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만남이 지금이 마지막이더라도

캐나다에서의 기억 - 3 sisters MT

by 준둥

나는 캐나다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자는 단순한 이유로 시작했지만, 우리는 폭포가 아닌 로키 산맥을 보러 떠났다. 캐나다의 로키 산맥을 보기 위해 벤프를 알아보았고, 벤프는 숙소의 가격이 너무 비싼터라 캔모어로 숙소를 정했다. 캔모어의 말콤 호텔, 그 곳이 우리가 여행의 숙소였다


말콤 호텔에서 체크인을 할 때였다. 나의 짧은 영어 실력으로 캐나다에서 원활하게 의사소통하기란 조금 어려웠다. 무엇보다 직원분이 쓰시는 ‘deposit’의 발음이 달라서 그 뜻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디포짓’이라고 알고 있는 발음이, ‘데포싯’, ‘데포즛’, ‘데포오짓’ 등으로 발음되니, 안그래도 영어 실력이 낮은 우리가 이해하기란 어려웠다. 결국 파파고 번역을 통해 이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캐나다와 한국의 시차가 달라서 그런지 잠을 못 자고 있었다. 나는 혼자 나와 호텔 인근을 둘러보곤 했다. 체크인을 도와준 직원분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허니문이 즐거우신가요?”

“시차가 달라서 잠이 도통 못 자네요.”

“캔모어는 참 좋은 도시에요. 즐겁게 지내다 가세요.”


셋째 날 저녁, 캔모어에서의 밤을 하루 남겨둔 상태였다. 아내와 나는 잠을 못 이뤄 새벽 2시 반이 넘도록 호텔 내부를 돌아다니며 이야기 하곤 했다. 그러다 우리를 체크인했던 직원과 짧은 대화를 했다.

“왜 하필 캐나다로 신혼 여행을 오게 된 것인가요?”

“그러게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단순히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러 왔던 건데, 로키 산을 많이 보네요.”

“캔모어라는 도시는 어때요?”

“엄청 평화롭고 잔잔해서 참 좋아요.”


이런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내가 늘 사람들에게 묻는 질문을 했다.


“당신의 꿈은 뭐에요?”


뜬금없는 질문이었을지 모르겠다. 아마 한국과 캐나다의 사회화 방식은 달라서, 이런 개인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실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다만 나의 비언어적 요소 때문일까? 진심으로 묻는다는 모습이 드러나보였을까? 그는 친절히 답해주었다.


“제 꿈은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요.”

너무나 순수한 대답에, 그 대답에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었다. 나이가 들어도, 직장에 찌들려 살더라도 이렇게 순수한 말을 할 수 있던가?

“왜 그게 꿈이 되었나요?”

저는 아프리카에서 왔어요. 우리 나라는 꽤 살기가 어려웠고, 이런 저런 갈등들이 많았죠. 그리고 요즈음 우리 세계도 마찬가지에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고, 중동에서도 자주 갈등이 일어나곤 하죠. 이 외에도 많은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나는 그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어서(영어 실력이 부족하다.) 그저 느낌으로만 이해하고자 했다.


이야기의 막바지에, 그는 나에게 다시 언제 말콤 호텔에 머물것이냐고 물었다. 사실 나에겐 기약 없는 말이었다. 캐나다에 단풍도 보러 가고 싶고, 눈 덮인 로키 산맥도 보고 싶었으나 우리는 현실적으로 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는 나에게 재차 겨울의 말콤 호텔을 방문하라고 하였다. 그 때 또 다시 많은 이야기를 하자고 나에게 이야기했다. 이야기의 끝 무렵에, 나는 그에게 말했다.


“우리의 만남이 이번이 마지막이더라도, 그래서 다시는 우리가 세상에서 만날 수 없더라도 행복하길 바라요.”


그건 내 진심이었다. 아마도 우리는 또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다. 내가 캐나다로 다시 갈 일도, 그래서 캔모어의 말콤 호텔을 갈 일도 영원히 없을지도 모른다. 설령 다시 가게 되더라도, 그 직원분이 계실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이 커다란 세상에서, 우주에서 그 직원분과 나눈 대화가 나에겐 정말 소중했고, 그래서 그 분이 꿈과 행복을 빌어주고 싶었다.


글을 끝맺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이야기해야지 싶다. 사실 그 직원분에게 했던 말은 내 아내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의 인생과 삶은 어떻게 될지를, 한 치 앞을 모른다. 나는 내 아내가 행복하고, 또 그녀가 자신의 꿈을 펼치며 살아가길 바란다. 세상은 넓고, 우주는 더 넓다. 그 속에서 만난 인연이기에 삶과 인생이 더욱 가치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은 늘 짧고, 헤어짐은 늘 아쉽다. 그렇기에 우리의 만남과 사랑이 더욱 가치있게 되는 걸까? 로키 산맥은, 3 시스터스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