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 전작 읽기 12월
2024년 가을에 영화원작 읽기 모임의 선정 도서는 '대도시의 사랑법'이라는 책이었다. 보통은 영화관 상영이 끝난 작품으로 선정을 하는 경우가 많기에 집에서 ott로 영화 감상을 꾸리는 편인데 마침 타이밍이 맞아서 백석에 있는 영화관을 갔다.
영화 포스터는 달달한 청춘 남녀의 사랑이야기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동성애자 사랑 이야기가 주제인 작품이다. 좀 더 들여다보면 남녀 사이에도 꼭 이성적인 상호작용으로 교류가 되는 게 아닌 찐 우정이 가능하다는 상정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남겨주었다.
오래전부터 동성애라는 부분에 거부감은 없었고 사람의 감정의 모습이 참 다양하다는 게 신기했고 왜 그럴까 궁금한 영역이기도 하였다.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게 역시 거부보다는 순응의 마음이 되곤 했다.
학창 시절 유난히 보이시한 친구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마음이 통하는 동성 친구에게 몰입되던 사춘기 시절의 감정의 색채들이 그런 모양들의 한가닥일까 추측만 하게 된다.
박상영 작가의 책이 먼저 선구자적 입장으로 예민한 주제로 책을 맛깔스럽게 썼고 영화의 재편성은 배우들의 멋들어진 연기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시간이었다.
두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케미로 청춘시절 함께 뒹굴던 여자친구들과의 추억도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동성애가 주제이기에 내용의 분석이라기보다는 가치관의 정비라는 느낌이 강하게 남았다. 세상 모든 남녀의 사랑이 고귀하거나 알록달록 포로롱 아름지는 모양새만은 아닐 것이다. 소설 속 아니 현실적 사랑의 모양새를 진심 성찰해 본다면 동성애자의 사랑 표현법이 특정한 잣대로 규정짓고 싶지는 않았다. 현실적인 난관이 많을 동성애자의 사랑의 기저를 가만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기존의 방식에서 멀어지거나 다른 모양새로 살아낸다는 것은 어느 순간이든 고난의 굴곡이 던져지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생각보다 내 주변에는 동성애자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기에 특이한 가치관으로 여기지는 않게 되었다.
여고시절 멋지다고 느끼며 바라만 봐도 흐뭇했던 친구들에 대한 감정의 색깔이 아닐까 정리해 보았다. 성인이 되고 육체적 문제까지 포함시켜야 되는 동성애자의 현주소가 어찌 흐를까 한 번씩은 생각에 잠기는 측면이기도 하였다.
여전히 찬반의 물결로 진행형인 서울광장의 퀴어축제는 외면할 수 없는 우리들 삶의 한켠임이 의식을 후들 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책 내용도 주제가 선구자적 시각의 오픈이기에 화제가 되었고 영화는 배우들의 케미가 수준급이라 너무 자연스럽다는 의견이 남았다.
우리들 사랑의 모습은 다양한 자욱들로 각자 자리에서 살아내는 건 사실일 테니 그런 측면의 문제의식에 집중하는 독서였다.
어쩜 박상영 작가의 소임은 동성애의 외침을 남기는 게 아닌 살아내야 하는 당위성이나 존재 이유를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 절절함도 느끼게 되었다.
가끔 우리가 정해진 틀에서 살짝 돌려서 받아들이는 사고의 유연성이 필요한 때 떠올리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도둑은 남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 물건을 잃어버리기 전에 찾아다니는 습성을 가진 사람일까?
<대도시의 사랑법>을 작년에 읽고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역시 한 번씩 의식의 둔탁함을 두들기는 환기의 맛을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