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실 차량의 유령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by 꿈많은 미소년

완전히 푸른색 휘장이 둘러쳐져 있었다. - 내 친구 사라 파인의 해변 오두막 말인데 – 여름이 올 것을 대비해서 준비하려 함께 가자고 부탁을 했던 것이다. 고백하기로는 혼자 거기에 들어가는 게 약간 불안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나야 뭐 항상 여행하는 건 환영이다. 그래서 이 푸른 휘장을 보자 정말 놀랐다. 일단 파란색은 사라의 안색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사실 항상 붉은색 계열의 옷을 입는 걸 선호했다. 내가 의아해 하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 심한 근시라서 모든 걸 일종의 육감으로 보는 사람이다 - 얘기를 꺼냈다.


“보니까 칸막이 휘장과 커튼과 테이블커버 모두 맘에 들어하지 않는구나. 나도 그래. 그렇지만 이건 다른 사람에게 맞추기 위한 거야. 이제 그 사람은 무덤에서 편히 쉬고 있지.”

“맙소사, 누구 무덤 말인데요?

“J. 블링턴 프라이스 씨지.”

“그러면 그 프라이스 씨라는 건 누구죠? 그 사람이라는 건 별로 재밌게 들리지 않는데요.”


그래 그 사람에 관해 얘기를 좀 할께.”

사라는 한 커튼 바로 앞에 있던 의자에 앉으면서 얘기했다.

작년 가을 나는 뉴욕을 떠나서 플라잉 양키라고 모두들 아는 특급 열차로 여행을 했었지.”


물론 플라잉 더치맨과 바그너의 초자연적인 전설의 음악 배경을 생각해 보면, 오늘날의 증기 기관차 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게 변했는지 싶군. 그리고서는 창문 밖으로 시선을 돌려 풍경을 보니 수평선이 꼭 열차가 가속하면서 큰 커브에서 달릴 때의 모양처럼 보였다네.


이따금씩은 내 앞 쪽으로 한 세 개나 네 개 자리 넘어서 마주보고 앉아 있는 남자의 눈꼬리에 관심을 가지곤 했었지. 그 눈꼬리를 볼때마다 자리도 쳐다봤는데 자리가 비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어.


하지만 이건 그냥 눈속임이었어. . 눈이 착각한 거지. 코안경을 들자 의자에는 아무도 없다는 게 확실했어. 그런데도 자리가 비었다는 걸 알게 될 수로 더 분명하게 그 남자가 보이는 것 아니겠나. 항상 곁눈질하면 나타나니 당황스러웠지.


승객들이 차에 타게 되면 그 자리에 앉을까봐 두려웠어. 만약 앉으면 어떻게 되는거지? 누군가 가방을 그 자리에 두면 – 내가 불편했어. 다음역에서 가방은 사라졌고, 그리고 나서는 그 자리에 한 아기에 앉았지. 누군가가 부드럽게 간지럼을 태우는 것 처럼 까르륵 꺄르륵 웃기 시작했지. 저 의자는 뭔가 이상해 – 13번 좌석이었어. 거기에서 눈을 떼면 그 자리에 앉은 누군가가 날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

정말이지, 그런 공상에 계속 빠지고 싶지는 않았어. 그래서 전기 버튼을 눌러서 급사를 불렀어. 착자를 좀 가져다 달라고 말야. 그리고는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서 기분전환용 게임을 계속했지. 혼자서 하기에는 왜 프리셜이 딱 좋잖아? 그러다가 수가 막혔어. 흠. 스페이드 7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혼자서 중얼중얼거렸지.


내 뒤에서 훈수를 두는 목소리가 들렸어.

‘다이아몬드 4를 5위에 두시오. 그럼 계속 진행될 겁니다.’

열차에 나 말고는 신혼부부 한 쌍, 어린애 3명을 데리고 있는 젊은 엄마 한 명과 가장 보수적인 종파의 전형적인 전도사 한 명이 다였지. 대체 누가 말한거지?

‘다이아몬드 4를 들고 진행하세요, 부인.’

계속 목소리가 들렸어.


두려워서 어깨 위로 슬쩍 쳐다봤지. 처음에 담배연기같이 파란색 구름이 보였는데 담배냄새는 나지 않았어. 그리고는 깨끗하게 보였는데, 내가 미묘한 직감으로 그 자리의 승객이라고 알아차린 한 젊은 남자가 보였다 안보였다 했어, 확실히 이동하는 판매원이거나 – 아니면 유령 – 이었던 거야.

당연히 낯선 사람이 말을 걸어오는 건 기분 좋은 경험이 아니지. 아무리 그게 다이아몬드 4 와 같이개인적인 내용과는 관계가 없는 거라도 말야. 하지만 유령 - 유령과 얘기하는 데에 대화의 에티켓 같은 게 있기라도 한가! 오 얘야. 정말 두려웠단다! 내 앞에 있던 형체는카드 놀이하는 방법을 보여주고는 내가 이전의 방법으로는 얻지 못한 점수를 얻을 수 있게 카드를 펼치라고 계속 애원해대지뭐냐. 어쩔 도리가 없었단다. 그냥 시키는대로 따라할 수밖에. 너무 놀란데다가 갑작스러워서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그 유령이 시키는대로 카드를 놓기만 했단다. 마치 허공만 멍하게 보면서 무언가를 듣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혼자서 미친 여자처럼 해야 했던 거지. 이내유령이 다시 얘기를 시작하더니 자기소개를 하더구나.



“부인, 전 이 열차에서 왕복해서 계속 타고 있었습니다. 그게 189x년2월22일부터니까 일곱달하고열하루가 되는군요. 그렇게 열차를 타고있던 내내 누구 한 사람과도 얘기를 나눠보지 않았답니다. 순회판매원에게는 꽤힘든일이라고 믿으시겠죠! 플라잉더치맨의 이야기는 아시죠? 그게 거의 제 얘기와 비슷하답니다. 그 이야기에서 어떤 친절한 분이 풀어줄때까지 계속 저주에 빠져서 —. 하지만 우선 제 얘기를 하는게 더 먼저겠군요.

그날 네명의 남자들이 각자 다른 집을 향해 여행을 하고 있었답니다. 한 남자는 모직으로 만든 옷을, 한 명은 베이킹파우더, 한 명은 부츠와 구두를, 저는 면제품을 담당하고 탔었죠. 우리는 여행중에 길에서 만나서 함께 열차를 타고는 왁자지껄 떠들기 시작했답니다.



다들 허풍을 떨면서 자신들이 얼마나 판매했는지를 자랑했답니다. 그날은 워싱턴의 생일이었는데요. 그 베이킹파우더 담당 판매원은 고객에게 야바위를 쳐서 가진 것 전체의 가치보다 더 큰 금액으로 팔았다는 거죠. 저는 솔직한 진실을 인정했지만, 그때까지 한 건의 판매도 채 성사시키지 못했어요. 그리고 맹세하건데 - 절대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식으로 경솔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에 크게 마음을 먹고 하늘에 거역한 마음을 먹고 선서한 대로 그여행에서 데님 청바지 한 상자를 팔 것이었죠. 그게 시간이 영원히 걸린다 해도 꼭 해내고야 말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맹세했죠.

우리는 수다를 떠느라고 목이 말랐고, 열차가 리버머스에 멈췄을 때 맥주를 마시러 밖으로 나갔어요. 알다시피 거긴 좋은 곳이죠 - 아 이거 죄송합니다. 숙녀분께 얘기하고 있다는 것을 깜빡하였군요. 거기서 머물다 보니 열차가 떠날 때가 되었고, 급히 뛰어서 열차를 잡아타야만 했었죠. 그러다가 발을 헛디디고 말았고, 열차 바퀴 앞으로 떨어져 버렸죠. 제가 기억하는 그 다음 장면은 말입니다. 제 시체를 검시하고 있는 중이더군요. 장의사 탁자 위에서 내장은 꺼내어져 있고, 배심원들은 데님청바지 사건에서 검시관의 의견을 궁금해할 것이었죠.



그때 제가 했던 사악한 맹세를 떠올렸어요. 그리고는 상품들을 커다란 금액으로 팔아서 성공할 수 있을 때까지 왔다갔다 배회하도록 불행한 운명이 지워진 영혼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한두 번은 그 청바지들을 값싸게 팔려고도 내어봤지만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더군요. 판결은 사고사, 과실에 의한 사망, 철도회사는 비난의 여지 없음, 자신의 잘못으로 맥주에 취해 밖에 나와 사망. 나머지 순회판매원들이 시체를 인수해갔고, 친척들에게 사회적 자질과 인상적인 대화 내용에 대한 아름다운 편지를 써보냈지요.



그 때 덜 인상적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내가 판매한것에 대해 거짓말을 했을 수도 있고, 더나은 행운을 바란다고 했었을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맹세를 하고 나서는 달리 도리가 없었지요. 갔다왔다, 왔다갔다, 13번좌석에서 영원히 그렇게 있어 왔답니다. 아무도 제가 있는 지 알지 못했어요. 사람들은 제 무릎 위에 앉았고, - 오늘 오전에 예쁜 아기가 앉은 것은 정말 행운이었지요! 이불, 가방 그리고 철도잡지등을 제위에 올려두었지요. 제 코 바로 앞에서 카드놀이도 했고- 카드게임을얼마다 제대로 하지도 못하던지! 마님이 처음으로 절 알아차렸답니다. 그리고 감히 말씀드리건데, 절대 나쁜 뜻이 없이 말씀드립니다만, 제게 유감스러워하시는 걸 알 수있답니다.



이제 플라잉 더치맨의 얘기를 한 번 기억해 보시면, 한 좋은 여자의 자선 덕에 살아날 수 있었죠. 사실, 센타는 그와 결혼했지요. 저는 그 정도의 것을 요청하는 게 아닙니다. 마님이 결혼 반지를 끼고계신 것을 알고 있고, 의심의 여지없이 그분은 행복하시겠지요. 그리고 결혼이란 건 이 문제와는 아무 상관도 없답니다. 하지만 하실 수 있다면- 사실 이 데님바지가 마님에게는 아무 쓸모 없을 것 같지만 말입니다- 그냥 돈을 버리는 셈치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기독교인으로서 좋은뜻으로 자선을베풀었다하는 것이라면 말이죠. - 영원히 감사드리게 될겁니다. 혹시 저 데님청바지상자를 72.5 달러에 가져가신다면요. 그리고 품질은 요즘의 80달러짜리에 해당된 답니다. 어떻게 하실 생각있으신가요, 마님?



불쌍한 유령은 마음이 움직일 정도로 설득력있게 얘기를 했지만, 사실 그의 눈은 노려 보고 있었단다. 그 강렬한 눈빛은 얼마나 끔찍하던지. 무언가가- 동정, 두려움, 뭐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구나 - 날 강요하더구나. 그래서 그 흰색과 금색이 섞여 있는 화려한 야회용 망토를 그냥 포기하기로 하고, 대신에 유령에게 72.5 달러를 주고 J 빌링턴프라이스라고 서명이 된 영수증을 받았단다. 그러자 만족하게 웃더니 마음을 가득히 담아 감사해하고는 13번좌석으로 돌아갔지.



그러고나서도 그 유령을 다시 보지는 않았지만 여러 번 멍하게 느껴지더구나. 열차가 뉴욕에 도착했을 때 다른 승객들과 함께 내렸는데, 꼭 힘센 손이 내 팔꿈치 아래로 지나가서 계단을 내려가는 데 균형을 잡게 하는 것 같더구나. 내가 역에서 걸어가고 있을 때, 내 가방이- 평소에도 무겁지는 않았지만- 마치 무게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단다. 내 생각에는 그 특실칸의 유령이 내 옆으로 걸어가서 가방을 들고, 손잡이를 내 다른 손에 잡도록 한 것 같은데. 난 믿고 있단다. 사실, 차가운 손가락이 내 손가락을 더듬는 느낌이 한 두번 들었거든. 그때부터 그 불쌍한 유령이 안식에 들지는 않았다고생각할 만한 이유는 없어. 그가 편히 쉬길 바란단다.


하지만 그 데님 청바지는 기대하지도 바라지도 않았단다. 그렇지만 다음 날이 되자 큰 도매상에서온 화물마차가 집 앞에 서더니, 데님 바지 한 상자를 배달해 주더구나. 바로 그 서명이 담긴 영수증을 가지고 말이야. 내가 어떻게 해야 했을까? 그렇다고 내가 데님 바지를 팔겠다고 행상이라도 시작할 수는 없는 거잖니. 정말 멋지다라고 대답해 주지 않을 수도 없고, 그냥 되돌려 보낼 수도 없고말야. 그래서 그 데님 청바지들로 오두막을 뒤덮은 거란다. - 이제 너도 내 안색이 왜 이런지 알겠구나. 얘야 동정해주렴. 그리고 믿어주렴. 내가 시시한 여자이긴 하지만 어짜피 돈이고 재산이고 덧없는거 아니겠니. 그걸로 한 영혼을 구했다는 이야기란다. 어떻게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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