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니 아침 5시 30분이었다. 베란다에 나가 바깥 날씨를 확인했다. 역시나 비가 오고 있다. 어제 둘째 아이가 입대를 했다. 허한 마음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입대를 앞두고 한동안 마음이 쓰여 내 일을 게을리했다. 사실 핑계에 지나지 않지만. 오늘은 기필코 새벽 운동을 나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비가 와서 다음 날로 미룬다. 사실 아파트 헬스장이 열려있어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지만 영 내키지 않는다. 운동을 저녁으로 미루고 글을 쓰기로 했다. 그냥 시작하기만 하면 잘하든 못하다든 결국 해내는 게 되는데 그 쉬운 일이 나에게 왜 이리 어려울까? 운동복이라도 잘 갖추어 입으면 잘할까 싶어 새 운동복도 여러 벌 준비했건만… 진짜 나는 운동이 싫은가 보다.
다시 침대로 가다가 시간이 아까워 읽었던 책을 꺼내 한 문장을 찾았는데 오늘의 문장이 나에게 면죄부를 주었다. 일단 나는 알람 소리 없이 아침에 눈 떴고 레몬즙과 올리브 오일 마시기 3일 차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금 글을 쓰고 있다. 운동은 실패했지만 내가 원하던 다른 아침 습관 두 가지를 실천 중이다. 이렇게, 저렇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다 보면 언젠가 내가 꼭 하고자 했던 일도 가능할 때가 올 것이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운동의 효과를 낼 수 없지만 다른 하나가 나아질 수 있으니 그것이면 됐다. 이렇게 갈팡질팡 뭉그적거리다 보면 언젠가 아침 달기를 하는 내가 되어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저녁운동으로 바꾸고 아침에는 글을 쓰는 것이 어떨까? 소심하게 계획 변경으로 핑계를 삼아 본다.
밍기적이 쌓여 기회가 되고 행운이 된다. 의욕이 넘치지 않아도 괜찮다. 힘이 날 때 그 힘으로 뭉그적 움직여 보기라도 하는 것. 그시도 하나하나가 이미 우리의 길을 터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