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작했던 취미 다섯_생활예술을 위한 인문학

다른 취미를 갖고 활동하는데 최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취미

by 나힐데

인문학이라는 용어 자체가 식자층에서만 향유하는 분야일 듯한 적이 있었다. 사실 지금도 ‘인문학’ 혹은 ‘고전’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상관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필자가 인문학 영역에 꽂혀 발품 팔기 시작한 것이 십 4~5 년이 되었으니, 그전에는 있어도 가까이할 수 없는 분야?로의 인식이었달까? 아니면 현실과는 동떨어진 고리타분한 영역으로 자장가용이란 생각이었든지. 아무튼 인문학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 아마도 IT업계, 공학 부분에서도 인문학적 소양을 기본 바탕으로 한 깊은 철학적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이슈가 우리 사회 어디에서고 인문학을 찾게 된 계기이었던 것 같다. 좋지 않게 표현하자면 경제 발전과 더불어 ‘돈’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 오직 물질적으로 잘 사는 것이 목표가 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바로 돈과 연관성이 적으면 관심 밖(특히 학계)으로 밀려나서 사라질 위기가 되어버린 인문학이었던 것이다.


사실 인문학이라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의 모든 이야기라는 것으로 확장되자 우리는 과연 얼마나 현재를 살아내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현실을 제대로 살아내야 하는가?라는 강박을 만들었고, 스스로 생활철학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생활철학하면 거창하게 들리지만, 솔직히 주위를 돌아보고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모두는 생활철학인인 것이다. 생활철학인으로 스스로를 자신에 맞는 환경에서 자신이 살고자 하는 방향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인문학이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실과는 동떨어져 전혀 다른 세상으로 인식하게 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그런 인식으로의 문화가 되었지 싶다.


그럼 인문학의 시작은 무엇인가? 특히 인문학의 시작에 고전을 이야기한다. 고전이 주는 교훈은 유사 이래 인간의 근저의식 속에서 누구나 경험하였을 자타 간의 갈등에 대한 이야기들인데 사회가 체계화되면서 만들어진 규범이나 규칙, 혹은 ‘인간으로서’라는 의식 속에 함몰시켜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하게 되니 현실적이지 않아서 삶에 꼭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생각해 보라, 주변에 ‘말도 되지 않은 일’들이 얼마나 비일비재하는지. 매일 쏟아지는 뉴스만이 아니라, 목욕탕이나 정거장에 앉아 몇몇이 하는 이야기만 들어도 ‘말이 돼?’ 하는 이야깃거리다. 그러니 이제는 자신에게 조금 솔직할 수 있도록 자신을 알아가는 것, 자신의 객관화를 통해 조금 더 당당하게 자신의 삶에 대해 정당성을 확보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인문학’으로 생각과 생활의 폭을 넓힐 수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인문학’의 시작은 글 쓰기 과정 중의 하나였다. 고전을 읽기 시작했고, 신학에 대해 이해와 세계의 역사, 그리고 이 땅의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에 나 자신의 역사 곧 개인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야기라는 것이 등장인물만 조금 바꾸고 행위에 대한 알리바이를 찾아내기 시작하자 인생으로 귀결되었다. 그리하여 내가 나 스스로를 알아 봐 주는 과정 속에서 살아온 삶의 여정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과 타인에게 조금은 더 관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인문학을 해야 하는 이유? 는 또 있다. 언제 죽을지 모를 유한의 삶을 살아내야 하는 인간이 무한의 삶을 살고자 하는 욕망, 욕심에 대한 절제하는 미음으로 가치 지향적인 삶으로의 인식과 학습을 통해 실천하는 행동으로 자신의 삶에 철저하게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우리 사회는 이미 갈등의 최고치에 다달아 있다. 정치와 경제 그리고 사회 모든 영역에서 말이다.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다 그리고 ‘내 편’과 ‘남의 편’ 등과 같은 이분법적인 사고가 만들어낸 인식체계는 세계관과 각자의 가치관까지도 단절을 만들어내는 문화로 만들었지 싶다. 아마도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 불행하다면 이 때문이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만족하지 못해 불행하다면 말이다.


나의 인문학 입문은 ‘모리와 함께하는 화요일’부터였다. 이 책은 1994년 베스트셀러이지만 다소 늦게 읽은 책으로 삶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의문에 모리 교수의 ‘죽음’에 이르는 이야기가 답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죽음 앞에서 만족하는 삶이었노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자신을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 것이다. 해서 생각과 생활에 이격거리가 없는 삶으로 일체화를 통해 매일매일이 만족하는 삶으로 말이다. 그 이격거리를 좁혀주는 것은 평생 인문학을 통한 인식체계의 지평은 넓히되 현실을 직시하는 바른 이성의 추구와 실천하는 행동력으로 삶의 참 주체가 되는 것이다. 인문학을 하는데 독서가 빠질 수가 없다. 그렇지만 꼭 많은 독서가 인문학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공부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높여 자신의 삶을 탐구하고 성찰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인문학을 한다는 것은 그 시간만큼 자신이 특별해지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공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하는 공부로 인문학은 최상, 최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취미가 될 것이며 다른 취미를 갖고 활동하는 데에도 더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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