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도 정(情)이 있다. 애매한 정

미운정, 고운정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 '애매한 정'

by 이호
하루에도 수십번씩 변하는 감정 '동료애'


회사에도 정(情)이 있다.


이 정의 정체는 미운정도 아닌

마냥 고운정도 아닌

중간 어디쯤 '애매한 정'인것 같다.


오늘 출근을 했는데,

옆 부서 부장님의 갑작스런 응급실행 소식을 들었다.


집에 혼자 있다가

심장 통증이 와서 응급실을 갔다는 얘기였다.


순간, 심장이 철렁하면서 왜이리 걱정이 되던지.

꿈에 까지 나왔다. 그렇게 걱정하면서도

내가 왜 이 사람을 걱정하는지 설명하기 어려웠다.


어쩔때는 밉기도 하고, 좋기도 했던 분이었는데

그렇다고 꿈에 나올 정도로 걱정이 되다니.

이 분에 대한 나의 마음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회사에서 대부분의 관계는

평생갈 인연은 아니다. 그렇다고 쉽게 끊을 수 있는 사이도 아니다.


완전 밉지도 않고, 죽마고우처럼 친하지도 않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애매한 정이 회사의 '동료애'인 것 같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들이 '애매한 정'처럼 느껴지는 경우다.


#1. 내가 욕하던 상사를

다른 조직에서 막상 욕하면 불편한 기분이 든다.


#2. 친했던 동료의 퇴사 소식에 마음 아프다가

막상 회사 밖에서 만나면 그닥 할 말이 많지는 않다.


#3. 그 동료와는 '미운정'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마음이 찡했다.


하루에 평균 8시간 이상.

회사의 동료들과 함께 보낸다.


어쩔때는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 있는 존재들이다.


응급실에 실려간 부장님은

현재까지도 치료 중이다.

앞으로 두 달은 회사로 출근하기 어렵다고 한다.


우리팀은 점심시간에 모두들 그분의 안위를 걱정했다.

쾌유를 기원했다.

한 가정의 가장인 부장님의 건강을 하늘에서 지켜주시길

나는 화살기도를 했다.

그 순간만큼은 모두 진정한 '동료애'를 발휘했다.


완전한 고운 정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인간애를 발휘하는 것.

이것이 내가 겪은 그분에 대한 감정의 실체이다.


좋기도하고, 한순간에 밉기도 하고.

회사에 있는 동안 사람을 통해

수백개의 감정을 겪는다.


그래서 회사의 정은

애매해서 쉽게 말할 수 없고,

애매해서 오히려 오래 남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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