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복수 전편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by 꿈많은 미소년

작은 마을인 C에 있는 짐 댈리의 선술집 창문 너머로 지는 해가 누렇게 넘실대는 채마밭 위를 지나서 탁자 위에 흩어진 잔들을 비추고, 햇빛에 술집으로 모여드는 남자들의 얼굴이 하나둘 나타났다.

간간이 가게 주인들도 몇인가 끼여 있었지만 대부분은 농사꾼들이었고, 마을의 신문기자 한 명이 그중에서는 눈에 띄는 존재였다. 모두들 모여서 마을과 그 주변에 퍼진 뉴스로 시끌벅적하게 얘기를 주고 받았다.

모두들 앨버트 킬시의 농장 고용인이었던 월터 스티드먼이라는 작자가 고용주의 딸을 덮쳐서 살해한 것을 두고 너나할 것 없이 모두 무서워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늘 겁쟁이라고 찍혀있던 농사꾼 하나는

자기가 농장 옆에서 길을 걷다가 현장을 목격하고서 소녀를 도와주러 달려가지 않고 점심을 먹고 근처 밭을 지나가던 광부들을 불렀다고 확실히 말했다.

현장에 도착하자, 스티드먼이 (그들이 보기에는) 사악한 행동을 했고, 소녀는 이미 시체가 되어 조용히 누워있는 상황이었다.

사람들이 들이닥치자 살인자는 기회를 봐서 도망을 갔고, 킬시 농장의 숲속을 찾던 킬시의 집 근처에서 월터 스티드먼을 발견했다. 안절부절 못하면서 집으로 향하는 것을 잡으려 다들 쫓아갔다.

스티드먼은 자기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유치장에 갇혔다. 자신은 역으로 가는 도중에 소녀의 시체를 발견했고, 오히려 집으로 가서 도움을 청하려던 순간에 사람들이 보고 따라와서 자신을 잡은 것이라고 외쳤다.

물론 그런 소리를 아무도 믿지 않았고 그저 비웃으면서 마을의 숨막히게 갑갑한 감방 속에 처넣어 버렸다.

증거가 있느냐고? 26살의 젊은이는 도시에서 이 조용한 마을로, 가장 힘든 시기에 일거리를 찾아 왔던 것이다.

마을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남자들은 일거리를 구하면 충실하게 일하는 정직한 사람들이었고, 스티드먼에게 함께 술이나 한잔하자고 청하곤 했는데, 그럴때면 경멸스런 태도로 거절하곤 했다.

이렇게 되자 동네 사람들은 그 도시에서 온 지긋지긋한 자식이라 부르면서, 앨버트 킬시가 자신들 중 누구보다 우선해서 채용하자 증오와 질투심이 솟구치던 상황이었다.

세월이 흘러 스티드먼이 마가렛 킬시를 존경하던 시간도 어찌어찌 지나갔고, 고용주의 딸이 평범한 노동자와는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도 말하는 것에도 구역질이 났다.

그래서 이런 소식을 듣게 되자 킬시는 스티드먼을 해고했고, 그때 이것은 복수가 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진행된 상황을 보면 스티드먼이 이번 사건에서 유죄라는 건 마을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것이었다.

그날 오후 스티드먼이 감방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가 받을 부당한 형벌은 빠르고 확실할 것이었고, 한 부랑자가 마을로부터 수마일 떨어진 곳에서 화물차에 타서 그가 저지른 범죄현장으로부터 빠르게 가버릴 것이었고, 영원히 그림자가 그 뒤를 따라갈 것이었다.

스티드먼이 감옥 작은 창문에서 내다보자 해가 질 징조임을 알려주는 하늘의 은은한 붉은 빛을 볼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저 붉은 햇빛처럼 그의 삶도 곧 질 것이었다. 제기된 모든 범죄에서 결백한 그의 삶이, 이제는 그가 결코 저지르지 않았던 행위로 끝나게 될 것이었다.

마음 속에서 떠오른 수 많은 장면들 중에 가장 뚜렷한 것은 바로 그 여자, 마가렛 킬시였다. 그가 가장 먼저 발견했고, 살인마의 손에서 벗어나 누워 있었던 그녀의 모습이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마가렛과 월터는 그들의 비밀을 지켜왔던가. 그들은 월터가 더 높은 자리로 승진하는 것을 기다려왔고, 그렇게 되면 월터는 킬시의 적대감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가렛에게 청혼할 수 있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는 그들 두 사람이 킬시 농장의 숲에서 만난 오후를 떠올렸다. 그들이 막 헤어지고 나서 월터는 근처에서 나는 발소리를 들었고, 주변을 주의 깊게 훑어보다가, 바로 수풀로부터 얼굴을 찡그린 살인자의 사악한 얼굴이 유심히 이쪽을 응시하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는 그 얼굴이 있던 곳으로 향했지만, 살인자는 서둘러 떠나버렸다.

쑥덕거리기 좋아하는 마을 사람들은 완전히 자기들 멋대로 연애 이야기를 꾸며냈다. 앨버트 킬시가 나중에 무리의 두목이 된 것으로 보이는 남자로부터 이 비밀스런 만남을 전해 듣고는 스티드먼을 해고했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 젊은이가 정식으로 청혼을 했고 거절당했다고 믿어버렸던 것이다.

어찌하랴. 이전에도 수없이 지켜지지 않았던 정의의 실현은 이번에도 다시금 그럴 것이었다. 한 무고한 남자가 교수될 것이고, 심지어 진짜 범인이 그가 배회하던 곳에서 자유롭게 다니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재판도 열리지 않을 것이었다.

가을의 그날, 밤은 빨리 찾아왔다. 그리고 별들만이 최선을 다해 이 상황을 밝혀주고 있었다. 복면을 한 일단의 남자들이 스티먼이 마을에 도착하고서 두목이 된 남자와 함께 그 젊은이에 대해 비밀리에 증오를 간직해 왔고, 이제 스티드먼을 감방에서 끌어내었다. 그들은 끌어낸 스티드먼을 마을을 통과해서 저벅저벅 걷도록 행진을 시켰는데, 마치 골고다 언덕에서 예수가 그랫듯 여기서 스티드먼은 모든 것을 견뎌냈다.

도로를 따라 브라운 농장의 지름길로 갔다. 스티드먼의 초췌한 얼굴을 랜턴으로 비추면서 바짝 경계하며 조심성 있게 걸었고, 스티드먼은 그들 사이에서 완전한 절망의 발걸음을 옮기면서 무리에서 뒤로 쳐저 갔다.

저기 적당한 나무가 있군,” 두목이 곧 멈춰서서 에 가지를 뻗은 오크나무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매듭을 조정하고 스티드먼은 상자 위로 발걸음을 옮겼다. 두목이

할말 있으면 지금 해. 뭔가 남길 말이 있나?”

라고 하자 이제 운이 다한 스티드먼은

나는 결백합니다. 하느님 앞에서 맹세하건대 결코 마가렛 킬시를 살해하지 않았소.”

라고 대답했다.

증거를 대 보라구.”

두목은 야유했고, 스티드먼이 절망속에서 침묵하자 그는 짧게 웃었다.

모두들 준비

그는 명령했다. 상자를 발로 차서 옆으로 치웠고, 그리고는 고통 속에 몸부림 치는 스티드먼만이 어둠 속에서 흔들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붉은 계곡의 유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