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는 왜대로 & 조선은 조선대로 ( 싹트는 파벌싸움...)
" 우장군~~~ 자네가 이번 출정에선 우부장(右部將)을 맡아 선봉에 서 주시게!!! 큰 역할이니 만큼 해야 될 것이 많을 것이네... 알겠는가 우장군!!!"
좌수사 신(臣)은 가장 믿을 만한 장수인 우장군을 선봉 우부장(右部將 )에 발탁하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 하모예~~ 장군님요~~ 우야둔동 빼를 갈아가 왜넘덜 박살을 내겠습니더 ~~ 걱정하지 마이소 장군님요~~ 내 전마들 마카 박살 내가 쫒까내믄 내 죽어도 여한이 없을낍니더 장군님요~~"
" 경상 이건 전라건 조선땅에 무작빼기로 와가 발붙이는 왜넘덜은 내 가만 안 놔둘 낍니더~~ 단디 봐 보이소!!! 내 우째 전마들 갈아 마시는동!!! 함부로 걱정 마이소 장군님요!!!~~~"
나라를 지키겠다는 우장군의 다짐이 좌수사 신(臣)을 울컥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래~ 그래~ 그래~~~ 너무 몸 상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시게 우장군~~~"
좌수사 신(臣)은 코끝이 시큼해지는 것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 신(臣)의 나이도 어느덧 갱년기에 접어드는 오십 언저리에 다가가고 있었다. 겉으로는 연합함대를 이끄는 수장으로 차가운 얼음처럼 냉정함을 유지했지만 그도 인정 앞에선 너그러운 형님, 아버지, 남편, 아들이었다.
" 요시타카 장군~~~ 큰일 났습니다. 장군~~~"
보고를 하는 이는 구키 요시타카의 부장 가마모토였다.
" 무슨 일이냐?"
" 하이!!! 장군~~ 조센 선단이 다대포(多大浦)를 지났다 하옵니다 장군~~~ "
" 뭐라?? 다대포를 지났다? 그럼 절영도(絶影島 현재 영도 )를 지나면 본진(本陣)이 있는 부산진성(釜山鎭城)이 아니더냐??? 이런~~ 이런~~~ 이런~~~ "
구키 요시타가도 얼마 전 당항포에서 좌수사 신(臣)에게 당한 바 있어.. 조선 함대가 부산포 지근거리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떨지 않을 수 없었다.
" 가마모토!!! 어서 전 군(軍)에 명하거라... 태합전하의 장졸들은 지금 즉시 진성 뒤 애막 (현재 아미산峨眉山)으로 진지를 옮겨 수성전을 펼칠 것이다~~~ 태합전하의 명을 어찌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요시타카는 태합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령을 받든다는 미명하(美名下)에 군을 이동시키고 있었다. 말은 그들 태합의 령을 따른다 하지만 조선 장군 이신(臣)을 향한 두려움의 결과라 할 것이었다.
"뭐라!!! 요시타카 그자가 군을 이동시킨다?? 이런 쳐 죽일 놈!!! 뭐가 무서워 꽁무니를 뺀단 말이냐?"
버럭 소리를 지르는 와키자카의 눈매가 무서웠다.
" 실은 장군~~~ 실은...... 연합함대 수장이 좌수사 이신(臣)이라 하옵니다~~~ 장군~~~"
와키자카의 부장 야마모토의 힘없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었다.
" 뭬야??!! 좌수사 이신(臣)?? 이신(臣)이란 말이냐?? 흐흠~~~ 흐흠~~~"
이전 호기에 찬 와키자카의 말투가 점점 무엇을 생각이라도 하는 듯 흔들리고 있었다.
' 그 귀신보다 무서운 이신(臣)을 또 만나야 된단 말인가? 흐흠.... 안되지 안 돼.... 어떻게 하든 이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될 것이야... 흐흠....'
와키자카는 생각을 멈추며 령을 내리기 시작하였다.
" 태합전하의 령을 따르는 것이 모든 장졸들이 할 일이니... 우선 일부 병사만 전선을 지키고 나머지는 요시타카 장졸들과 애막(아차산)으로 같이 합류할 것이다!!! 알겠는가!!!"
" 하이!!! 장군 명 받들겠나이다 장군~~~"
와키자카, 요시타카 두 왜군 수장은 좌수사 이신(臣)을 떠 올리기만 해도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것이 조선 한 나라의 대표 장수가 가지는 범접할 수 없는 기품이었다. 그는 바로 좌수사 이신(李臣)이었다.
인시(寅時) 첫 닭 울음소리에 조선의 장졸들의 눈은 모두 좌수사 이신(李臣)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 조선의 장졸 들이여!!! 이제 여명(黎明)이 밝아 오고 있다!!!! 전라좌수영, 전라우수영, 경상우수영 장졸들은 오늘 기필코 저 왜적들을 물러섬 없이 격퇴할 것이니라.... 조선의 부모 형제를 유린한 저들을 어찌 이 땅에 머물게 할 수 있는가??..... 부산 앞바다를 붉을 빛으로 물 들일 것이니라~~~ 그대들은 살아서 또 다른 왜적을 물리쳐야 되는바.... 꼭 반드시 몸 상하면 안될 것이니라 알겠는가!!!!! 자~~~~ 출정한다!!!!. "
" 와!!!! 와!!!! 와!!!~~~~"
" 좌수사 장군님 만세!!!! 만세!!! 만세!!!! "
전라좌수영, 전라우수영, 경상우수영의 연합함대에서 일제히 만세와 함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 그러지라~~~ 워째 삭신이 껄쩍지근 하더만... 아야~~ 몸 좀 풀어야 쓰것다~~ 문어 대가리 먹물을 쫙쫙 쪽쪽 빨아서리~~~ 안 그냐 아그들아??"
" 함 단디 봐 보시지예~~ 우덜이 전마들 우째 작살 내는동 함 봐 보이소 ~~"
" 자~~~ 모든 선단은 출격한다!!! 좌우현 장사진을 펴며 돌격할 것이다 출격하라!!! 출격하라!!"
부장 송장군의 출격명령과 좌수사 이신(臣)의 출정 명령이 떨어지자 각 함선에서는 장졸들의 함성소리가 조선 남쪽 바다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 좌부장(左部將 )은 송장군이, 우부장(右部將 )은 우장군이 선봉에 설 것이다!!! 전군 출격하라!!!!"
좌수사 신(臣)은 별도로 선봉을 송장군과 우장군에게 중책을 맡기고 있었다.
" 장군~~~ 서평포(西平浦), 다대포(多大浦), 절영도(絶影島)를 지나며 이미 왜선 24척을 격파했사옵니다 장군~~~"
부장 송장군의 전황보고가 이어지고 있었다.
" 계속 장사진(長蛇陣)으로 부산포까지 진격을 해야 되는지요 장군??"
좌수사 신의 다음 령을 기다리는 부장 송장군의 물음이 있은 후 신은 굳게 닫혀있던 입을 열기 시작하였다.
"저들이 함선과 장졸의 수가 월등히 많음을 항상 경계해야 될 것이야!!! 장사진(長蛇陣)을 펴며 치고 빠지기를 반복할 것이니라~~~ 가능한 적의 사정거리 밖에서 화포로 대응할 것이다~~ 적의 사정거리에 절대 놓여서는 안 될 것이야!!! 알겠는가??"
좌수사 신은 적 함선 470척과 조선 함선 170여 척... 거의 3:1 비율의 숫적 열세를 섬과 섬사이 좁은 해역을 장사진을 통해 일자 전술을 쓸 것을 명하고 있었다. 치고 빠지는 전략이 이번 전투에서도 적합함을 사전에 머릿속에 그려놓고 화포로 적을 섬멸할 작정이었다. 장고(長考) 끝에 출전 명령이 하달되고 있었다.
" 예~~~ 장군 분부 받들겠나이다 장군!!!"
부장 송장군의 복명복창이 이어지고 있었다.
"절대로 적의 사정거리에 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출격하라!!!!"
" 선봉 우부장(右部將 ) 우장군은 선봉에서 적을 유린할 것이다!!!!"
'두둥 두둥 두둥~~~'
웅장하게 울리는 북소리와 함께 우장군 선단은 절영도를 지나 부산진성 앞바다로 전진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개미떼처럼 산을 기어오르는 왜군들의 모습이 망루병 돌석 아범에게 포착되고 있었다.
" 장군님요~~~ 문어 대가리덜이 우째 바다로 가덜 않고 마카 산만디로 기어가 쳐 오르고 있습니더 장군님요~~~"
" 어라???~~ 이기~~ 이기 무슨 일이고??? 으잉?? 왜놈덜 전마들 모하는 기고?? 꼬락서니 하고는?? 우덜 조선 수군 깃발 초요기(招搖旗)가 그래 무섭드나??? 으잉?? "
" 기겁하고 산 타는 꼬락서니 카고는~~ 그칼라면 이 짝에 뭐 하러 쳐 기 들어 와쌓노? 으잉?? 근데 다덜 마카 정신 똑띠 챙기야 되는기라 알겠나~~ 전마들 이바구(말)하고 행동이 몽땅 사긴기라 사기도 진짜 맹키로 기깔라게 치는기라~~ 함부로 믿었다간 큰코다치는 기라....마카 알겠나??? 왜넘들 속성이 그런기라 조선에 토착 왜넘덜도 마찬가진 기라 쳐 죽일 잡놈덜 에이~~ 퉷퉷퉷 이 호로자슥덜~~~ "
" 다덜 알제??? 치고 빠지고 치고 빠지고 들락날락 하는기라?? 퍼뜩 드갔다 나왔다 하는기라~~~알았나???"
" 예~~ 장군님요~~ 알겠습니더~~우덜이 누굽니꺼~ 장군님 밑에서 몇 년을 밥만 묵고 훈련을 했는데예~~ `걱정 붙들어 매이소 장군님요~~ "
' 뭐야? 왜 우리는 빛 좋은 개살구란 말이냐? 아니 경상우수사 선단 중에 우장군만 쏙 빼서 우리 공(功)을 뺏으려는 속셈 아닌가?'
연합함대에서 불만을 드러내는 이는 경상우수사 성장군이었다. 겉으로는 내색을 않고 있지만 여차하면 연합함대 수장 좌수사 이신(臣)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계략을 품는 이 가 성장군이었다.
" 남장군~~ 이게 말이 된단 말이냐? 전라좌수영이나 기장군의 전라우수영에서 선발하면 될 것이지 어찌 그 많은 선단 중에 하필 몇 척 없는 경상 우수영 선단에서 선발대를 선발 한단 말이냐??? 안 그런가??? 남장군~~~"
경상우수사 성장군은 몇 척 안 되는 협선(挾船)을 가지고 있는 경상우수영에서 차출된 것이 몹시 못 마땅해 이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 장군님요~~ 그케도 연합함대 수장이신 전라좌수사께서 내리시는 령입니더 장군님요~~.. 좌수사께서 지금까정 실패한 작전이 어데 있습니꺼? 없다 아입니꺼~~ 안그렇습니꺼? 우수사 장군님요~~~"
경상우수영 소속인 남장군도 겉으로는 점잖게 댓구를 했지만 그의 눈에서는 벌써
'씰대 없는 이바구 자꾸 할라 카몬... 우수사건 모건 다 때리치고 퍼뜩 집에 가가 처자식이나 잘 챙기라~~ 이 자슥아~~ 모 이런 자슥이 우수사 자릴 꿰차고 있는기고 으잉???'
그래도 그의 상관인지라 속으로만 욕을 하지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고 눈빛으로 말을 건내고 있었다.
" 흐음~~~ 흐음~~~"
속으로 끙끙 앓고 있는 경상우수사 성장군은 좌수사 신의 실패만 노리고 있었다.
' 어디~~ 어디~~ 두고 보자 이장군!!! 자칫 삐끗하는 날엔~~~ 니 목숨도 내 손안에 있을 것이야~~~~ 아니? 근데 내가 왜? 좌수사 이장군 보다 못한단 말인가? 돈이 없어 ~체력이 안 돼~ 집안이 딸려?? 쥐뿔도 없는 좌수사한테 내가 밀릴게 뭐가 있는데??? 내 비록 지금은 때를 노리지만 언젠간~~~ 언젠간~~~ '
성장군은 좌수사 이신(臣)을 비교 대상으로 정해 놓고 자신에게 유리한 쓸데없는 잣대를 들이대며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었다.
아무리 밥을 다섯 사발 먹고 힘이 장사면 뭐 한단 말인가?
오호통재(嗚呼痛哉)라 머리가 없는 성장군을 어찌한단 말인가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속담이 문뜩 떠오르는 것은 무슨 조화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