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이야기 01
결혼 후 몸이 몹시 안 좋아져 6년 넘게
해오던 일을 그만두려고 마음먹고
휴직을 하자마자
아이가 생긴 것을 알게 되었다.
새로운 생명이 생기고 자라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축복받을 일인 줄
알면서도 당장 내 몸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행복한 일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런 나의 생각을 눈치라도 챈 듯,
임신을 확인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하혈을 하기 시작했고, 첫 임신에 아무런 지식도
없던 나는 그야말로 유산이 됐다고 생각했었다. 아이에게 내 마음이 전달된 걸까?
너무 미안한 마음에 밤새 엉엉 울었다.
그다음 날 병원에 갔을 땐 다행히
유산된 것은 아니지만 유산기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을 당부받았다.
임신을 한 것은 이미 알고 있던 일이지만
마치 새로운 사실을 안 것처럼 내 마음에는 깊은 감동과 감사함이 생겨났다.
뱃속에서 열 달, 고이고이 키운 아기는 세상 밖으로 나와 본능적으로 엄마라는 존재가 자신을 생존시켜줄 것을 인지하고
울고 웃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피력한다.
이런 사랑스러운 존재가 생겨남으로 인해 부모는 엄마, 아빠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어제의 나는 그저 나였지만
이 생명이 생겨남과 동시에
또 다른 존재가 된다는 것에
신비함과 행복을 느끼게 된다.
물론 부모로 산다는 것은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부모로 살다 보면 ‘나’ 자신만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때가
그리워지기도 하고 자식이라는 존재를
지켜내야 한다는 엄청난
부담감도 함께 갖게 된다.
하지만 분명 부모로 산다는 것은 이러한
감정들을 행복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놀라운 힘이 있고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벅찬 행복을 선사해주기도 한다.
새들은 처음 본 존재를 어미라고 생각하고 따른다고 한다. 이것을 각인이라고 하는데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태어난 아기는 처음 마주하는
부모라는 존재를 각인하고 부모도 처음
만난 아기를 각인시킨다.
이 둘은 서로를 각인하며 관계를 맺고 끊을 수 없는 인연의 고리로 살아간다.
인생을 살면서 수만은 인연을 만나지만
자식과 부모라는 관계는
그 어떤 인연과는 비교도 안 되는,
절대 끊길 수 없는 인연이 된다.
부모가 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고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부모가 되는 것은 신이 주신 가장
진정하고 완벽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