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돌고 돌아 대만살이
평범한 고등학생이던 나는 명확한 장래희망이 없이 대학에 진학할 나이가 되었다.
아주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데에 흥미가 있었던 나는 그 당시 인기가 많던 중국어과에 들어갔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중국어를 한 번도 배워본 적 없는 나는 항상 남들보다 2-3배는 노력해야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었고, 그때부터 중국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 유학에 가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됐다.
나의 첫 번째 유학 시도는 2018년 말이었다.
같은 학과에 다니던 친구와 유학원을 돌아다니며 중국 대륙으로 어학연수를 계획 중이었다.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서 산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설레고 두근거렸다.
하지만 그 두근거림도 잠시 사랑하는 아빠의 암진단, 결국 나는 해외살이를 포기하고 아빠의 곁에 남기로 결정했다(물론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 유학 시도는 딱 일 년 후인 2019년 말이다.
그 해 5월 나는 아빠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혼자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그 당시 혼자 여행으로 상해를 선택했는데, 중국어를 잘하지도 못했으면서 그 서툰 중국어로 혼자 이것저것 해보는 게 얼마나 재밌던지.
그때 난 또 결심하게 된다, 꼭 유학을 가겠다고.
그렇게 다시 한번 중국 시안으로의 유학을 결심하고 유학원에 계약금까지 냈지만, 갑자기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생기고 6개월을 미루고, 1년을 미루다가 예상치 못하게 너무 길어지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해외살이를 또 한 번 포기하게 된다.
세 번째 유학 시도는 코로나가 잠잠해지기 시작하던 2022년 초.
2021년 말부터 코로나가 잠잠해지는 것 같았고 대학 졸업을 앞둔 나는 대학원을 결심하게 된다.
중국어를 좋아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니 중국어 강사가 되어야겠다 생각하고 중국어 강사를 양성하는 “국제한어학과”에 지원한다.
그 당시 토익, 중국어검정시험, 자소서등 내 인생에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냈다.
혹시라도 이렇게 준비한 대학원에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며 준비를 하니 스트레스도 극에 달했던 것 같다.
그렇게 고생 끝에 얻어낸 결과는 북경사범대학교 석사합격, 하지만 북경은 여러 학교와 지역을 봉쇄하며 수업은커녕 밖에 나가서 밥 먹기도 힘든 상황이 지속된다.
나는 선택에 기로에 놓여있었고, 정말 힘들게 준비한 만큼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였다.
하지만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거나 중국에 가더라도 기숙사에만 갇혀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원하던 해외생활이 아님은 분명했다.
그렇게 난 결국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대만으로의 어학연수를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