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3번은 아이들을 만나는 60대 책보따리 강사는 깊이를 놓치지 않을 수 있는 체험을 아이들과 만나며 늘 안아보게 된다.
매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책놀이 수업을 진행하는 시간은 동심의 모습이 그득해지는 시간이다.
각기 개성을 지닌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동화 한 편 듣고 생각을 나누고 그림이나 만들기로 표현하는 수업을 진행한다.
오래전부터 방과 후 논술 수업을 맡아서 진행하였지만 창의 책놀이라는 거창한 프로그램명을 내세우니 독서 후 활동이 괜스레 창의적으로 꾸려져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느낌은 있다.
2학년 친구들은 작년 한 해 동안 만나서 수업을 진행시킨 경험으로 서로 친해진 분위기로 화기애애하고 여유롭다. 1학년 친구들은 올해 3월부터 유치원보다 더 어설프고 어리숙해지는 8살 학교 생활로 어리바리 우왕좌왕 초보 티를 내며 방과 후 시간에 만나서 어느덧 한 학기가 훌쩍 지나고 있다.
이렇듯 흐른 시간만큼 나도 그들의 성향을 어느 정도 파악했고 그들도 나의 성향을 알며 시간이 흘렀다. 평화로운 시간에 늘 감사한 순간이다.
익숙해진 시간만큼 여유롭고 장난도 치고 웃음도 많아졌거니와 말썽꾸러기 친구들도 적정선을 지키며 많이 느슨해진 시간을 나누고 있다.
그중에 1학년 A라는 여자 아이는 첫 수업 때의 모습처럼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긴장된 표정을 보여준다.
또래보다 작아서 6살인 듯 작은 아이는 수업 내내 흐트러짐 없이 의자에 올라탄 채 작은 체구로 열심히 참여하지만 늘 긴장된 모습이 안쓰럽다.
무언가 새로운 활동으로 넘어가려면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안절부절못하고 의사표시도 편하게 못하고 쩔쩔맨다. 말썽쟁이 친구들은 수시로 수업에서 벗어나려 화장실 가고 싶다고 손을 드는데 A라는 여자아이는 안절부절 표정으로 안쓰럽다.
불안증과 소변은 엄청 밀접해서 곤란하고 불편한걸 나의 기억 끝자락에도 선명하기에 자꾸 마음이 쓰이는 너무도 안쓰러운 친구이다.
오늘 수업 시간에도 동화 듣고 그림으로 표현하기를 시작하면서 안절부절 긴장 모드로 애쓰는 아이가 측은해져서 가까이 가보니 자기는 얼른 그림 완성하고 혹시 시간 되면 화장실 가도 되냐며 큰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묻는다. 나는 자연스럽게 화장실 먼저 다녀와서 편하게 그림 그려도 된다고 말해주니 감사합니다라고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늘 가고 싶은 표정이면 헤아려주는데 아이는 늘 똑같이 긴장하고 묻고 급히 달려간다.
나도 초등 첫 입학 한 달이 힘들었던 긴장감이 60대인 지금도 한 자락 기억으로 남아있다. 나는 선생님한테 화장실 가고 싶다고 손도 못 들고 다리를 꼬거나 결국 조금 지린 채 집에 가서 울었던 기억이 있는 찌질이였다. 아무리 용기를 내도 손들 배짱도 없이 오줌 걱정을 하니 엄마는 얇은 호창 기저귀를 팬티 속에 만들어주고 오줌 싸도 되니 걱정 말라고 하는 처방을 해주었다. 그 후론 수업시간에 화장실 가고 싶지도 않았지만 오줌 걱정 없이 잘 적응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한가닥 안심시키는 장치가 기저귀였다.
난 기저귀 안심이 주는 심리 기제를 눈치채는 어른으로 토닥이는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책놀이 시간에 만나는 아이들이 즐거운 마음 놀이로 지내길 바라는 60대 책보따리 강사의 추억 한 자락을 접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