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내 몸으로 들어온다

by 마담 리에

2018년 12월 26일, 항암치료 3

크리스마스 다음날 2018년 12월 26일 수요일이다. 11시30분, 드디어 세 번째 항암치료이다.


2시간 동안 진행되는 항암치료는 이번으로써 3번째 이다. 투명한 색과 빨간색의 약물이 몸안에 심어놓은 portacath를 통해 투입된다. 그 중 빨간색 약물이 몸안에 들어올 때면 굉장히 불쾌한 느낌으로 악마가 몸안에 들어오는 느낌이다.


이 빨간색 약물이 탈모증상을 비롯하여 모든 힘든 것을 야기하는 것인데 이번이 마지막이며 다음 항암치료는 12회를 매주 진행이 될 예정이며, 이 빨간색 약물 없이 투명한 색깔의 약물만 몸 안에 투입될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덜 힘들것이라고 한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빨간 액체의 약물이 몸에 들어올 때는 붉은악마가 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그 순간의 느낌이 악몽처럼 반복된다.




2018년 12월 28일, 호중구 자가주사


세 번째 항암치료 이후 하루종일 침대에서 지냈다. 첫 번째 항암치료나 두 번째까지도 일주일만 버티면 그래도 조금이나마 일상생활을 할 수가 있었는데 몸 속으로 빨간 악마가 들어오는 듯한 세 번째 항암치료에 회복 속도가 엄청나게 더디다. 하루종일 쉬고 또 잠을 자도 체력이 좀처럼 회복이 되질 않는다.


호중구 높여 주는 Newlasta 주사를 맞고 나니 좀더 나아 진 것 같기도 할지라도 여전히 일상생활을 하기에는 너무나 버겁다.




2018년 12월 30일, 항암치료 후 처음 산책


악마가 내 몸으로 들어와서 나의 신체의 모든 에너지를 흡수해 버린 것과 같았던 세 번째 항암치료는 나로 하여금 사흘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불어도 불어도 부풀지 않은 구멍난 풍선처럼, 물을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은 밑빠진 독처럼 나의 몸의 에너지 밧데리는 이미 고장나서 다시 사용할 수 없는 수준으로 고갈 방전이 되어 버렸다. 몸의 관절 전체가 아파 온다.


항암치료를 하고 나면 관절이 아프고 근육을 모두 잃고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눈썹 등을 포함해서 모든 털이 빠지며, 손톱 밑 부분이 검은색으로 변한다고 한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실제로 나에게 그 일이 발생하고 나서야 제대로 인지가 되기 시작했다.


현재 3차 항암치료 이후의 나의 머리카락은 여전히 솟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1월 28일 나의 두개골이 불에 달궈진 후라이팬처럼 뜨거워져서 모든 머리카락이 빠지고 난 이후 한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두피는 하얀 상태이다.


내가 머리카락을 잃는 것을 보고 본인도 쉐이빙을 하여 아픔에 동참을 해 준 남편의 머리카락은 벌써 까만색으로 뒤덮였는데 나의 두피는 표백제에 담궈낸 것처럼 하이얀 색깔에 조금도 머리카락은 솟아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눈썹은 점차 빠져가기 시작하고 있고 손톱 색도 점차 검은색으로 변색이 되어 가고 있으며 뼈마디 구석 구석 128개 정도가 삐그덕삐그덕 거리며 아파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프랑스 지역공원 지역의 깡촌에 살고 있는 최대의 장점은 공기 좋고 물 좋고 언제나 올려다 보면 보이는 파란 하늘이 있다는 것이다. 산으로 둘러싸고 있는 그런 우리 동네는 산책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 산을 하나 넘으면서 매일 걷는 것은 항암치료로 인해 앞으로 있을 근육 상실의 속도를 더디게 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산책길에 나섰다.


역시 바깥 공기는 너무 좋다. 오르막길이 다소 버겁지만 1kg를 양쪽 발목에 차고 나의 산책에 동행해 주는 남편이 있기에 오늘 산책 길은 외로운 나 혼자만의 투쟁은 아닌 듯한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 내가 걷는 7km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혼합되어 평지로 이어지는 산 속의 산책길은 오늘의 체력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아서 오늘은 우선 5km 걷는 것으로 시작을 해본다.


산책을 한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역시나 바로 에너지 고갈이다. 사흘이나 충전했던 에너지는 5km를 걷는 것으로 그 수명이 다했다. 침대에 쓰러져 두시간을 자고 일어나자 조금 움직일 힘이 생겼다. 조금 걸었다고 체력이 고갈되는 사실에 아직 사십대의 나이인데 갑자기 할머니가 되어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이런 체력 고갈에 참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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