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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other time 자축인묘 Aug 02. 2024

터널 & 아버지의 눈물 ( 시 낭송)

아버지의 멍에

 사람은 굴곡진 삶을 사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할 것이라 생각된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부자들도 돈 이외의 다른 것 

예를 들어 건강 혹은 그 돈을 쟁취하기 위해 가족들 간의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을 우리는 여러 매스컴을 통해 또는 떠도는 소문을 통해 직, 간접적으로 접하게 됩니다...      


또한 돈이 없어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을 누리지 못하여 그것으로 인해 행복해야 될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충족을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도 사실이지 싶습니다.     


인생 또는 행복에는 정답이 없지 싶습니다...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리 돈이 없어도... 족함을 안다는 것? 

사실 그것은 쉽지 않은 것임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글을 쓰는 필자 부터도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들수록 특히 중, 장년 혹은 백세를 바라보는 노인들에게는 내려놓음을 볼 수가 있지 싶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하늘에 계신 필자의 아버지를 보더라도...

젊었을 때 어찌 됐던 자식들 먹여 살리고 남들처럼은 아니더라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보이셨습니다... 그 험한 일을 해가면서도..... 

멍에

뒤에 알게 되었지만 눈보라가 몰아치는 한 겨울 강원도 골짜기 골짜기에 삭풍을 이겨가며 일을 하셨던 때... 그때는 오직 자식을 어떻게 하던 먹여 살려야겠다는 그것 하나만으로 버티며 생활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식들이 성장해 각자 삶을 살고 있을 때.... 아버지는 더 이상의 일 자체가 무의미함을 느꼈고 

“살아도 재미가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삶을 나 또한 반복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벌써 8년이란 세월이 흘러가네요     

얼마만큼 더 이런 삶을 살아야 될까요?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싶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트레스로 얻은 병을 다시 그 스트레스 굴레에 속해  8년이란 세월이 지나가고 있네요....     

아직 몇 년은 더 버텨줘야 작은아이 공부 마무리 의무를 종료하게 되지만 

요즘은 약이 말을 듣지 않을 때가 간혹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확 올라올 때면 혈압조절이 불규칙한 상태가 여러 날 반복되기도 합니다...       

현재 상황으로는 병원은 갈 수 도 없고 몸에 이상 증세가 있어도 가족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

어디로도 갈 수 없는 묶여버린 삶을 살고 있네요.    

 

왜 나는 이렇게 살아야 되는지 매일 밤 어두운 천장을 보며 지나온 삶을 돌이켜 봅니다.     

적지 않은 시간 8년의 세월은 나 자신의 삶을 끝이 없는 터널 속으로 끌고 가고 있네요 

이제는 터널을 빠져나와도 잠시 후 다른 터널로 들어갈 거라는 왠지 모를 두려움이 내 몸을 짖 누르기도도 합니다.. 


보통의 삶, 현실의 삶, 무소유의 삶을 살아가고 싶지만 가장의 도리를 해야 한다는 의무는 스트레스 전쟁터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네요.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소리 질러 외치고 싶어도 어디에도 위안을 삼을 곳이 없는 타국의 일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어둠이 걷히지 않았지만 희미한 빛을 따라 하루하루 견디다 보면 눈이 부시게 푸른 하늘을 볼 날이 오겠지 생각하며 오늘도 어두운 터널 안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날은 꼭 올 것이므로.....



오늘은 상기 내용과 관련하여  힘든 상황을 혜쳐나가는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을 생각하며 이채 시인님의  시를 낭송 해 봅니다. 눈을 감고 아버지의 삶을 따라가 보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아버지의 눈물 

                                 

                                                                                                         詩人 이채


남자로 태어나 한평생 멋지게 살고 싶었다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며

떳떳하게 정의롭게

사나이답게 보란 듯이 살고 싶었다   

  

남자보다 강한 것이 아버지라 했던가

나 하나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위해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 세상살이더라


오늘이 어제와 같을지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란 희망으로

하루를 걸어온 길 끝에서

피곤한 밤손님을 비추는 달빛 아래

쓴 소주잔을 기울이면

소주보다 더 쓴 것이 인생살이더라


변변한 옷 한 벌 없어도

번듯한 집 한 채 없어도

내 몸 같은 아내와

금쪽같은 자식을 위해

이 한 몸 던질 각오로 살아온 세월

애당초 사치스런 자존심은 버린 지 오래구나


하늘을 보면 생각이 많고

땅을 보면 마음이 복잡한 것은

누가 건네준 짐도 아니건만

바위보다 무거운

무겁다 한들 내려놓을 수도 없는

힘들다 한들 마다할 수도 없는 짐을 진 까닭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울어도 소리가 없고

소리가 없으니 목이 메일 수밖에


용기를 잃은 것도

열정이 사라진 것도 아니건만

쉬운 일보다 어려운 일이 더 많아

살아가는 일은 버겁고

무엇하나 만만치 않아도

책임이라는 말로 인내를 배우고

도리라는 말로 노릇을 다할 뿐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울어도 눈물이 없고

눈물이 없으니 가슴으로 울 수밖에


아버지가 되어본 사람은 안다

아버지는 고달프고 고독한 사람이라는 것을

아버지는 가정을 지키는 수호신이기에

약해서도 울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그래서 아버지는 혼자서 운다


하늘만 알고

         아버지만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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