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는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가?

by sandra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무엇일까?

사람에게는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 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나는 젊었을 때부터 종종 그런 말을 들었다.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특별히 애쓰지 않아도 말수가 많지 않아도,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어떤 기운이 전해진다는 말이었다.

특히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그 에너지는 더 분명해졌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생각은 쉼 없이 이어졌다.

생각은 생각을 부르고 말은 말을 밀어 올리며 ,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몰두했다.

내 안에서 에너지가 솟아오르는 것이 나 스스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의욕이라는 말이 설명이 아니라 상태였던 사람이다.


그러나 사십여 일 전, 오빠가 중환자실에 들어간 뒤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들이 이어졌고, 결국 육 남매 중 처음으로 오빠를 떠나보냈다.

처음이라는 사실은 생각보다 더 큰 충격이며 가족의 질서가 처음으로 무너지는 경험이었다.

더 가슴 아팠던 것은 오빠와 내가 오렌 세월 같은 이민자의 삶을 살았다는 사실이다.

타국에서 수십 년을 살아오며 겪었던 외로움과 긴장, 스스로를 단단히 붙들지 않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던 시간들, 오빠와 나는 그 모든 것을 말없이 공유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빠의 부재는 단순한 상실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과거 일부, 나의 생존 방식 하나가 함께 사라진 느낌이었다.

오빠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충격이라는 말로는 다 담기지 않는 공허가 밀려오며, 그 후로는 모든 것이 헛되고 덧없게 느껴졌다.

난 많이 울었고 많이 가슴이 아팠으며 스스로가 정신적으로 어딘가 망가져 가는 듯한 불안을 느꼈다.

마음이 흔들리니 몸이 따라 흔들렸다,

몸이 너무 힘들어 한방병원을 찾아 약을 먹었고 ,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지만 이번에는 소화가 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이제는 몸과 마음에서 진이 다 빠져버린 것처럼 매사에 의욕이 없다. 독서모임을 위해 책을 펼쳐도 글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의욕적인 에너지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시간이 조금 지니고 마음의 파도가 잦아든 지금에서야 조금씩 알게 된다.

에너지는 단지 내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 사람들과의 연결 속에서 자라던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내가 만든 에너지 속에서 살아왔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사랑하는 기족,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밝혀주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상실은 보이지 않게 사람의 내부를 오래 잠식한다.

울음이 멎었다고 회복이 끝난 것은 아니며 마음이 제자리를 찾은 것도 아니다.

얼마 전 형제들을 만났는데 모두 일이 년은 더 늙어 보였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미루어 두었던 모임들을 다시 하자고 연락했고, 매년 우리 집에서 해오던 디저트 파티도 다시 하겠다고 연락했다.

그것은 아직 나에게 삶을 향한 에너지가 남아 있다는 신호이다.

어쩌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예전처럼 넘치는 에너지를 되찾으려 애쓰는 일이 아니라, 바닥까지 내려간 마음을 천천히

회복시키는 일인 것이다.

지금의 무기력은 과정이며, 충분히 슬프고 충분히 쉬며, 흐름을 따라 등불처럼 잔잔하게 빛나는 에너지를 되찾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조각을 처음 만들어질 때, 누군가는 자신의 기운을 여기에 쏟았을 것이다.

그 에너지가 바다를 건너 이민자의 삶을 따라 내 손에까지 흘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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