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차_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놀이는 스스로 만드는

대안학교와 홈스쿨링

by 나힐데


최근 포도밭 일손 돕기 중 중고등생을 둔 학부모를 만났다. 그녀는 두 아이를 홈스쿨링으로 교육하고 있다며 큰 아인 스스로 원해서 일반고를 둘째는 중학생으로 현재 진행 중에 있으며, 전인교육의 일환으로 친정엄마 포도밭 일손 돕기에 참석했다 한다.


시대 변화에 따라 교육에 있어서도 다양한 욕구로 획일화된 공교육보다는 아이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이랄 수 있는 대안학교를 보내는 가정은 봤었었다. 그러나 직접 가정에서 교육을 전적으로 주도하는 홈스쿨링은 처음 대면했던 터라 궁금한 게 많았다. 그중 또래와 함께 하며 만들어지는 사회성을 어떻게 해결하냐 묻자 홈스쿨링 커뮤니티가 있어서 주기적으로 만남이 있었다고 한다. 코로나19 위기로 지속성을 잃었기는 하지만.


아들 둘을 공교육에 보냈지만 나름 집에서 꼭 해줘야 하는 교육 중에 소위 학원에서 해결해야는 선행학습에 있어서도 부모의 끊임없는 관심이 있어야만 효과적이었던 경험이 있었던 터라 몇 가지를 공유했다. 그중 ‘TV 안 보기 대신 영화 보여주기’, ‘독서’와 ‘영어공부 전에 우리말이 먼저 그리고 한자의 중요성’, 또 꼭 필요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잘 모르는 ‘경제교육’과 ‘고독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연습’, ‘특별해지는 자신을 위한 이벤트 만들기’등을. 그랬더니 그 자체가 홈스쿨링이라며 더 듣고 싶어 했다.


주말 할머니 캠프

실은 이 글의 제목처럼 ‘주말 할머니 캠프’는 지지난 주부터 초등 2 손주 녀석과 주말을 함께 보내기로 하고 있는 시간에 대한 나름 개념이다. 가정마다 형편에 따라 교육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다르겠지만, 사실 재혼할머니로서 양가감정이나 객관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확보되었다 할 수도 있고, 며느리도 바라는 바로 내가 아이들 키울 때 경험을 바탕으로 정서에 있어서 ‘단호한 할머니’ 콘셉트가 주말 돌봄의 조건이다. 그냥 시골 할머니집에 머무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첫 주의 이야기를 공유하려니 서설이 길어진 듯 하지만, 부분적으로 서른 살도 넘은 아이를 키웠던 오래전 사례와 손주 녀석과 함께하는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TV 안보는 대신 1주일에 한 번은 영화를

이혼한 한부모 가정이었지만, 남자아이 둘을 혼자 키우면서 아빠의 부재를 메꿔야 했고 그리하다 보니 단호함은 물론 엄격함으로 일관해야만 했던 환경에 있어 교육방법이었다. 집에서 독서하는 부모는 자체가 교육이라던 아이 담임교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터라 그리했다. 하지만 집에서 부모가 공부한다고 해서 자녀들이 다 공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얼마가지 않아 깨달았달까?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 삶을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를 보면 그 효과가 이제 나타나지 싶기도 한다. 집에서 TV를 안 보는 대신 주 1회는 꼭 영화를 보여줬다. 그때만도 영화관은 가족단위로 다니는 문화는 아니었고 주로 데이트 장소였지 싶다. 영화를 많이 보여줘서 교육적인 면이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영화관이 처음인 또래 친구를 데리고 함께 영화관엘 간 적이 있다. 상대적으로 우리 아이는 일상 중의 하나였으니 충분히 특별함에 대해 으스대었으리라.


책 밀어 읽기

또 지금이야 도서관 정책이 잘 되어 있어 ‘돈 주고 책 사 보면 바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지만 그땐 달랐다. 큰 아이가 초등 2학년 진급평가에서 유급될 수도 있다는 말에 학습은 학교에서, 무엇이든 아이 욕구에 따라 반응한다는 자체 신념을 접었다. 거실에 장르별로 아이 책을 빼곡히 구비해 놓고, 소위 말하는 ‘책 밀어 읽기’를 강행했다. 벽 한편에 독서 목록표를 만들어 붙여 놓고 매일 읽은 책, 도서명, 페이지, 저자, 출판사, 줄거리 정도 간단하게 정보를 쓰도록 하고 책을 고를 때도 무작위로 고르되 꽂아 놓기는 읽은 책 다음 순서대로 꼽도록 했다. 특히 직장맘이라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의 효율성을 위해 부엌일을 하는 동안에는 책을 소리 높여 읽도록 했다. 이것이 지금의 낭독방법론 이랄 수 있을 것이다.


양육자의 절도 있는 요구는 아이에게 미련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

손주 녀석이 도착하자 오후 시간에 대한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말이 계획이지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한 나열이었다. 산만 자체인 손주는 노트 한 줄에 글씨를 나란히 쓰질 않았다. 그렇지만 본인의 욕구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신경이 게임과 관련되어 있었다. 계획 중 대부분은 게임과 관련된 것으로 판단되어, 아이에게 말했더니 수긍했다. 그렇지만 계획을 수정하는데도 씨름을 했다. 절도 있는 요구는 아이에게 미련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터라, 몇 번 주의를 했다. 그랬더니 수정한 계획을 수행하는데 집중도가 훨씬 올라갔다. 실은 아직 어려서 시간개념이 없는 것도 있었으리라.


놀이는 스스로 만드는 것

그리고도 남은 시간에 대한 소일거리에 대해서도 스스로 해결하도록 했다. 연신 불러대는 “할머니”에 대한 대답으로 ‘침묵’은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자 아이에게도 알아챔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대신 30여분 서로에게 주어진 침묵의 시간은 할머니에게도 할 일이 있고 그 시간은 오롯이 자신이 알아서 지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아이는 자신만의 놀이를 찾기 시작했다. 게임과 관련 아이템만 그리던 손은 시를 쓰기 시작했다. 사실 ’시‘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이 없었다.


풀밭 매기 실습하는 초등 2년

실내에서 하겠다던 모든 일과를 끝내자 밖 활동을 제안했다. 하지만 놀이까지도 기관은 물론 개인이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으로 시스템화되어 있는 환경인지라 아무리 시골이라도 자연 속으로 아이를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가 실내에서 하고 놀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시간제한으로 심심해지자 아이는 밖에서 할머니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만들고 급기야 아이 스스로 할머니가 있는 채마밭으로 오는 데 성공했다. 파리도 무서워하는 터라 풀을 밟는 것은 물론 밭에 사는 곤충은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기피대상이기도 했다. 풀을 매고 있는 호미를 달래자 작은 호미를 주며 호미 사용법을 알려주고 풀을 매게 했다. 채마밭에 있는 토마토, 가지를 보자 아이의 동공은 확장되었다. 오이를 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채소라며 저녁 반찬으로 오이무침을 먹고 싶다 했다.


일기는 하루에 꼭 한 번만 쓰는 것이 아니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면서 손주에게 일기를 쓰도록 했다. 사실 초등 2년생이면 그림일기를 써야 하지만 요즘은 어떤지 모를뿐더러 성숙도로 보면 줄노트에 글자만 써도 될듯했다. 그런데! 써 놓은 일기를 보자 도통 줄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글씨를 쓰는 순서, 획순도 바르지 않았다. 개성 있는 아이들은 그러나 싶다가도 주의를 줬다. 우선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이 필요한 듯했다. 아이의 기분은 써 놓은 글씨를 지우고 다시 쓰라고 하는 할머니의 요구에 의해 좋았다 나빴다 롤러스케이트를 탔지 싶다.. 하지만 엄마아빠의 관대함을 할머니에게는 바라지 말지니!


1박 2일을 함께하고 아들며느리에게 손주녀석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 주는 용돈기입장과 일기장을 준비해 주도록 했다. 특별한 경험에 대한 신선함은 의외로 오래간다. 손주에게 시골에서 주말은 특별한 일상으로 기억될 것이다.


#산만한아이케어, #영동살이, #슬기로운시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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