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꿈속의 엄마
성산포에서 진환이가 즐거워하는 일중에 하나는 할머니 친구들이 일하는 해녀들의 집을 구경하는 것이었다.
할머니가 폐가 아프기 전에는 해녀로 일하셨다는데, 할머니가 물속에서 수영하는 건 한번도 보지 못했다.
가끔 할머니네 민박집에서 밥도 먹고 막걸리도 마시는 할머니들은 수영을 엄청 잘하였다.
성산 일출봉 아래쪽에 있는 해녀의 집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다.
또한 전복이나 미역을 마음대로 가져오면
안된다면서 할머니가 가끔 진환이를 데리고 가시는 곳이었다.
해녀의 집에 할머니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는 진환이가 으쓱해지고 웃음이 사라지질 않는 순간이었다.
해녀 할머니들이 바닷속에서 맛난 전복과 소라를 잡아 와 바로 썰어주었다.
너무 꼬득거리는 느낌과 맛이 좋아서 진환인 잔치를 하는 기분이었다.
해녀 할머니들은 진환이 앞으로 계속 맛난 걸 가져다주고 또 물속으로 들어가고, 한참을 할머니랑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맛있는 전복과 소라를 먹는 것도 좋았지만 진환이가 해녀의 집에 따라가려고 하는 이유는 진환이에게 직접 이야기해주지 않는
엄마 소식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엄마는 우도라는 곳에서 식당일을 도우며 돈을 열심히 벌고 있다는 것과, 거기는 손님이 많아서 휴가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시간 내서 가끔 늦게라도 성산항으로 들어와 진환이가 자는 모습을 보고 새벽에 다시 배를 타고 우도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한쪽에 앉아서 책을 보는 척 하지만,
진환이는 할머니들 이야기를 다 듣고 있었다.
‘세상에 간밤에 엄마가 진환이 얼굴을 계속 만진 게 꿈이 아니고 사실이었다니’
가끔 엄마가 다리도 만져주고 머리카락도 넘겨주던 게 꿈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 꿈을 꾸고 나면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우도가 보이는 이생진 시비가 있는 곳을 달려가곤 하였다.
그때마다 늘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우체통에 분홍색 편지가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