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요일
가능하면 식당 아주머니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다
60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설 연휴를 제외한 매일이
내 식단을 책임져 준 정말 고마운 큰 누님 같으신 분이다
베트남 현지인이지만 나는 내 끼니를 책임져주는 식당 아주머니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식당 아주머니는 식탁에 김치와 깍두기를 준비해 두고
오늘은 쉬는 시간을 가지게 해 주었다
라면을 끓였다
한국 사람은 웬만한 라면은 간단하기도 하고
맛이 검증이 된 것이라 웬만하면 준수하게 준비가 된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김치나 깍두기가 더하면 한 끼 식사로는 충분하다고 생각이 된다
거의 대부분 그렇듯이 라면 국물과 한 젓가락 면을 떠서 맛을 보았다 그야말로 맛이 일품이었다
맛을 본 후 면에 김치를 싸서 크게 한 젓가락 입에 넣었다
벌써 머릿속 뇌에서는 그동안의 라면 맛과 방금 전 시식한 라면 맛이 입력이 돼 있기에 뇌도 맛있음의 엔도르핀을 뿜어 내고 있었다
그러나 한입 들어간 라면과 김치를 깨무는 순간
뇌에서 보내주는 맛있다는 느낌이 순식간에 사라지게 되었다
"아이 시어!!!" 몸에서 느끼는 반응이 말을 통해 나오게 되었다.
웬만한 신김치는 나도 좋아하는 편이라 상관이 없지만
이번 김치는 시어도 너무 신 것 같아 몸이 먼저 반응을 했다
타국의 여름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할 만큼 더위가 기승을 부리므로 음식은 항상 냉장고에 넣어 보관을 해야만 탈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물로 입을 휑그고
깍두기와 라면을 먹어 보았다 깍두기는 정말 맛이 있었다
깍두기는 냉장고에 있었고 김치는 하루정도 냉장 보관이 안 됐던 것 같았다
나는 깍두기와 지금의 신김치와 이름이 같은 라면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식당 아주머니도 사람이므로 실수를 할 수 있고
업무가 아닌 내 개인 적인 일상생활에 관한 것은 웃으며 넘길 수 있는 단계까지는 오지 않았나 싶다
그동안 나를 위해 차려준 끼니를 생각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지 싶다
사실 어떻게 보면 한국에 있는 집사람이 차려준 횟수와 비슷하게 끼니를 챙겨 준 분이지 싶다
한국에서는 아침 한 끼는 집에서 먹어도 점심, 저녁은 회사에서 대부분 해결을 했으므로 지금 세끼를 6년 가까이 차려준 식당 아주머니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 싶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라면의 진정한 맛을 배가 시켜주는 김치와 깍두기는 라면을 빛내주지만 자칫하면 라면의 맛을 그르쳐 바로 역적으로 몰릴 수 있으므로 항상 주연과 조연의 관계는 상생의 관계라 할 수 있겠습니다. 모든 것이 똑같지 싶습니다. 회사도, 일상생활도 , 한국이든 , 해외든....
주연을 더 빛내주는 조연의 역할도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의 조건임을 명심 또 명심해야 되지 싶습니다.
아래에서 받쳐주는 조연의 수고를 알지 못한다면 아무리 주연이 빛난다 해도 그 빛은 퇴색되고 신기루처럼 날아갈 수 있음을 잘 알아야 되지 싶습니다....
나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조연들 힘내시기를 바라며 오늘의 글은 여기서 마치기로 합니다.
내일 이 시간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