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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일상과 생각의 패치조각들 30화

[프랑스] 프랑스 수학과 한국 수학의 차이

by 마담 리에

네이버 블로그에 2022년 2월 15일에 포스팅 한 글입니다. 세상이 바뀌어 가는 것처럼 저의 생각 또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가지고 있는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생의 정수'에 대한 생각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점을 감안해 주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프랑스 수학과 한국 수학의 차이


우선 나는 수학 전문가도 아니고 수학 선생님도 아니었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내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수학의 모든 과정을 공부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 모든 넓은 부분에 말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내가 이 포마씨옹을 듣기 시작하면서 마흔 중반의 나이에 나는 수학을 프랑스어로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 경험을 통해 나는 한국 수학과 프랑스 수학이 다르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즉 나에게 ‘한국 수학은 어렵고, 재미없고, 지루했고, 수포자의 길을 걷기 쉬웠던 반면에, 프랑스 수학은 문제 푸는 것이 굉장히 즐거운 나머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주말 내내 수학 문제를 풀며 보내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프랑스어로 문제 출제가 된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처음부터 재미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이 포마씨옹을 시작할 당시에 봤던 산수 시험을 본 것에 대해 나의 생각을 쓴 것은 다음의 포스팅을 참고하길 바란다.


https://blog.naver.com/sjaksdmf010/222517025411


그 당시만 하더라도 문제 풀이 과정이 한국과는 다른 부분이 꽤 있어서 나는 프랑스어로 된 초등학교 산수 책 부터 펼쳐보게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이 포마씨옹의 장점 중 하나인 비대면 학습 싸이트인 ONLINEFORMAPRO를 통해서 혼자서 개념을 배우고 학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해 놓았다는 것이었다. 이에 관한 포스팅은 아래를 참고하길 바란다.


https://blog.naver.com/sjaksdmf010/222586763719


포마씨옹은 대면으로 직접 현장에서 배우는 것과 인터넷의 싸이트에 많은 것들을 학습할 수 있는 비대면 학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배우는 것은 주중.. 그리고 하루 7시간이라는 시간적인 제한이 있는 반면에 비대면 학습으로는 본인의 능력에 맞추어서 시간의 제한 없이 주말에도 뭔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프로그램의 최대 장점 중 하나를 꼽자면 굉장히 어마어마하게 배울만한 것들이 가득차 있는 자료들을 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프랑스에서 일을 시작하면 바로 실무에서 적용할 수 있을만한 것들이 가득했다.

특히, 나에게 인상깊었던 것 중 하나가 이 프로그램 덕분에 수학이 재미있어졌다는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는 프랑스어로 진행이 되는 수학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그 체계가 너무나도 정확하고 너무나도 명확하게 단계 단계가 세분화되어 있어서 수학 답을 도출하는 과정이 희열감마저 느끼게 해주었다.

우선 각 모듈마다 학습목표가 제시된다. 그리고 우선 그 학습목표에 해당하는 개념을 정확하게 배운다. 그리고 이 개념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응용이 되는지 배운다. 그냥 조금 응용이 되는 부분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정말 폭넓게 이 개념들이 사용이 되고 있구나 라는 것을 철저하게 학습이 되게 했다. 그 개념이 이론에서 머물지 않고 실생활로 연결이 되었다. 즉 그 개념을 배우면 당장 오늘 슈퍼마켓에 가서 그 개념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마치 유레카와 같았다.

반면 한국에서 배우는 수학은 늘 어려웠다. 지금 프랑스에서 수학을 배우는 건 굉장히 즐거웠는데 한국에서 배우는 수학은 왜 고통으로 다가왔을까? 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에서 나는 그 차이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이번에 프랑스 고등학생의 수준의 수학을 공부하게 되면서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로 된 수학책을 구입해서 보았다. 그런데 한국어로 된 수학이 훨씬 너무 어려웠다. 반면 프랑스어로 된 수학은 문제풀이가 재미있었다. 같은 개념을 배우더라도 한국에서 배우는 것과 프랑스에서 배우는 것이 달랐다. 한국어로 된 수학책은 재미가 없는데 프랑스어로 된 수학 책은 재미있는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봤던 한국어로 되어 있는 수학책에는 각 중간에 많은 것들이 생략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어려웠고 재미가 없었다.

즉 예를 들면 프랑스에서는 A1를 배우고 A1와 매우 연관이 강하고 조금 수준이 높은 A2를 배우고 그 다음에는 A1, A2를 응용하면서 조금 어려운 A3를 배우면서 충분히 그 레벨이 소화가 되고 나면 그 다음 개념인 B1을 배운다.


그런데 한국의 수학 책을 보면 A1을 배우고 한 두문제 정도 풀고 바로 그 다음 단계인 B1으로 넘어간다. 그래서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이것을 입증해주는 것 중 하나가 프랑스에서 세부적으로 배우는 개념들이 한국 교과서에서 찾아보면 꽤 많이 나오지 않는다.

한국의 수학은 문제를 잘 푸는 것이 중요했던 듯 싶은데, 프랑스에서의 수학은 문제를 풀고 그것을 프랑스어로 설명을 하고 입증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답만 도출하면 별 의미가 없을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적인 의견으로 보자면, 한국에서 고등학교 수학을 제대로 이해를 했다면 설명은 제대로 하지 못할지라도 문제풀이의 수준은 아마도 세계적으로 높을 수 있다.

반면 같이 포마씨옹을 들었던 프랑스 사람들이 수학 수업을 같이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구구단을 외우지 못해서 구구단표를 보고 계산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을 보고 슈퍼 가면 어떻게 계산하면서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대면으로 하는 수학 수업은 본인의 수준에 맞는 문제를 풀고 모르는 문제나 문제 풀이가 맞는지 물어보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그 포마씨옹을 듣는 사람들과 다른 문제들을 풀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십대와 이십대 초의 젊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그룹들과 수업을 같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지 듣다가 사실 놀랬다.

그 그룹 대부분이 BAC(프랑스 수능)을 중간에 포기하고 직업을 찾기 위해 이 포마씨옹을 듣는 10대 후반, 20대 초반 애들이었는데, 3시간 30분 내내 ‘시간, 분, 초를 계산’하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이 과정을 3시간 30분 내내 질문을 하고 응답을 하면서 문제를 풀었다.

애네들이 3시간 30분 동안 어떻게 말하는 지 쉽게 예를 들어 보기로 하겠다. 숫자 계산을 한다고 하자. 2x3= ? 이라는 질문을 하면 한국 학생들은 어떨까? 아마도 입을 다물고 계산을 한 다음에 6라는 대답을 하지 않을까? 그런데 여기 프랑스 애들은 2x3= ? 이라는 같은 질문을 하면 그들은 이렇게 반응했다.

2x3= ? 질문을 들은 A가 옆사람 B에게 2x3= ? 뭐야 ? 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옆 사람 B는 내가 학교 다닐 때는 2+3 = 5 라는 것을 배웠긴 했지만 2x3라는 곱셈은 안배웠어. 그러면 그 옆에 앉아 있던 C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도 덧셈은 배웠어도 곱셈을 안배웠어. 그리고그 옆에 앉아 있던 D는 2x3=6 이지 라고 말한다. 그러면 A와 B는 이렇게 대답한다. “난 산수는 완전 잼병이야. 그러므로 다음에 D 너는 수학 시간에 내 옆에 앉아서 나를 도와줘야해.” 이렇게 끊임없이 말을 하면서 포마씨옹이 진행이 되었다.

이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진심으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너희들이 입을 다물고 머리로 조금이라도 생각을 한다면 왜 이런 답이 나오는지 빠른 시간에 이해를 할 수 있을텐데…



그러나 동시에 나는 종종 정답을 설명해 주는 D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쉬웠던 것은 계산을 하면서 보여주는 것이었다. 반면에 내게 어려웠던 점은 얘네들이 생각하는 모든 바를 입으로 질문을 하기 때문에 그 세밀한 과정을 나는 한국어가 아니라 프랑스어로 설명을 해주어야 하는 것… 그것이 힘들었다.

그러므로 정리를 해보자면 질문을 하기 전에 사고를 먼저 하는 한국인의 입장으로서, 한국인의 강점은 사고 속도가 빠르다. 특히 계산 문제에 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모든 계산 과정에 질문을 하며 대화를 하며 문제를 푸는 프랑스인들은 계산 과정이 느릴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마다 왜 그 답이 도출되어야 하는지에 관해 언어로 설명하는 능력이 뛰어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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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마씨옹 동안 구입해서 봤던 프랑스 초등학교 CM2 문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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