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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ul 여진 Apr 22. 2024

게으르고 나태하지만 할 건 한다.

 타로 상담 경력만 해도 15년이 넘는다. 17살 때부터 공장 다니며 학교 다닌 덕분에 나이가 많고 적고 상관없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아주 어린 나이부터 무병을 앓았고 고등학교 때부턴 사람의 눈을 통해 보이는 것을 말하면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경우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상담'을 해주기도 했다. 20대부터 쭉 서비스 직종에서 일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봤고 치열한 회사에서 면접을 보면서 '면접관'과 '면접자'들 역시 숱하게 봐왔다. 지금 어떤 나이대가 이 글을 읽든 감히 말하건대 9살 때부터 번데기 장사하며 노동해 온 내가 그대보다 인생 경험이 적진 않을 것이다.


 세상 사람 모두가 바라는 것이 있다. 돈을 바라지 않아도 존중을 바란다. 존중이나 명예를 바라지 않더라도 평안한 안식처에서 오래도록 잔잔하길 바란다.

바라는 것이 있음에도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는다. 요즘 사람들 MZ MZ 거리는데 정말 MZ들만 그럴까?

솔직히 현 40대는 MZ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기다 아니다 논쟁 거리이기도 하다. 나보다 한 살 어린데 요새 MZ 사건들에 나오는 사람들보다 경악할 수준으로 개념이 없는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한 적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절대 MZ에 속할 수 없는 81세 아버지도 그렇고. 우리 가문에 기둥이 되어줄 거라 믿었던 51세 범띠 오빠들도 포함해서 '존중받길 바라지만 노력하지 않는' MZ들과 다를 바 없이 살았고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다.


 MZ들만 탓하기 전에 주변에 어르신들 중엔 그런 사람이 정말 없는지 보라. 본인 나이 40~50대라도 주변에 찾아보면 의외로 많다. 젊은 아이들을 욕하기 전에 그들에게 지혜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한 자신의 세대의  못남을 욕하고 탓해라.

매번 젊은 세대들만 욕하며 "요즘 것들은~" 해대는 모습을 보면 부끄럽다. 더 지혜롭게 살아가도록 이끌어주지 못한 윗 세대의 잘못을 아래 세대로 떠 넘기지 말고, 당신이 아무리 게으르고 나태하더라도 오늘부터라도 제발 부끄럽지 않게 살길 바란다.


 세상에 장, 단점 없는 사람은 없다. 단점을 알려고조차 하지 않는 사람과, 알면서도 내버려 두는 사람과, 단점을 장점으로 커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나뉠 뿐이다.

스스로 단점을 파악해서 고쳐 나가려 하지 않는 건, 스파링 위에 올라가 상대 선수에게 자신의 약한 부위를 마음껏 가격하라고 선포하는 것과 같을 정도의 어리석은 사람이다. 선수들은 경기 전 반드시 상대 선수의 약점을 파악한다. 세상도 마찬가지다. 만만해 보이면 물어뜯는다. 까칠해도 물어 뜯긴다. 조금만 맘에 안 든다 싶으면 물어뜯는 게 세상이다.


 단점을 장점으로 커버하려 노력한다해서 물어 뜯김을 무조건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현명하게 피할 수 있게 되거나 다르게 공격할 더 지혜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의 루틴을 따라 하느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모닝 미라클 때문에, 정작 당연히 집중해야 할 근무 시간에 졸거나, 스스로 뇌를 움직이지 않아 점점 더 무능해지고 있음에도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것 중 가장 쉬워 보이는 것만 따라 하면 저도 그렇게 되겠지란 착각에 빠져 살게 된다.

 

 부지런한 성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일기를 쓰고 스트레칭하고 이불 개고 나와서 미지근한 물에 유산균과 견과류를 먹고, 프리하게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 원하는 시간에 일해도 되는 조건임에도, 불규칙한 일상에서 벗어나 규칙적으로 살기 위해 "내가 확실히 지킬 수 있는 루틴만" 지키고 있다.

내 삶에 방어막을 치기 위함이다. 내 삶을 지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어막이 바로 '자기 관리'다.


유튜브 채널 3개 운영하면서 주 5회 영상 업로드 중 / 혼자 촬영 편집 업로드 다 함

틈틈이 여진, 샛별 채널 숏츠 촬영 후 업로드

틈틈이 인스타 릴스 촬영 후 업로드

이메일 상담 & 톡톡 상담 진행

'브런치 스토리' 주 4회 업로드하다가 '홀로 일어선 아이' 연제 하면서 그 이상 업로드 하거나 유지 중

유튜브로 작가님들 조언 들으며 공부함

거의 매주 주말마다 자원봉사 나감

평일에 봉사원들과 모임이 생기면 촬영과 편집 초스피드로 해두고 참석함

책 못 읽는 날엔 브런치 스토리 작가님들 글 읽는 것으로 대처함

평균 주 3회 운동함 (헬스& 등산 & 온천천 러닝) / 최근 마라톤 대회도 나감


- 그럼에도 주말 드라마 꼬박꼬박 또 챙겨 보면서 밤 12시 되면 무조건 휴대폰 거실에 두고 새벽에 잠드는 한이 있어도 취침 모드로 도입한다.


 이전에는 네이버 스토어로 팔찌도 판매하면서 종일 팔찌를 만들었고, 레노먼드와 오라클 카드 해설서 제작하고, 100일 소원 노트 제작하고, 줌 수업하고, 에어클래스에 올릴 온라인 영상 촬영도 하고, 서울에 있는 에어클래스 본사에 가서 인터뷰도 하고, 숙박 제공해서 쉬는 날 없이 대면 수업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다양한 교육 이벤트도 진행했었다.

하루 12~14시간 일하면서 직원에게 월급 300만 원을 주면서 잠 아껴가며 열심히 살았지만, 개념 없는 그 직원 덕분에 내가 아직 누군가를 고용해서 리드할 자격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본업에 매진하며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이 모든 게 부지런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있는 한, 살아야 하고, 어차피 살 거면 최소한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하니까 하는 거다. 나의 부족함 때문에 죄 없는 '누군가'가 피해 볼 순 없지 않은가.

부모든 연인이든, 너무 당연하게 '누군가'가 곁에서 케어해 주는 것이 당연하다 여길 만큼 어리석고 못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게을러도 열심히 하는 거다.


 이렇게 게으르고 나태한 나도 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어 체계도 만들어가지 않는 사람이 혹시 곁에 있다면 가차 없이 떠나라. 왜냐하면, 결국 그런 사람들에게 가스라이팅 당해서 때를 놓치면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똑같은 사람"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읽고 있는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평생 나 같은 사람들과는 가까운 관계가 될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게으른  사람, 부지런한 사람 상관없이 본디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뿐만 아니라, 어떤 결정을 하며 일상을 보낼 것인지도 포함이기 때문에 게으르니까 그냥 바라는 것 없이 대충 살기를 선택하거나, 게으르지만 뭐라도 해보려는 선택.

게을러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나은 삶을 바란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욕심을 들어주던 부모도 언제까지 당신을 케어해 줄 수 없으니 둘 중 하나만 선택해서 살아야 한다.




【마법처럼 힘이 되는 한 소절】

어제의 자신에게 뒤처지지 말고
어린 시절의 나에게 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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