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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길버트 잡(雜) 생각, 열두 번째

by 길버트

요즘 따라 미술관 갈 일이 많아진다.

언젠가 TV에서 스치듯 본 김환기 선생님의 작품 생애를 보고 점묘화를 실제로 보고 싶었고, 이중섭 선생님의 생동감 넘치지만 뼈가 앙상한 황소도 궁금했다.


그리고 사실,

세상사처럼 복잡한 추상 작품보다는

그냥 마음 편안한 작품이 보고 싶었다.



김환기 미술관이 재개관을 앞두고 대대적인 공사가 한창인 관계로, 평소 부암동 산책을 즐기며 자주 그 앞을 지나갔던 서울미술관..


신비롭고 웅장하며 또한 차분해지는 느낌이 썩 마음에 든다.



액자 프레임 밖으로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듯한 황소, 황홀하면서도 살짝 애석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우연히 보게 된 성북구립미술관 조덕환 선생님의 작품은 멀리서 보면 꼭 사진 같다.



유튜브 숏츠에 익숙해져 항상 피곤한 내 눈도, 여유 없던 마음도 잠깐 쉴 수 있었던 그 시간 그때


폭설과 함께한 성급한 첫눈으로 끝나버린 올해 가을은 이렇게 거장의 작품과 함께 했고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고 풍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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