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이야기 4권

by 리단쓰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이야기를 만난 순간에는 4권 모두를 읽으리라는 생각보다는 당시 독서모임의 텍스트였던 1권으로 시작하였다.

'눈부신 친구'라는 첫권을 읽으며 오래된 어릴 적 친구의 의아한 가출이나 어린 시절 서사가 궁금해지며 푹 빠져서 읽었고 독서모임의 지정권수는 1권뿐이었지만 읽고 나니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2권까지 읽고 토론에 참여했다. 다른 멤버들과 이야기하면서 곧 이어서 읽을 거라고 절대 내용을 스포 하지 말라고 하여서 웃으면서 모임을 했던 기억이 난다.


소설의 현재 시점은 주인공들이 60대가 된 어느 날로 시작되고 릴라의 아들 리노가 레누에게 전화를 걸어 어머니가 사라졌다고 실종을 알리며 서서히 전개가 된다.


릴라는 단순히 집을 나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옷부터 사진 속 자신의 얼굴을 오려내는 등 모든 흔적을 지운 채 증발해 버려서 궁금증이 고조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일들을 서로 겪어낸 레누 역시 평생 릴라에게 휘둘렸다고 생각하며 분노하고 릴라가 유도하는 대로 끌려 다니지 않으려는 다짐으로 릴라의 흔적 지우기에 맞서게 된다. 오히려 지난시절의 이야기를 모두 써내려 가기로 마음먹은 레누가 쓴 소설이 피렌체 이야기 4권으로 발간이 된 것이다.


단순한 두 여자의 긴 우정이나 사건이야기는 둘만의 힘겨루기나 질투등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며 시간적 흐름대로 묘사된다. 1950년대, 두 소녀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서 1권부터 진행된다. 대략적인 인물의 성격은 공부 잘하고 순종적인 레누와 머리가 좋고 자유분방한 릴라의 삶의 역정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그리고 다양한 남녀관계의 복잡함의 서사도 교차되며 이야깃거리가 넘치고도 넘쳐나는 소설이었다.


총 4권으로 완결되며, 주인공들의 생애 주기에 따라 이어지며 1권 눈부신 친구는 유년기와 사춘기 (10대) 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는 청년기 (20대 초반) 3권의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는 중년기 ( 결혼과 사회 활동) 4권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에서는 장년기와 노년기 ( 결별과

상실 )의 구별로 시간적 흐름이 잘 짜인 소설이다.


주인공 레누와 릴라는 독특한 관계성의 친구가 되어서 서로를 세상에서 가장 아끼면서도, 동시에 격렬하게 질투하고 증오하기도 하는 여성들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아주 처절하고 솔직하게 묘사하며 많은 사건을 겪게 된다.

시대적 배경도 1950년대 전후 이탈리아 나폴리의 폭력적이고 거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교육을 통해 계급을 탈출하려는 열망도 보여주고 있다. 두 여자의 일생을 따라가다 보면 이탈리아의 굵직한 - 역사적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몰입하며 읽게 되었다.


1권의 제목인 '눈부신 친구'가 공부를 계속하는 레누를 말하는 것인지,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환경에 가로막힌 릴라를 말하는 것인지 생각하며 읽게 되었고 독서 토론 모임에서도 자기 자신만의 눈부신 친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다.


나폴리 4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제4권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에서 '인형'은 소설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상징이자, 모든 미스터리의 열쇠로서의 장치 역할을 충분히 해내기도 하여 놀랍기도 하였다.

레누와 릴라가 어린 시절 구멍가게 지하창고로 던져버렸던 그 인형들이 60여 년이 지난 마지막 장면에 다시 등장했을 때의 충격과 의미를 헤아리게 되었다.


노년의 레누에게 배달된 소포 속에는 60년 전 잃어버렸던 낡은 인형 두 개가 들어있었고 이 인형의 정체를 헤아리는 것도 독서 후 의미 있는 분석이기도 하였다.


1권 눈부신 친구 (유년기 ~사춘기)는 가난하고 폭력적인 나폴리 동네에서 두 소녀가 만나게 되고 초등학교 졸업 후 레누는 진학, 릴라는 구두 수선공이 되며 엇갈리는 시간에 대해 묘사한다.


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청년기)는 결혼한 릴라의 불행과 대학에 간 레누의 지적 성장을 묘사하고 릴라의 결혼식과 파행, '이스키아 섬'에서의 여름휴가와 삼각관계(니노 사라토레의 등장), 릴라의 가출과 공장 노동자의 시간을 통해 두 사람의 격차가 가장 커 보이는 시기를 나타낸다.


3권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중년기)에서는 지식인이 된 레누와 밑바닥 삶을 버티는 릴라의 역전이 쓰이고 1960~70년대 이탈리아의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서, 두 여성이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투쟁하는 부분이 보인다.


4권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장년기 ~노년기)는 레누의 나폴리 귀향과 두 사람의 동시 임신과 출산, 릴라의 딸 '티나'의 실종( 가장 결정적 사건) 후 릴라의 증발사건을 다룬다. 평생을 이어온 우정의 결말을 다루면서 딸을 잃은 릴라의 붕괴와 모든 기록을 지우려 여러 행동들을 보이는 모습들과 레누에게 온 마지막 소포(인형)의 도착으로 완성되는 줄거리로 끝이 난다.


일단 진즉에 1,2권까지 읽고 난 후 근래 들어서 나머지 3,4권의 이야기를 읽으며 책 두께도 만만치 않지만 서술도 지지부진 늘어지는 느낌에 축약해서 3권까지 담았으면 알찬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독자의 마음이 되었다.


서사 속 레누와 릴라의 행보도 여러 가지 사건들이 나열되었지만 곳곳에 나타나는 인물들이 워낙 많고 관계도 역시 복잡해서 독서하며 중간중간 책 앞부분에 설명된 인물 관계도를 한 번씩 들추어가며 읽기도 하였다.


삶의 지리멸렬하고 유치하고 예측불허의 모든 장면 장면을 담았으니 책의 분량과 스토리 전개들이 엄청나다는 생각을 하며 책 읽기를 하였다.


작가가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역시 특징이 그대로 작품 속에 드러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엘레나 페란테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나폴리 4부작'을 집필한 작가이지만 '엘레나 페란테'는 필명이며, 작가의 실제 신원은 1992년 데뷔 이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페란테는 작가의 사생활이나 외모가 작품의 본질을 흐린다고 믿고 그녀는 출판사에 보낸 편지에서 작가는

작품이 일단 쓰이고 나면, 작가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전했다고 한다. 페란테는 인터뷰조차 서면으로만 진행하며, 대중 앞에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니 역시 존재감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페란테의 문체는 '충격적일 만큼 솔직하고 거침없는 묘사'가 특징이라고 평가받는다니 이번 나폴리 4부작을 읽으며 느낀 점과 일맥상통했다.


인생은 항상 정답은 없지만 올바른 방향성을 고민하며 살아가고픈 나의 가치관에서 필터링이 되기도 하고 공감도 되며 피렌체 이야기 4권의 서사는 잠겨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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