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자의 연애 (1)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by 벽허

묻고 싶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변하지 않는 진짜 나는 무엇인가? 변화의 가능성이 없는 존재는 가능한가?

누군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를 바라기 전에 자신에게 다시 한번 물어보자. 있는 그대로의 나는 무엇인가?

매운 것을 좋아하는 나? 입맛은 언제든 변한다. 질투심이 많은 나? 과거의 연인들에게 항상 같은 질투심을 느꼈던 건 아니다. 잘못을 용서 못 하는 나? 그러기에는 꽤 자주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 아 MBTI는 나 자신 아닐까? 10년 뒤에도 같을까. 그럼 성별...? 바로 철회. 결국 지금 내가 여기 '있다'라는 것 외에는 그 무엇도 변하지 않는 나 자신이 될 수 없다.

나는 변한다. 정확히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달라는 말은 어쩌면 지금 여기 이 순간의 나를 사랑해달라는 것일지도.

그렇다면 사랑하는 순간은 언제나 상대의 있는 그대로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무엇'이 명명되는 순간 변화의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없는 것인가? 아니다.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그러니 실존주의자여, 항상 지금 사랑하자.

내일은 내일의 지금을 사랑하자. 그렇다면 우리 삶은 현재의 사랑으로 가득 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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