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로라 Sep 04. 2023

이스라엘 출장 경험담  

이스라엘이라면 아랍 국가들과 팔레스타인과의 분쟁등의 이미지가 강해 텔아비브 공항인 벤구리온 공항 (Ben Gurion)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약간의 긴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고 나니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만연했고 호텔상점에서 성인 잡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파는 등, 개방화된 서양의 한 도시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거래선의 차를 타고 어느 주차장에 내리는데 옆의 차에서 두 젊은이들이 돌격용 소총을 아무렇지 않게 매고 나오는 장면을 보고 "아. 여기는 이스라엘이지"라고 혼잣말을 내뱉었습니다. 그런데 그 두 청년은 군인신분이어서 이해가 되지만 놀라운 것은 일반인인 트럭 운전사분들도 허리에 권총을 차고 다니더군요. 이는 넓은 지역을 운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돌발사태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는데 어찌 되었던 상당히 생소하고 조금 무서운 느낌이었습니다. 


텔아비브는 해변을 끼고 있는 도시로서 여느 휴양지와 마찬가지로 야자수, 카페, 각종 알코올류들이 어울리고 있었습니다만 군데군데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들, 예를 들어 소총을 지닌 젊은이들, 환청인지는 모르겠지만 멀리서 들려오는 총소리 등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도착 첫날 긴장감은 멀리하고 야자수옆 야외 카페에서 버거와 생맥주를 마시며 장기출장의 마지막 행선지인 이스라엘에서의 밤을 즐겼습니다. 


이스라엘은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라 한번 출장 갔을 때 가급적이면 많은 업체를 만나려 했습니다. 여러 업체들을 만나면서,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다소 예의 없다. 선민사상이 있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한 업체는 자신들이 먼저 만나자 하여 호텔 커피숖에서 미팅을 마쳤는데 음료수값을 내지 않고 뚱하게 않아 있어 결국 저희가 내고 말았습니다.  이는 애교로 치부할 수 있지만 마지막으로 만난 업체는 도를 좀 넘더군요. 출장 중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느라 준비해 간 명함을 모두 소진하여 마지막 출장지인 이스라엘에서의 마지막 미팅에서 상대방 명함을 받기만 하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일본 업체라면 명함이 떨어지지 않게 준비했을 텐데요"라고 나지막하지만 상당히 모멸감을 주는 말을 내뱉었습니다. 당시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멋쩍은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는데 지금 생각하더라고 상당히 기분이 상하며, 당시 상대방의 결례를 짚고 넘어갔어야 하지 않았나 하고 후회도 합니다. (하필 비교도 일본과 하니 더 기분 나쁘지요) 


하지만 장기 출장에 대비하여 더 충분히 명함을 준비했어야 함은 사실이고 이는 저의 잘못입니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도 업무의 첫 만남은 여전히 명함 교환으로 시작합니다. 종이 명함을 받아 보관하거나 명함을 받은 후 디지털화하여 보관하는 등 종이 명함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거래처와 첫 만남시 간혹 상대방이 명함을 준비하지 못해 양해를 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유를 불문하고 준비하지 못한 사람은 첫 만남에서 그다지 신뢰성을 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한 저로서는 할 말이 없었고  명함은 항상 필요량보다 조금 많이 준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물론 위의 경험은 전적으로 제 개인의 경험이며 좋은 이스라엘 분들도 많습니다. 시내 투어를 시켜 주며 자신은 좀 있으면 미국으로 발령 나는데 미국 시장도 알아봐 주겠다며 쿨하게 멋진 선글라스를 쓰고 우리를 케어해 주신 여직원분.  또 처음 보는 사이지만 공항에서의 픽업 및 배웅을 해 주고, 맛있는 식사도 대접해 주고, 자신의 가족사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 거래처도 있었습니다. 이분은 나중에 한국에도 오셨는데 제 상사가 그분을 만나고는 정말로 좋으신 분이라며 손수 짬을 내 밖으로 나가 선물을 준비해 전달해 드릴정도로 인품이 좋으셨습니다.


제가 제한된 이스라엘 업체를 만난 후 그들을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제 경험 이외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들어 보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두뇌가 우수하며, 이재에 밝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능력이 탁월하지만 약간은 건방지다는 평도 듣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폴란드 병아리 감별사 또는 북한공작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