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의 수리
그해 여름의 오기 1년 전, 빅 트렌튼의 오래된 재규어가 왼쪽 뒤편 바퀴 안 어딘가에서 듣기에 고통스럽게 꽝꽝거리는 소리가 자꾸 커져갔을 때, 캐슬록 외곽에 있는 조 캠버의 자동차 수리소로 차를 가지고 가라고 추천한 건 조지 미아라였다. "이 주변에서 일을 처리하는 게 좀 재밌는 방식이긴 해요."
빅이 우편함 옆에 서 있었던 그 날에 조지가 빅에게 얘기해 주었다.
"아마 차를 가지고 가면 살펴보고는, 우선 수리비가 얼마일지 얘기할 겁니다. 그리고는 수리를 마무리하고 나서, 수리비가 얼마 들거라고 말한 그대로 청구하죠. 사업 하나는 웃기게 하고 있다니까요, 안 그래요?"
그리고 조지는 빅이 고민하도록 그대로 내버려 두고서 차를 몰고 떠나버렸다. 빅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대체 이건 우편배달부가 진지하게 조언을 해 준건지, 아니면 빅 자신이 애매모호한 양키 조크를 한 것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한참을 고민했다.
그래도 일단 빅은 캠버에게 전화를 걸었고, 7월의 어느날에 ( 일년 뒤에 올 그 해에 비해서는 훨씬 더 시원한 7월이었다.) 빅과 도나돠 태드는 캠버의 자동차 수리소로 차를 타고 함께 갔다. 마을에서 정말 멀리 떨어져 있었다. 빅은 두 번이나 차를 멈춰서 방향을 물어봐야 했고, 이스트 갤러쉬즈 코너즈 군의 가장 멀리 떨어진 외곽들에 전화를 걸었던 것이 바로 그때였다.
빅은 캠버의 수리소 앞마당에 차를 주차했고, 뒷편의 바퀴는 이전보다 더 크게 쾅쾅 소리를 내고 있었다. 태드는 그때 세 살이었고, 도나 트렌튼의 무릎에 앉아서 엄마를 보고 웃고 있었다. 아빠의 "노 탑" 차에서의 여행은 항상 기분 좋은 것이었고, 도나 역시 상쾌한 기분이 된 것을 느끼고 있었다.
8살이나 9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이 마당에서 오래된 야구공을 심지어 그보다 더 오래된 야구 방망이로 치고 있었다. 공은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갔고, 헛간의 벽을 쳤다. 아마 저곳이 캠버 씨의 수리소일 거라고 빅은 확신했고, 거기에 가장 가깝도록 후진해서 주차했다.
"안녕하세요. 트렌튼 씨가 맞나요?"
"그렇단다."
"아빠를 모셔올께요."
소년은 말을 하고서는 헛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트렌튼 가의 3명은 차에서 나왔고, 빅은 재규어의 뒷편으로 걸어 가서, 문제가 있는 바퀴의 옆에서 쪼그리고 앉았다. 별로 문제가 잘 해결될 거라는 자신감이 들지 않았다. 아마 이 차를 결국에는 포틀랜드까지 보내서 정비를 맡겨야 했을 지도 몰랐다. 이 시골 마을에서의 상황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았다. 이 캠버라는 수리소는 도대체가 바깥에 간판 하나조차 걸려 있지가 않았다.
빅의 명상은 도나가 그의 이름을 초조하게 불렀을 때 중단되었다. 그리고 나서
"오 맙소사, 빅-"
빅은 서둘러 일어서서 헛간에서 나타난 거대한 개를 보았다. 아주 잠깐 빅은 터무니 없는 생각이 들었다. 저것이 과연 진짜 개가 맞는 것이긴 한걸까. 아니면 뭔가 당나귀나 뭐 그런 거 비슷한 종의 이상하고 못생긴 짐승이 아닐까. 그러고 나서는 거대한 개가 헛간의 입구에 드리워진 그림자에서 마치 발바닥에 두터운 패드를 댄 것처럼 푹신푹신 걸어나오자, 빅은 그 슬픈 눈을 보고서 세인트 버나드라는 것 알아차렸다.
도나는 충동적으로 태드를 확 잡아끌었고 재규어의 후드를 향해 물러섰다. 하지만 태드는 도나의 품 속에서 빠져나가려고 참을성 없이 낑낑대었다.
"멍멍이 보고 싶어요, 엄마... 멍멍이 보고 싶어요!!"
도나는 빅에게 초조한 눈길을 보냈고, 그때 빅도 어깨를 으쓱하면서 불안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야구 놀이를 하다 빅을 안내했던 꼬마애가 돌아오더니 개가 빅에게 다가갈 때 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거대한 개는 완전히 커다란 꼬리를 흔들었고 태드는 엄마품에서 빠져나가려는 노력을 배가했다.
"그 애를 내려놓아도 괜찮아요, 아줌마."
꼬마가 예의 바르게 말했다.
"쿠조는 애들을 좋아해요. 그 애를 해치지 않을 거에요."
그리고 나서 빅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아빠가 막 나오고 있어요. 지금 손을 씻고 있어요."
"잘 됐구나. 저건 정말 엄청나게 큰 개인걸. 얘야, 정말 저 개가 안전한 거니?"
"얘는 정말 괜찮아요."
꼬마가 그렇게 말했지만 빅은 사실 아내와 아들의 옆에서 슬금슬금 물러나고 있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조금씩 걸음거리를 개를 향해서 살짝 옮겼다. 쿠조는 머리를 하늘을 향해 번쩍 치켜 들고 앉아 있었고, 거대한 솔과도 같은 꼬리를 천천히 앞뒤로 흔들었다.
"빅-"
도나가 말을 꺼냈다.
"괘, 괜찮아."
빅은 말했다.. 생각하면서, 어 희망하기에는.. 개는 한 입에 태드를 삼켜 버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덩치가 컸다.
태드는 잠시 멈춰섰다. 명백히 걱정하는 눈치였다. 태드와 개가 눈을 마주했다.
"멍멍아?"
"쿠조야."
캠버네 꼬마가 태드에게 말을 걸어왔다.
"얘 이름은 쿠조야."
"쿠조."
태드가 이름을 부르자 개가 태드에게 다가와서는 멋있고, 온화하고, 그리고 침을 질질 흘리면서 혀를 휘둘러 태드의 얼굴을 핥기 시작했다. 이 탓에 태드는 까르륵거리며 간지러움을 탔고 쿠조를 떼어 놓으려고 애를 썼다. 태드는 돌아서 엄마와 아빠에게로 향했고, 둘 중 하나가 간지럽히는 걸 시작하자 쿠조가 한 일을 웃으며 알려주었다. 태드가 부모쪽으로 한 걸음을 옮기다 발이 서로 엇갈렸다. 넘어졌고, 그 순간 갑자기 개가 태드에게 이동했다. 태드의 위로. 그리고 빅. 빅은 도나의 허리에 팔을 감고 있었는데, 아내가 숨이 턱 하고 멎는 소리를 듣는 것과 마찬가지로 숨 막힐 때의 진동도 느낄 수 있었다. 빅은 앞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그리고는 멈췄다.
쿠조의 이빨은 마치 경첩으로 꽉 고정시키듯이 태드의 스파이더맨 티셔츠의 등부분을 물었다. 쿠조는 꼬마 소년을 당겨서 들어 올렸다 - 잠시 동안 태드는 엄마 고양이의 입 속의 아기 고양이들 같아 보였다. - 그리고 아이를 자기 발로 설 수 있게 놓아 주었다.
태드는 엄마와 아빠에게 달려갔다. "멍멍이 좋아요! 엄마! 아빠! 나는 멍멍이가 좋아요!"
캠버 네 꼬마는 이 장면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기쁘게 쳐다봤다. 청바지 양쪽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어 주머니를 가득 채운 모습이었다.
"음, 확실히 대단한 개로군."
빅의 마음은 한 없이 기뻤지만, 가슴은 여전히 빠르게 쿵쾅거리고 있었다. 아주 잠시 동안 빅은 그 개가 태드의 머리를 마치 롤리 팝처럼 왕하고 한 입에 물어 버릴 것만 같았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이 개는 세인트 버나드란다, 태드."
"세인트..... 버나드!" 태드는 울부짖으며 쿠조를 향해 되돌아서 뒤어갔다. 이제 쿠조는 헛간의 입구 바깥에서 마치 작은 산처럼 앉아 있었다.
"쿠조! 쿠우우조!"
도나는 빅 옆에 서서 다시금 바짝 긴장했다.
"어.. 빅.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 저건 -"
하지만 이번에 태드는 쿠조에게 다시 다가서서 자기가 먼저 끌어안았다. 좀 지나치게 과장된 몸짓이긴 했는데, 그러고 나서는 가까이서 얼굴을 바라보았다. 쿠조가 앉아 있는 채로 (꼬리는 자갈 위에서 흔들리며 자갈을 툭툭 치고 있었고, 혀는 핑크색으로 말려서 입 밖으로 내놓고 있었다.) 태드는 발가락 끝을 들어 올려서 발레를 하듯 자세를 취해서 최대한 몸을 늘여 서서 쿠조의 눈 높이에 거의 다다라 직접 마주볼 수 있었다.
"내 생각에는 별 문제 없을 거요."
태드는 이제 작은 양손 중 하나를 쿠조의 입 안에 집어 넣고 마치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치과 의사인 것 처럼 유심히 관찰했다. 이건 빅에게는 또다른 긴장된 순간이었지만, 태드는 다시금 부모에게 달려 오며 말했다.
"멍멍이가 이빨이 있어요."
"그래. 이빨이 많이 있지."
빅은 어디서 그 이름이 떠올랐는 지를 물어보려고 소년에게 몸을 돌렸지만, 그 때 조 캠버가 헛간에서 나오고 있었다. 손에 든 한 더미의 쓰레기를 치우고 손을 씻었는데 그 덕에 빅에게 기름을 묻게 하지 않고서 악수를 나눌 수 있었다.
빅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캠버가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을 파악해서 놀라울 정도로 기뻤다. 캠버는 빅의 재규어에 다가와서는 둘이서 차에 올라 타서 언덕 아래의 집까지 갔다가 다시 캠버의 수리소로 돌아오면서 뒷편에서 나는 쾅쾅 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휠 베어링이 맛이 가고 있군요."
소리를 듣고난 캠버는 빅에게 짤막하게 진단 결과를 설명했다.
"여기 오기 전에 차가 퍼지지 않은 게 천만다행입니다."
"고칠 수 있나요?"
"어, 뭐 그렇죠. 몇 시간 동안 주변에서 시간 좀 보내고 계시면 바로 수리를 해 놓겠습니다."
"아 그게 잘 된 것 같네요."
빅은 말하고서는 태드와 개를 쳐다봤다. 태드는 캠버네 아들이 아까 가지고 놀았던 야구공을 집어 든 상태였다. 그리고 그것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멀리 던졌다. (아 물론 태드의 기준으로 말이다. 그래서 그렇게 멀리 던진 건 아니었다.) 그리고 캠버의 세인트 버나드는 걱에 복종해거 가서 물어서 태드에게 다시 가져다 주었다. 결정적으로 공은 침에 완전히 젖어서 번들번들하게 보였다. "이집 개 덕분에 제 아들 녀석이 엄청 기쁜가 봅니다."
"쿠죠는 애들을 좋아하죠."
캠버도 동의했다.
"그럼 차를 헛간에 집어 넣어도 괜찮겠죠, 트렌튼 씨?"
이제 의사가 널 봐줄 거야, 빅은 이렇게 생각했다. 아 물론 즐거운 기분으로, 그리고 재규어를 운전해서 헛간 안에 집어넣었다. 캠버가 선언한 대로, 수리하는 데는 딱 한 시간 반이 걸렸고, 캠버의 수리비도 대단히 합리적이어서 빅에게는 깜짝 놀랄만 했다.
그리고 태드는 시원하고 구름이 뒤덥힌 오후에, 개 이름을 부르고 또 부르면서 달음박질하며 놀았다. "쿠조... 쿠우조... 여어기... 쿠조..." 트렌튼 네가 출발하기 바로 전에, 캠버네 남자애, 이름이 브레트였는데, 문자 그대로 태드를 들어서 쿠조의 등에 태워서 개 허리에 앉혔다. 그동안 쿠조는 여기에 순종하면서 문가 앞 자갈밭 위를 두터운 패드를 덧댄 발걸음을 내딛으며 두 번 오르락 내리락했다. 쿠조가 빅을 지나쳐갈 때, 개와 눈을 마주쳤다... 빅은 그 장면이 너무 웃겨서 어디 가서 선서라도 하고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