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라는 존재 자체가 가진 치명적인 공포

2025-1 3주차 여영추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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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영화학자 바바라 크리드는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존재 중 하나로 모성성에 대해 말합니다. 여성 괴물들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는 능동적인 괴물이며, 특히 어머니 캐릭터는 태곳적 어머니의 성격을 취하고 있어, 얼마나 위험하고 공포스러운 존재인지 감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다룰 봉준호 감독의 <마더>(2009)는 어머니 괴물의 심리와 행동을 잘 표현한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자신의 아들을 위해 괴물이 되어버렸다는 평이한 해석이 아닌, 크리드의 이론을 바탕으로 ‘어머니’라는 존재 자체가 가진 치명적인 공포를 중심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지적장애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는 중년 여성입니다. 중국산 약재를 국내산이라 속여 팔며 돈을 벌고 있고, 그 돈은 이전의 빚을 갚는 데 사용됩니다. 또한, 그녀는 침을 놓는 재주가 있어 합법적이지 않게 주위 사람들에게 침을 놓아주기도 합니다. 아들을 둔 미혼모 혹은 아들을 둔 과부 모습의 중년여성 캐릭터는 사회적 제약과 모순에 의해 곤란에 처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크리드가 말하는 가부장제적 이데올로기 속 여성의 모습을 잘 드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어머니는 분노할 것이며 괴물 형상을 띄게 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특히, 아들이 지적장애를 지니고 있다는 설정은 여성 괴물 이론을 더욱 뒷받침해 줍니다. 유아는 독립된 존재가 되고자 어머니의 육체를 아브젝트(이질적이고 위협적인 것)로 만듭니다. 유아기가 지나면 근친상간의 금기를 알게 되고, 배변훈련 등을 통해 어머니와 분리됩니다. 하지만, 영화 속 아들은 20대이지만, 지적장애를 지니고 있어 유아적인 습성을 갖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가슴을 부여잡고 잠에 들고, 소변을 하는 과정을 어머니가 보고 있어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아들 캐릭터가 아직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한 것임을 알려주는데, 이는 영화에 더욱더 큰 공포와 불안감을 야기시켜 여성 괴물로서 어머니가 어떻게 표현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킵니다.


공포스러운 감각은 마지막 장면에서 극대화됩니다. 억압된 전체적인 사회적 이데올로기로 인해 결국 주인공이 넋을 놓고 춤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상황은 기이하고 무서운 감각을 주며 결국, 어머니는 여성괴물이라는 것을 확고하게 짚어줍니다. 여기서 주인공은 스스로 망각을 하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불법적이고 위험한 무기로 사용되는 ‘침’을 스스로에게 꽂으며 자신을 스스로 거세하여 거세된 여성의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거세하는 여성이 되어 억압에 대항하는 캐릭터로 그려지다가 마지막에 결국 침을 놓아버리는 선택을 함으로써 거세된 여성이 되는 주인공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부모는 짐승이 되기 쉬운 존재이기에 자식으로 인해 미쳤을 때 모성과 광기의 폭주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합니다. 크리드는 어머니 괴물 자체가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에 어떠한 갈등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녀의 행동들은 파괴적으로 묘사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주변에서도 어머니 괴물은 사회에 맞서기 위해 계속해서 태어나고 있습니다. 그들도 춤을 추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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