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이거 참......
" 아배요!!!! 장인어른~~~~~ 하이구 무시라 무시라~~~거 뭐 땜시~~~ 땡볕에 일 하고 있는교???~~~"
펄럭거리는 검은 봉지를 휘날리며 밭을 향해 다가오는 이는 정도(正道)의 사위 모술(謀術)이었다.
" 어허~~~ 우얀일로 권서방이 팽일(평일) 대낮에??~~~ "
딸인 수연(數連)과 한 달에 한 번꼴로 주말에 들리던 사위 모술의 방문에 의아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 모~~~ 지가 몬 올 땔 왔습니꺼?? 아배도 참~~~ 허허허~~~"
모술은 멋쩍은 웃음을 띠며 검은 봉투를 풀고 있었다.
" 칙~~~ 칙~~"
"아배요... 한 잔 받으시지예~~~ "
검은 비닐봉지 안엔 냉장고에서 갖 꺼낸 듯 시원한 막걸리와 간장에 절여진 간장게장이 플라스틱 통에 담겨 정도(正道)의 눈앞에 보이고 있었다.
" 이기 모꼬?? "
" 막걸리 아이가?? 허허허~~~ 목구녕이 짜칬는데 (목이 말랐는데 ) 기가차네 기가차~~~ 그래 한잔 함 따라 도고 (한잔 따라봐라) 으잉?? "
사위 모술의 막걸리를 보며 장인 정도(正道)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사위인 모술에게 막걸리 한잔을 청하고 있었다.
" 하모예~~~ 한잔 받으시지예~~~ "
누가 봐도 삭삭한 사위 모술의 행동에 장인 정도는 절로 웃음이 일어나고 있었다.
" 뭐라캐도 울 사우 밖에 없다 아이가? 으잉? 허허허허~~~ 아이고~~마 됐다~~~ 잔 넘친다 안 하나? 으잉?? "
장인 정도의 활짝 핀 함박 입꼬리가 닫히지 않고 있었다.
" 삐리릭~~~ 언~~~ 언~~~~ 언~~~~"
" 여보세여~~~~ 여보세여~~~ 여보시오!!!! 전화롤 했으몬 말을 해야 될 꺼 아닌가배요? 으잉? "
순심(順心)은 전화를 받고 아무 말이 없는 상대방을 향해 묻고 있었다.
" 어매~~~ 어매~~~~ 내다~~~~ 내 수여이(수연이)~~"
떨리는 음성과 함께 울음이 터지고 있었다.
" 이기 몬 일이고? 연이~~ 수연이 아이가? 와? 와 글로? 와 그라는데?? 퍼뜩 퍼뜩 말해 바라? 말 하덜 몬하나?? 으잉?"
수연 어매 순심은 애간장이 타고 있었다..
" 야~~야~~~ 물 한잔 묵고 차분하이 이바구(말) 해 도고~~~ 으야?? 으잉? "
순심은 딸 수연을 유선상으로 달래고 있었다.
" 어매~~~ 내 콱 죽어삘끼라~~~~~ 내 이래는 더는 몬산다 몬살아~~~~ 흐흐흐흐흐~~~"
수연은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천천히 포문을 열고 있었다.
" 그래~~~ 차분하이 이바구 해 도고~~~ 으야~~~ 으잉? "
어머니 순심은 들을 자세가 됬다며 휴대폰에 귀를 더 쫑긋이 대고 있었다.
" 이~~~ 썩어 문드러질 권서방이 또 사고를 칫다 아이가~~~ "
" 그~~래~~~ 어렵게 드간 직장서 마 기냥 나왔다 안 하나~~~ 회사 권고사직이 아이고 지 발로 끼 나왔다 안 하나~~~ 우덜은 인자( 이제) 우째 살라꼬 ~~~~ 흐흐흐흐흐~~~~"
수연은 어매인 순심에서 전후사정을 설명하고 있었다.
" 참 말이가? 그럼 우리 깐돌이 덜은 우얀단 말이고?? 민성이 현정이 우덜 손주들 말이다~~~~ 으잉? "
" 느덜은 우야둔동 살아 간다 카지만서도~~~ 저 얼라(어린아이)덜은 우얀단 말이고~~~ 우야꼬 어짜고~~~"
순심은 초등학생인 손주들을 먼저 걱정하고 있었다.
" 내도 모린다~~~ 마 칵 죽으삘끼라~~~ 내 이래 살몬 살아도 사는기 아인기라 어매~~~ 어제 그 인간이랑 대판 싸았다 아이가~~~ 으으으으으~~~"
수연은 어매인 순심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있었다.
" 모??? 니 지금 모라캤노??? 째진 주~~디라 그래 씨부리 싸도 되는 기가?? 그기 어데 어매 한테 할 이바구(이야기)고?? 으잉? ~~~ 마 치아라~~~ 마~~~"
" 이노무 가시내가? 사람 목심이 그래 가배운 줄 아나? 그래 니 죽으삐몬 아~~덜 아덜은 우얄끼고?? ~~ 몬됬다 몬됬어~~~ 참 몬됬다 으잉? "
순심은 초등학교 1학년인 손자 민성이와 3학년인 손녀 현정을 걱정하고 있었다.
" 그 쪼매난 아~~덜이 몬 죄라꼬~~ 부모가 시언치 않아가~~~ 아~~덜이 이 몬 고생이고 ~~ 하이고 무시라~~~ 무시라~~~ "
순심은 저절로 한숨을 쏟아 내고 있었다.
" 수연 아배요? 쫌 일라 보이소? 으잉? "
밭 일로 피곤함에 곯아떨어져 있는 정도를 깨운 이는 아내 순심이었다.
" 어??~~~ 어~~ 와?? 와 그라는데??~~~ 사람 대빠 피곤해가 자고 있는데.... 피곤하구로~~~~ 무신 일 있나?? 으잉?? "
평소와 다르게 정도는 아내 순심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 보소? 수연 아배요? 내 이바구 안 할라 캤는데...... "
순심은 다음 말을 주서하고 있었다.
" 모꼬?? 뭔데?? 무신말을 할라카다 입을 꾹 다물고 있난 말이다~~~ 퍼뜩 얘기해봐라 으잉?? 내 다 용서해 주께~~~~ 뭐? 전에 이바구 했든 세탁기 샀나?? 게안타~~~ 샀으몬 된기라~~~ 하아~~ 얌얌얌~~~~ "
정도는 하품을 크게 하고 다시 자리에 누우려 하고 있었다.
" 아이다~~~~ 그기 아니다 안합니꺼?~~~~~ 그기 그기 말입니더.... 실은 중참(中參) 나절에 수여이(수연이) 한테 전화가 왔다 아입니꺼? "
" 갸 덜이 함 대판 싸웠다 안 합니꺼?...... 권서방이 지 발로 직장을 나왔다 캅니더...."
순심은 딸 수연에게 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중참에?? 실은 내도 말 안 할라 캤는데... 내도 권서방 만났다아이가? 중참에~~~ 가막골 꼬추밭에 막걸리캉 간장끼장(간장게장) 갖고 왔다 아이가? 내 수연 어매한텐 잔소리 들을까 싶어가 이바구 안 했다아이가? "
남편 정도도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하고 있었다
" 당신!!!!! 또 죽을라꼬 환장했습니꺼??~~~ 그래 술로다가 간갱화다 모다 해가 또 병원에 입원할라꼬 그칸깁니꺼?? 와(왜)?? 내 말을 그래~~~ 안 듣습니꺼?? 예??~~ "
남편 정도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간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하다 퇴원 한지 일주일이 지났을 뿐이었다. 순심의 타박은 들어 마땅한 상황이었다.
" 내 하도 권서방이~~~ 목만 축이라꼬~~ 축이라꼬~~~ 쪼매만 마시라 권해가 그캤지~~~ 내 술 마실 생각은 쥐똥만큼도 없었다 아이가~~~ 참말이다 카이~~~ 믿어도~~~"
아내 순심의 앙칼진 눈빛에 꼬리를 숙이며 정도는 답하고 있었다.
" 당신 담부턴 술의 ㅅ자만 나오몬~~~ 그땐 당신~~~~ 수연아배 혼자 사이소~~~ 알겠습니꺼??? 으잉?? "
순심은 한 달 전 남편 정도가 쓰러져 사경을 헤매던 그때를 생각하며 훈계 아닌 훈계를 하고 있었다.
" 그건 그렇코~~~~ 수연인 이자(이제) 권서방과 몬산다카고~~~ 내엔테 죽을 끼라 이바굴 하지 않나~~~~ 수연 아배요? 이 일을 우짜면 좋겠습니꺼? ~~~"
" 근데 근데 말입니더~~~ 막판에 내한테 방법이 하나 있다카메 얘기를 하던데 ...그 모라캅니꺼? 택시? 개인택시를 하몬 된다카던데.... "
순심은 조금전까지 타박을 하며 당당했던 자세를 바꿔 뭔가 말투가 바뀌며 남편 정도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 그래? 그라몬 그래 하몬 된다 아이가? 택시~~~ 이래살다 저래살다 살다 가몬 되는기지~~~ 그기 뭐 쌔그럽지도(깜짝 놀랄일도) 않은 일 아이가? "
세월의 풍파에 단련된 남편 정도의 대답은 담담하기 그지 없었다.
" 글킨 그렇지만서도~~ 근데 말입니더~~~ 갸네가(수연가족) 돈이 읍다 아입니꺼? 권서방 쥐꼬리 만한 월급에 수연인 아~ 둘이 키운다꼬 일 할 여가도 읍었다 아입니꺼?? 안 그렇습니꺼 수연 아배요? "
순심의 억양이 천천히 톤 다운되며 설득의 눈빛과 함께 남편 정도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 와 일로?? 와이라노?? 와 이리 끈적하게 붙을라 카노?? 으잉?? "
정도는 서서히 다가오는 순심의 게슴츠레한 눈빛에 두려움 마져 들고 있었다....
" 아이~~~ 수연 아배요?~~~~ 그카면 내 말좀 끝까지 들어주이소?"
연극 1막에서 2막으로 넘어가는 것처럼 순심의 야사시한 눈빛은 다시 정상 눈빛으로 돌어오며 실질적인 말을 꺼내고 있었다.
" 그기?? 그기 몬데??"
남편 정도 또한 두려움 반 궁금함 반 청취준비가 마쳐진 상태였다.
" 실은 그게~~~~ 그게 말입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