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타르트

디저트가 만들어지는 시간

by 몽삼





어떤 타르트를 좋아하세요?


라고 물으면 항상 녹차 타르트라고 답했다. 세상에 다양한 맛의 타르트가 있지만 그중에 녹차 맛이 제일 맛있었다. 오븐에서 구워져 나오면 순식간에 주방에 퍼지는 녹차향과 녹차의 씁쓸한 맛에 더해진 타르트의 달콤함이 좋았다.


사실 어렸을 때는 녹차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맛이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싫어하지도 않았지만 녹차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다.


무작정 빵을 만들어보겠다는 이유로 중학생 때부터 제과제빵학원을 다녔는데 이 학원은 특이하게 정수기 옆에 항상 녹차 티백만이 가득 놓여있었다. 사실 학원에 적응하기 바빠서 녹차고 나발이고 물 먹을 시간도 없었고 나의 이 몹쓸 낯가림 때문에 그냥 아주 조용하게 있었다.


제과제빵학원이라는 곳이 각각 빵을 만드는 게 아니라 조를 이루어서 완성시키는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한 3개월이 지났을 때부터는 불편했던 마음도 사그라들었다.


그러다가 한 언니가 종이컵에 녹차를 타서 조용히 가져오더니 내 자리 위로 컵을 올렸다. 동생한테 주는 작은 호의지만 이상하게 녹차가 맛있어 보였다.

보통 빵을 오븐에 넣고 구우면 꽤 시간이 걸리는데 이때부터인지 항상 녹차를 먹으면서 삼삼오오 수다를 떠는 시간을 가졌다.


파워 내향인인 나에게 이러한 시간이 걱정이 아닌 소중하고 즐겁게 느껴졌고 처음에는 쓰기만 했던 녹차도 점점 내 입맛에 맞으면서 맛있어졌다. 추억으로 맛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때 처음 깨달았다. 작은 경험이라 할지라도 함께한 이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씁쓸했던 누군가의 삶에 달콤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이 쓰다는 말처럼 씁쓸한 현실을 짊어지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첫맛은 씁쓸하지만 결국 입안이 달콤함으로 가득 채워지는 녹차 타르트처럼 아주 쓴 인생이라고 소중한 추억들로 가득 채워져 달콤해질 수 있다. 달콤함을 느끼는 경험은 사실 별거 아니다. 그저 사람을 만나고 맛있는 것을 먹고 웃고 떠들고 하는 아주 작은 것들이다. 그중에 나는 달달한 것을 만들고 먹으면서 삶에 달콤함을 충전시키는 것일 뿐이다.


모든 이들이 삶에 작은 달콤함을 충전시켜 인생이 쓰다는 말이 아닌 인생이 달다는 말이 세상에 울려 퍼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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