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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oty Addicts Sep 10. 2023

웨일스 v 한국 축구경기 본 일상

축구 구단에서 일하는 것은 다른 직장에서 일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일반 회사에서는 주말에 통상 휴일이지만 축구 구단에서는 월요일 그리고 목요일이 쉬는 날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불금을 굉장히 기다리지만 나에게는 그게 수요일이다. 일반적으로나는 수요일 저녁에 맥주한잔 마시고 집에서 푹쉬는 경우가 많은데 분석관은 사실 푹 쉴수가 없다 왜냐하면 쉬는날에 다음주에 경기할 팀에 대한 분석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쉬는날이 없는건 좀 아이러니 하긴 하지만 나는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미리 해두면서 내 나름의 시간을 챙기는 편이다. 


이번주에는 웨일스 와 한국의 친선경기가 웨일스의 수도인 카디프에서 경기가 열렸다. 이번에 절친하게 지내는 울산 현대 분석코치 이신 순석이형 의 동생인 이순민 (광주 FC) 선수가 처음으로 국가대표 팀에 승선 하게 되었다. 내 동생이었으면 엄청 자랑 스러웠을 거 같다. 여튼 굉장히 축하할 일이었기 때문에 축하의 인사를 카톡으로 보냈는데 흔쾌히 웨일스 티켓을 보내 주신다고 해서 보러 가게 되었다. 


영국에 꽤나 오래 살고 심지어 박사 과정도 카디프에 있는 대학에서 하는데 막상 카디프로 가본 기억이 없어서 리프레쉬 겸 해서 경기를 보러 가게 되었다. 목요일 아침에 당일치기로 다녀 오기로 결정 하고 버스를 예약해서 타고 갔다. 3시간 정도 소요가 되었는데 도시 자체는 조용하고 조그마 하고 뭐 공부 하기에는 좋아보이는 도시 였다. 1시 정도에 도착을 했는데 경기는 7시 45분 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았었다. 


그래서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빠르게 먹고 있었는데 대학교에서 메일로 비자 신청을 해야 된다는 말에 언제가 가능 하냐 해서 내일 이나 다음주에 다시 카디프로 오라는 말에 그건 좀 힘들거 같아서 예정에도 없던 대학교 방문을 하게 되었다. 점심을 먹고 바로 근처에 대학교에 가서 비자 관련된 서류를 마무리 하고 나서 보니 시간이 꽤나 지나이었다. 


티켓은 경기장이 아니라 선수들이 묵는 호텔에 맡겨 놨다고 해서 호텔로 곧장 갔다. 시간이 5시 정도 되었을 때였는데 호텔앞에 가니까 한국 사람들이 선수들 싸인 받으려고 엄청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 인파들을 지나치고 앞으로 가서 티켓을 수령 했다. 그리고 한 30분 정도 지났을까 선수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또 처음이라 신기한 광경이긴 했다. 


그렇게 구장으로 우버를 타고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카디프 시티  FC 경기장이 너무 좋아서 놀랐다. 마음 속으로는 웨일스를 대표하는 밀레니엄 구장 (세계에서 가장큰 경기장중 하나) 에서 했으면 했으나 뭐 나쁘지 않았던 거 같다. 

VIP 티켓 이여서 사진에 보이는 메인 입구로 경기장으로 들어 갔다. 나는 B 라이센스도 웨일스 축구 협회에서 취득했기 때문에 이상하게 애착이 많이 간다. 근데 우리나라 랑 경기를 한다고 하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생각했다. 

우리팀 선수이자 웨일스 국대 인 Kayleigh Green 사진도 걸려 있었다. 

좋은 경기장에서 맥주 한잔 마시고 현 4부리그 Swindon town 매니저인 Michael Flynn 이 말하는 거를 듣고 있다보니 경기 시작 시간이 되서 경기를 보러 갔다 

경기 자체는 별로 였다 전체적으로 


초지일관 정적인 경기, 계속 되는 U자 빌드업 물론 웨일스가 541 로 단단하게 블락을 형성하긴 했지만 스루패스의 비중이 굉장히 적은 경기였고 템포자체도 너무 느리고 재미가 없었다. 손흥민은 개인적으로 뒷공간 노리고 뛰어 들어가는 움직임이 좋은 선수 인데 국대 경기에만 오면 포켓 공간에서 공을 받고 경기를 풀어주려고 하는데 좋은 생각은 아닌거 같다. 그래도 좋은 선수여서 대부분의 슈팅은 손흥민이 가져 갔으나 박스 밖에서 아무리 차봤자 들어가기는 힘들어 보였다. 


아마 클린스만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 할거 같다. 그래도 이순민 선수가 데뷔 경기를 가지게 된건 보기에 아주 좋았다. 본인의 주 포지션이 아님에도 불구 하고 경기에 조금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움직임이 번뜩이게 보여 줬다. 

경기 전에 우리팀에서 골키퍼 코치로 부임할 예정이었으나 의도치 않게 취소되서 못오게 된 Jenny 를 만났다.  제니는 한국 여자팀 국대 골키퍼 코치로도 일하는 중이기 때문에 이 경기에 같이 초청이 되었다. 그녀는 내가 축협사람들이랑 연이 닿을수 있게 노력을 많이 해주었고 


집에 돌아가는 것도 걱정 해주면서 결국에는 본인 차를 태워서 런던에 데려다주었다. 그다음날에 7시 출근이 아주 나를 힘들게 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 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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