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단쓰 73] 한라산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by 리단쓰

ㅡ 2023.11.6 ㅡ

숙소 창문을 덜컹거리는 무서운 바람소리와 빗줄기를 느끼며 불안한 잠을 청해보려고 뒤척거렸다.

한라산 홈피를 봐도 입산금지는 공지가 없기에 일단 새벽 5시 즈음부터 일어나서 세팅해 둔 순서대로 발가락 사이에 바셀린 연고를 바르고 산행을 위한 복장으로 준비를 마쳤다.

거의 장착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입산 통제 문자가 울려서 허망하면서도 살짝 불안감을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악천후의 기상 속에 한라산을 오른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서 내심 불안한 마음이었다.

새벽 5시에 풀 장착 했던 남편과 나는 다시 무장해제를 하고 일단 휴식모드를 즐겼다.

첫 도전은 무산이 되었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하루 더 한라산 탐방을 예약해 둔 상태였다.

11월 6일의 도전은 실패로 정리되었지만 11월 7일의 예약을 기다리며 컨디션 조절을 하기로 하였다.

여유 있게 난타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성산 숙소로 이동하면서 어디든 누리고 가기로 하였다.

김녕 해수욕장의 떠오르길을 들러서 멋진 바닷길을 즐기고 부근의 핫한 카페인 떠오르길 카페에서 비 오는 김녕 바다의 정경을 충분히 누렸다.

비는 여전히 오락 가락 하였고 그나마 비 오는 숲길도 누릴만한 곳으로 사려니 숲길을 정해서 우비를 입고 사부작 걸으며 오후 시간을 보냈다.

성산 숙소로 들어가며 든든하게 시흥 해녀의 집 식당에서 특별한 조개죽과 전복죽과 막걸리 한잔으로 비 오는 제주를 위로받았다.

첫날 예약이 무산되는 바람에 일정이 재정비되어야만 하였다.

원래는 한라산 등반 후 성산 숙소에 가서 흑돼지에 한라산 소주를 누리고 다음날 성산일출봉에 올라가서 일출을 보려는 계획이었다.

성산 일출은 고사하고 성산부터 한라산 탐방로까지 가는 거리가 길어졌으니 새벽부터 부지런히 짐을 꾸려서 이른 체크아웃을 하고 등반시작을 해야 될 상황이었다.

온전히 한라산 등반만을 목표로 떠난 여행이라서 마지막 기회까지 입산통제가 되면 붕 뜬 채로 끝나는 여행 추억이 될 지경이었다.

어찌 되었든 한라산 완주를 기원하며 컨디션 조절을 위해 이른 휴식을 하며 2박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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