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미터 키다리 Martijn

제 오랜 거래처 중 Martijn 이란 친구가 있습니다. 네덜란드인으로서 "마타인"으로 발음합니다. 제가 처음 이 친구를 보고 그의 큰 키에 놀라 키를 물어봤더니 2 미터 정도라 얘기하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2미터 하고도 몇 센티 더 큰 것 같습니다. 보통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키를 물어보면 실제키보다 약간 높여 말하는데 이 친구는 키가 워낙 커 실제키보다 줄여 말한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키가 제일 큰 민족입니다. 최근 통계를 찾아보니 성인 남자 평균키가 184 cm이고 여자도 170 cm 이군요. 184 cm 면 제가 학교 다닐 때 한 반에서 가장 키가 큰 친구들이었는데 네덜란드에서는 평균입니다. 즉 네덜란드에서 키가 좀 크다는 사람은 190 cm를 훌쩍 넘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2미터가 넘어갈 정도로 키가 큰 사람은 상대방의 키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마치 저희 성인이 130 cm와 140 cm의 키를 구분하기 힘든 것처럼요.  Martijn에게 제 키를 맞춰보라 했더니 제 실제키보다 10 cm 정도 높여 부르더군요. 그냥 맞다고 했습니다. 어차피 그 친구에게는 의미가 없는 수치이니까요. 

Martijn 과의 첫 만남에서 큰 키 다음으로 놀란 것은 미국배우 Judge Reinhold와 너무 닮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래 배우 사진 참조) 그는 애디머피가 주연한 1984년작 "비버리힐즈 캅"에서 순진하게 나온 미남형사 역을 했던 배우인데 프로필을 찾아보니 키가 188 cm 네요. 큰 키이기는 하지만 Martijn 어깨 정도에 올 것 같습니다. 이 친구와 10년 이상 업무를 같이 하며 좋은 일, 나쁜 일도 겪었고 지금은 서로 업종이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주기적으로 만나 사적인 교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Judge Reinhold

저는 Martijn을 무척 좋아합니다. 업무를 떠나 그의 진실한 인간미가 좋습니다.  이 친구는 네덜란드 항공회사인 KLM에 근무하는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Martijn에 의하면 여자 친구 키가 178 cm로 별로 크지 않다 하더군요...) 여자 친구의 여동생이 유방암으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시다시피 유방암은 유전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동생의 사망 후 언니인 여자 친구는 유방 절제술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당시 그 얘기를 듣고 그 수술이 둘의 관계에 별 영향은 없을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봤는데 Martijn 은 "여자 친구의 수술을 계기로, 그녀를 지키기 위해 결혼을 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굳어졌다"라고 하더군요. 수술 약 1년 후 결혼을 했으며 지금은 두 아이의 부모가 되었습니다.  첫째는 아들인데 성인이 되었을 때 키가 얼마쯤 되는지 알아보는 의학적인 방법이 있어 알아보니 195 cm로 결과가 나왔답니다. 아버지보다는 한참 작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