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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공자와 제자 사이의 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따라서 공자가 논어를 지은 것은 아니다. 논어를 살펴보면 공자 외에 공자 제자의 어록들도 상당 수 실려있다. 논어는 한 페이지를 넘어가는 긴 글이 없으며,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어 부담 없이 매일 나누어 읽기 좋다. 선생님과 함께 1년간 논어를 완독해보도록 하자.
1-1) 공자가 말하였다.
"배우고 늘 익히면 기쁘지 않은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즐겁지 않은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닌가?"
여기 나와있는 글은 논어의 첫 구절이다. '배우고 늘 익히다'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인데, 앞의 두 글자를 따서 논어의 첫 편을 '학이'라고 부른다. 논어는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편의 제목은 모두 첫 두 글자를 딴 것이기에 제목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논어의 시작은 학(學)이다. 학(學)이라는 것은 공부다. 인간의 삶은 죽을 때 까지 공부로 이루어져 있다. 단순히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같은 과목만 공부하다가 대학교에 가면 공부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공부란 무엇일까? 그것은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모르는 것 투성이다. 내 친구의 마음도 모르고, 가족의 마음도 모르고, 심폐소생술을 하는 방법도 모르며, 법(法)도 모르고 도덕도 모른다. 살아가면서 조금씩 이런 내용에 대해 알게 되기는 하지만, 공부하지 않으면 모른 채로 나이만 먹고, 육체만 성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 사람은 주민등록상에서야 어른이라 하지만, 그를 어른으로 대접하지 않는다.
익힌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익힐 습(習)이란 한자는 날개를 뜻하는 우(羽)와 하얗다는 백(白)이 합쳐졌다. 백(白)자는 원래 날 일(日)자였다고도 한다. 새가 매일마다 날개짓을 하듯이, 우리가 무언가를 배웠다면 매일 그것을 복습하고 실천해야 한다. 공부를 할 때 가장 큰 착각은 인터넷 강의만 듣고, 한번 설명을 들었으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의 기억은 휘발성이 높아서 복습하지 않으면 금세 사라진다. 어떤 것이든 새로 배운 것이 있다면, 스스로 적어보고, 실천해보는 습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익혀나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나는 성장하게 되고, 그것은 기쁨이 된다.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온다. 그 친구는 어떤 친구일까? 붕(朋)은 같은 부류의 사람을 뜻한다. 단순히 같은 동내에서 나고 자란 친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나와 뜻을 같이 하고, 진정성있게 교류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그는 멀리서라도 나를 만나러 찾아올 것이다. 또한 멀리서 나를 찾아올 친구가 있다는 것은, 그 사람됨의 훌륭함을 보여준다. 좋은 친구는 나에게 즐거움[樂]을 준다. 서양의 철학자 에피쿠로스도 우정을 찬양한다. 그는 우정이란 '죽지 않는 좋음'이며 "우정은 춤추면서 세계를 떠돌아다니면서, 우리가 행복을 누리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 모두에게 전해준다"고 말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은 외부적인 명예[名]에 목매지 않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남의 칭찬과 인정을 갈구한다. 그러나 내가 노력한다고 남이 나를 알아주리라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에 분개하고 성을 낸다. 군자(君子)란 도덕적으로 완성에 가까운 인물을 말한다. 배우고 익히며 좋은 친구들이 함께 하는 사람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이 해야할 일들을 수행할 것이다.
이 첫 구절에서 공자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제시하고있다. 그것은 끊임없이 공부하며 새로이 알게 되고 익히게 된 것을 기뻐하고, 친구와 함께 즐거워하며, 나 자신의 성장, 도덕성에 만족하고 기뻐하는 삶이다. 논어의 첫 구절은 논어 전체를 관통한다. 앞으로도 함께 논어를 읽으며, 이 구절을 기억하길 당부한다.
- 3월 5일 조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