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바~가 주는 느낌

by 리단쓰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하지만 책 읽기처럼 정리하거나 느낌을 정돈시킬만한 여력이 없으니 그저 편하게 스치듯 안아보게 된다.

클래식은 내 생각의 모양새를 크게 침범하지 않는 장식품처럼 한 발짝 물러선 채 받아들이는 음악인셈이다. 팝송은 선율의 호불호로 내가 어느 지점에 더 가깝게 중점을 두는지 느끼며 듣게 되곤 한다. 가요는 가사가 주는 의미부여와 가수의 음색이나 분위기로 호불호를 말하며 듣게 되었다. 재즈는 그야말로 편한 소통의 느낌이 가득하다. 자유로운 멜로디로 각각의 악기와 보컬이 몽환적인 자욱함으로 다가와준다.


주로 집에서 편하게 와인을 마실 때 선곡되는 음악장르가 재즈였던 것이다. 크게 음악적 소양이 없어도 가장 흡수가 용이하게 수용이 가능한 장르가 재즈음악이기도 했다. 몰라도 접근성에 태클이 없이 그저 어느 순간은 피아노가 또 다른 악기들이 다가왔고 보컬의 걸쭉하거나 허스키한 느낌도 좋았다.


오래전 홍대 쪽 이자까야에서 남편과 술 한잔을 하러 나간 김에 시간이 맞아서 찾아간 에반스 재즈바에서 더 좋아져 버린 기억이 남았다. 고등학교 때 시청각실 분위기의 조촐한 좌석들이었지만 입장할 때 받은 맥주와 과자안주를 책상에 두고 대면한 복닥이는 연주회 장면은 행복의 기운을 모락모락 피우게 하는 추억이 남았다.


그리고 3년 전인가 홍대보다 덜 복잡하고 소박한 후암동 시장 안에 있다는 사운드 독이라는 재즈바를 가게 되었다. 그곳은 남편이 가끔 손님접대로 가게 되면서 좋아하는 층이 있는 분위기라고 해서 궁금했다. 이용 금액은 에반스보다 비싼 편인데 역시 젊음의 거리 홍대의 가성비를 따라갈 수는 없는 듯했다. 시장통 안의 재즈바가 주는 정취는 너무도 좋았다.


음악이 추구하는 방향성에서 의지가 되고 상념을 얻는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오늘 가족톡에서 막내가 출근하며 이런저런 수다를 남기며 인디 가수인 '한로로'라는 싱어송 라이터의 음악을 들어보라고 하였다. 엄빠가 느끼는 보이스의 감상이 궁금하다니 기꺼이 참여하여 소감을 남기기로 하였다. 아침 식사가 마침 브런치 스타일로 차린 날이기에 크게 음악을 틀고 즐겼다.


남편은 일본 가수들 중 애니 ost를 듣는 느낌도 있는 여린 음색이라 하였고 난 아닌 것 같았다. 일단 싱어송 라이터의 장점대로 자신의 음색에 맞는 가사가 크게 와닿았다. 그리고 음색은 윤하와 아이유도 있고 자우림도 느끼게 되는 매력이 장착되었다. 한로로 가수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대단한 필모를 가진 MZ세대였다. 국문학 전공자로 소설도 제법 유명했고 소설 기반 앨범으로 노래를 만드는 재주꾼이었다. 본명인 한지수에서 예명 한로로 에 이르는 서사도 너무 MZ 스러워서 미소가 담겼다.


오늘 막내의 소개로 알게 된 한로로 가수 음악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잘 어우러지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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