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도경 Nov 17. 2022

아트마빅투*

 ‘신은 질문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서 일찍 죽음으로 데려갔다.’          



                                                                         *          



 가설 속에서 문장은 시작된다     


 별에도 멍이 든다는 것과 삶에도 무중력이 있다는 것     


 신은 구원하기 위해 인간이 되었다는 것과 인간은 인간이기에 옆의 서사를 선택했다는 것     


 우리는 질문보다 전시한다

 은유한다

 초청한다     


 아트마빅투

 우리의 작품을 소개한다     


 될 수 없어서 선택한 최선과 될 수 있어서 선택한 최선을 결합해서 덕지덕지 형상을 갖춘다 두 팔은 텀블러로 만들어졌고 두 다리는 레고 블록으로 만들어졌다      


 기도는 누구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루고

 우리를 이루고     


 작품의 소개는 지난 과업처럼 이어받는 존재가 생겨난다      


 너라는 바통을 이어받는 나

 나라는 바통을 이어받을 너     


 손     


 따뜻하게 잡아 줄      


 나를 이루고 나를 잡아 줄      


 아트마빅투     


 우리의 기도를 선으로 이으면 우주에서 봤을 때 장관일 것이다 우주 뒤에 있는 존재가 있다면 질문이 아니기에 우리를 데려갈 수 없을 것이다     


 살아서

 살아 있어서     


 빛을 보고 있음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할 존재는 누구

 빚을 지고 있다고 전할 존재는 누구     


 바통이 내 손아귀에 있고 이 바통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먼 섬까지

 사각지대를 헤매며     


 신을 내려오게 만들 것이다          



                                                                         *          



“질문한 사람 누구야?”     


선생님이 물었을 때

교실은 조용했다     


우리는 제법 용감했다     


차렷

경례     


이곳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그때 비로소 무의식이 그 작품에 이름을 부여해 주었다. 그것은 ‘아트마빅투’, 즉 ‘생명의 숨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다. (카를 구스타프 융, 『기억 꿈 사상』 A. 아폐 편집/ 조성기 옮김, 김영사, 2007, 52쪽 참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