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보면 마음이 조금 아프다.
언젠가는 왕성했을 생명력이, 이제는 시들다 못해 서서히 꺼지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어떤 이는 귀가 들리지 않고, 어떤 이는 말을 잃는다.
어떤 이는 기억과 함께 자기 자신을 잃어간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들 말하지만,
노년의 시간은 한때 너무도 당연했던 것들을 하나씩 앗아간다는 점에서 잔인하다.
언젠가는 나도 그 시간에 도착할 것이다.
어떤 형태일지는 몰라도, 반드시 닿게 될 것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마음이 아픈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던 시절,
나는 언제나 시간에게 뺨을 맞는 느낌이었다.
시간은 나를 거칠게 밀치고 앞서 나갔다.
그 속에서 나는 내가 겪는 일을 알아챌 여유조차 없었다.
그저 엎어지고, 넘어지고, 간신히 일어서기를 반복했을 뿐이다.
요즘은 조금 다르다.
일을 줄이고 난 뒤, 시간은 여전히 빠르게 흘러가지만
나는 그 흐름의 얼굴을 본다.
내게 일어나는 일들을 천천히 뜯어보고,
그 감정의 모양을 손으로 만져본다.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의 나는 그 감정들과 눈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원했던 삶이고,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