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냈어 나 자신.
포유류 정도도 아니고 파충류의 뇌 수준밖에 안 되는,
미성숙하다는 말 정도로는 도저히 다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인간 이하의 부모 밑에서
난 그래도
이 모든 좌절과 분노를 타인이나 세상에 표출하지 않고
혼자 속으로 삭히면서
엇나가지 않고 잘 버티고 있잖아.
죽고싶었는데
막상 그러려니 억울하더라고.
행복해본 적이 없잖아.
한번쯤은 행복해보고 죽어야하지 않겠어?
너무 불쌍하잖아.
살아내자.
행복이 뭔지 한 번 나도 느껴보자.
졸민정의 효과가 지금 나타나는지 눈꺼풀이 무겁다. 초저녁이지만 오늘은 자고 내일의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