~~~ 목소리가 그리 커서~~~ 이제 내 수신호만 보거라 알겠는가?"
고장군의 령이 떨어지자 하나, 둘 알겠다며 손을 입술에 세로지며 수신호를 보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