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대머리일까?

by 마담 리에

2019년 1월 6일, 남편 두피와 내 두피 비교


종양제거 수술을 2018년 10월 2일에 했다. 그리고 항암치료 1차가 시작된 날은 한 달 정도 뒤인 11월 13일이었다. 항암치료를 받고 나서 2주 후에 탈모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현재 2019년 1월 6일, 나는 언제까지 대머리로 살아야 되는지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표백제로 빨아버린 듯이 하얗디 하얀 나의 번들번들한 두피에 머리카락이라고는 솟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에 정말 남들이 말하는 것처럼 머리카락이 다시 솟아날 희망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현재 이 상태로 봐서는 평생 눈썹도 머리카락도 없는 상태로 살아야 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항암치료 받고 나서 머리가 빠지고 나서 탈모가 되자 남편도 욕실로 가서 바리깡으로 머리를 밀었다. 그리고 우리는 똑같이 대머리가 되었다. 그 쉐이빙 이후 한 달 정도가 지났다. 여전히 나의 두피에는 군데 군데 머리카락이 조금씩 있지만 대체적으로 두피에 머리카락이 없는 사막과 같다. 반면 남편의 두피에는 벌써 검은 머리카락이 솜털처럼 송글송글 빽빽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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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 남편의 머리카락 / 오른쪽 : 탈모 이후 나의 두피와 머리카락


사진을 찍어서 비교해 보니 한 달 이후의 차이가 확연히 보인다. 항암치료 받기 전에는 늘 허리까지 내려오는 나의 머리카락에 때로는 '라푼젤'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그렇게 길었던 머리카락이 하루만에 사라지고 이제 이렇게 맨들맨들한 두피밖에 보이지 않는다. 머리카락이 없으니까 샤워하고 나서 머리 말릴 필요 없이 수건으로 닦기만 하면 되니까 편하긴 한데 내가 여성인지 중성인지, 여성성의 상실감이 느껴진다.


혼자 있을 때는 모자를 쓰지 않고 있어도 되기 때문에 괜찮다. 거울만 안보면 된다. 거울에 비춰진 나의 대머리 모습을 보는 것이 고통 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밖에 나가면 꼭 모자를 써야 된다. 그런데 밖에 나가면 꼭 모자를 써야 한다는 것이 나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남들이 나를 보는 그들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생각할 기력조차 없지만 겨울이니까 쓰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핑계를 마련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한 심정으로 머리카락이 있을 때 모자쓰는 것과는 다르게 항암치료를 한 후에 강압적으로 대머리가 된 상태에 모자를 쓰는 것은 두피가 숨을 쉬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말이지 답답하다.



항암일정에 대해 정리를 해보자면 크게 2가지 항암치료로 나누어 진다.

1) 3주에 한번씩 강한 강도의 항암제 3번 - 매번 2시간 정도 약물 투입됨(2019년 1월까지)

2) 매주 한번씩 그저그런 강도의 항암제 12번 - 매번 1시간 정도 소요됨 (2019년 4월까지)

이후에는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첫번째 강한 강도의 항암제는 '탁소텔' 또는 '도세탁셀' 이라고 한다. 빨간 액체가 몸안에 들어올 때의 공포감이 느껴지면서 악마가 내 몸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다시는 투입받고 싶지 않다. 빨간색만 봐도 내 몸은 자동으로 공포라고 반응한다. 어쨌든 이 공포의 항암치료는 3회를 받았기 때문에 일단락되었다.


IMG_7321.JPG?type=w773 몸안에 수술로 심어 놓은 Portacath를 통해 투입되는 항암제


앞으로는 매주에 한번씩 받는 항암제인 ' 파클리탁셀'을 투입받는다고 한다. 이것은 투명한 색깔의 액체이다. 빨간색깔의 항암제와는 다르게 너무나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대머리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결론은 의사와 병원관련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항암치료가 끝날 때까지는 이렇게 대머리로 지내야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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