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인 과학 이야기

감성적인 태양

by 탄산

대부분 사람들이 하늘에 떠있는 밝디 밝은 태양을 보면 눈이 부셔 눈을 감거나 다른 곳을 볼 것이다. 난 좀 요상하게도..태양을 가끔 두 눈으로 꼿꼿이 바라보고 있는다. 그리고 상상을 한다. 내가 저 멀리 우주로 나아가 태양 앞에 서 있는 상상. 정말 실제로 내가 우주 밖에 나가 태양 앞에 서 있다면, 두 눈으로 ‘태양’이라는 천체를 인식하기도 전에 엄청난 방사능과 6000도에 달하는 열, 어마무시한 빛에 바로 죽어버릴 것이다. 애초에 내가 우주복과 같은 특수 장치를 입고 가지 않는다면 질식하거나 몸이 팽창해 찢어져 죽겠지. 내가 실제로 태양을 우주선 속이 아닌 바로 앞에서 볼 때 생존할 확률은 0에 수렴하지만, 이건 그저 ‘상상’ 일뿐이니 일단 내 이야기를, 아니 터무니없는 상상들을 들어보길 바란다.


14살의 소녀인 나는 지구의 대기권을 뚫고, 진공상태인 우주상태에 나아가 몇 광년이 넘는 엄청난 속도로(실제로 인간이 몇 광년의 속도를 내는 것은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태양 앞에 도착한다. 외롭디 외롭지만, 8개의 행성들을 안고 있는 빛나는 항성, 태양 앞에. 그리고 그 옆에 빛나는 수많은 성운과 항성들.. 저 멀리 조그마한 푸른색 점 그 옆에 있는 극소한 회색점, 갈색 점, 길쭉한 무언가가 달려있는 점과 다른 점들보다 조금 더 커 보이는 점. 옆에 날아다니는 우주 쓰레기들조차도 몽롱하게 보인다. 태양 표면에 있는 검은색 점들과 레이저처럼 뿜어져 나오는 빛의 줄기들, 위를 올려다봐도 보이지 않는 이 거대한 항성의 끝, 그리고 살기가 느껴지면서도, 외로운 느낌이 들면서도 서늘한 등 뒤와 암흑, 공포심이 드는 듯, 몽롱하면서도 신비로우면서도, 긴장한 듯 간질거리는 마음, 무릎부터 천천히 올라오는 차가운 소름과 끝도 보이지 않는 아래와 위와 그 공간에서 한 마리의 새처럼, 연꽃처럼 둥둥 떠 다니는 나의 모습. 이 광대히 넓은 우주에서는 내가 보이기나 할까?라는 의문점들. 또 옆을 보니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는 혜성들과, 저 멀리 보이는 쿠키같이 생긴 안드로메다 은하와, 긴, 아주 길면서도 아름다운 실타래 같은 우리 은하의 발자국.

안드로메다의 모습이다. 출처:나무위키-은하



눈이 부시지만, 얼굴은 뜨겁지만, 내 머릿속은 분주히 이런 상상들을 끄집어내고, 내 감정과 마음과 기억창고는 이 상상은 고대로 저장한다. 너무나 감성적이고도 아름다운 이 상상들을. 이 모든 상상들을 난 수백 번, 아니 수천번은 했을 테지만, 처음 상상한 것처럼 여전히 설렌다. 그리고 실제로 다녀온 것처럼 리얼하면서도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 상상들을 모두 끝마치면 난 다시 얼굴을 내린다. 원래 아무 의도 없이 목을 뒤로 젖히면 엄청난 고통이 뒤따랐을 테지만, 이상하게도 이 상상들을 끝마쳤을 땐 몸이 더 가벼워진다. 내 머릿속엔 우주가, 그리고 우리의 곁을 지켜주는 태양이 고대로 담겨있다.

태양의 모습이다. 출처:위키백과-태양. 좀 징그럽게 생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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