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사랑했던 이들의 기억은 우리 삶 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나의 불면증은 내가 세상을 알기도 전에 시작되었다.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여섯 살의 여자아이는 새벽에 일어나 바가지에 쌀을 씻었다. 죽어서 지옥에 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린아이에게 죽음의 공포는 밤잠을 설치게 했고 오십이 넘은 지금까지 나를 괴롭히고 있다.
모든 인간이 가지는 가장 원초적인 두려움인 죽음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고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너무나 갑작스레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통보받은 이들의 절규 또한 그 못지않을 것이다. 어떤 위로의 말이 그들의 슬픔을 나누어질 수 있을까 고민해 보아도 답을 찾을 수 없다.
부디 이 고통이 시간들로 인한 그들의 상처가 기억이 되는 그날이 오기를 함께 기도할 뿐이다. 가슴 저린 날이 한동안 계속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