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원이 되고 싶어

박상영 전작 읽기 2월

by 리단쓰

문학동네에서 2021년도 출간된 박상영 소설인 '1차원이 되고 싶어'는 역시 작가의 일관된 주제의식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아직은 세상사에서 생경하지만 박상영 작가의 작품 속에서는 한결같은 주제의식을 담고 있는 퀴어 요소의 소설이다. 더구나 성인의 의식이 되기 전 더 여리고 위험이 느껴지는 청소년 성장소설 속 퀴어고백적 작품이다.

1차원이 되고 싶어는 십 대 주인공 '나'가 사랑과 우정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소설이다. 또래 학교 친구인 윤도와 무늬와의 관계를 통해 설렘과 두려움, 상처와 성장을 경험하며, 청소년기의 현실과 기억이 어우러 지면서성인이 되어 극복되어 가는 현재의 주인공 나를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상영 특유의 섬세한 문체로 인물 심리와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해 공감과 성찰을 보여주는 내용 속으로 빠져들었다. 혹여 금단의 경계로 넘나드는 긴장감도 펼쳐지긴 하지만 그런 모든 요소를 겪고 고민하는 청소년기의 인물들을 보며 자꾸 등뒤에 다가가서 잠시 토닥여주고픈 심정도 있었다. 도덕적 기준과 기존의 방식이나 가치관의 잣대를 들이대기 전에 실존적으로 겪어내야 하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역동성에 집중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한국 지방도시 D시를 배경으로, 주인공 '나'는 남자 친구 윤도와 가슴 설레는 사랑을 나누며, 또래 여자 친구 무늬와 우정을 쌓아간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숨기고 표현하는 것, 사랑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 커져만 가는 두려운 다양한 감정을 마주하고 벅차서 몸부림치는 시간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치열한 시간 속 다행히도. 극복되는 삶을 꾸리는 주인공들의 현주소 속에도 갈등 요소가 배치되기는 하였지만 긍정의 방향으로 해결되어서 안도감이 들었다.

소설 속 묘사에는 나의 개인적인 추억의 시간이 있는 D시의 지명과 장소들이 불쑥 묘사되어 친근함도 느껴졌다. 또한 대입 경쟁, 학교 폭력, 아파트 단지 생활 등 당시 청소년 문화와 사회 풍경을 배경으로 삼으며 '나'가 경험하는 현실과 내면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보여준 자기 고백적 느낌의 묘사가 생생함을 주기도 하였다.


. 큰 중심축의 등장인물들은 각각의 색채로 인물 묘사에 실감을 남겨주어서 읽으며 생동감과 몰입도를 주었다. '나'(화자)는 십 대 청소년이자 소설의 주인공으로 자신의 정체성과 감정을 아직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성장의 갈림길에서 갈팡질팡 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정직하게 응시하는 가열찬 모습에 안쓰럽고 토닥여주고 싶었다.

오히려 정체성의 회오리를 잘 견뎌내지 못한 채 성장해 가는 주인공의 첫사랑 남자친구 윤도는 비겁한 모습으로 묘사되었지만 쉽지 않은 자기 고백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박상영 작가의 작품 속에도 불쑥 묘사되는 느낌의 당찬 여자친구 무늬는 자유롭고 감각이 풍부한 친구로 '나'에게 새로운 세계와 가치관, 우정의 의미를 열어 주고 성인이 되어서도 우정을 지켜나가는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는 특별한 사건 없이도 사람과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감정을 배우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어서 공감과 감동이 남기도 하였다.


이번 달 책에서 박상영 작가의 지향점과 한껏 가까워진 느낌과 박상영이 퀴어 집중의 글을 쓰는 당위성을 생각하게 되었다. 십 대의 시간도 만만치 않게 흐르는 주인공과 윤도와 무늬의 숨 가쁜 호흡에 가만히 등을 토닥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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