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늦깎이 미술사학도 May 06. 2020

자꾸 하다보면 늘겠지

엄마 없이 요리하기에 도전하다

작년부터 집안 사정으로 자취를 시작하였다. 혼자 사니 편해서 좋기도 있지만 주거비를 직접 내야하고 (어머니가 없으니) 청소를 하지 않으면 집이 금방 돼지우리(?)가 되는 등 단점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뭐니뭐니해도 매달 나가는 주거비용이다. 월세에 난방비, 전기세, 식비 등 여러가지 비용이 들어간다. 


그래도 올 3월까지는 회사를 다녔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자친구도 없고, 술담배를 안하는 탓에 돈 쓸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은 27살에 한번 가본 이후로 체질상 안맞아서 안하고, 국내여행도 거의 안한다. 문화재 답사 때문에 지방에 종종 가긴 하지만 말그대로 진짜 문화재 답사만 하고 오기 때문에 큰 돈이 안든다. 차비와 숙박비, 끼니를 때우기 위해 사먹는 식사(국밥 같은 아재들 좋아하는거 위주), 유적지 입장료 외에는 별다른 지출이 없다. 그나마도 코로나 때문에 안하고 있다. 통신비도 알뜰폰을 쓰기 때문에 저렴하다.


친구들과 비교하면 돈을 많이 안쓰는 편이지만 그래도 백수가 되었기 때문에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다. 그래서 지출점검을 했는데 식비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존에는 반찬을 사다먹었다. 집 근처 재래시장에서 5천원을 주면 3가지 반찬을 살수가 있다. 이것으로 3일 정도 먹는다. 1주일에 만원 정도가 반찬 값으로 나가는 셈이다. 세끼 먹는 거 외에도 군것질을 좋아해서 빵이며 과자 등을 사먹었다. 밀가루가 들어간 단 음식을 좋아하는 탓에 자꾸 사먹는다. 설탕 중독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끊기가 어렵다. 


그래서 식비를 줄여보자는 마음에 반찬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식재료를 물색했는데 맨처음 주목한 것이 계란이었다. 계란으로 후라이, 계란찜, 계란말이 정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튜브에 검색을 해보니 계란장이라는 것도 있었는데 간장 사용량이 너무 많아보여 고려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렇게 계란으로 처음 만든 요리는 계란찜이었다. 계란을 두개만 넣어서 그런지 크게 부풀지 못하고 모양이 예쁘지 않다. 적당히 소금으로 간을 해서 먹었다. 처음에는 소금 간만 했는데 나중에는 고춧가루도 넣었다. 파를 썰어넣으면 보기 좋을거 같지만 파의 보관이 번거로워서 생략했다.


그 다음으로는 계란말이에 도전했다. 계란말이는 한번 밖에 안해봤다. 계란을 풀고 당근만 잘게 썰어서 섞어주었다. 계란을 둥글게 말때 마지막 마무리를 못하는 바람에 터지고 말았다. 마무리만 잘하면 더 멋진 계란말이가 될 것이다.


계란 다음으로 주목한 식재료는 감자였다. 인터넷 쇼핑으로 알아보니 감자가 생각보다 값이 저렴해서 5kg를 시켜서 두고두고 먹었다. 빨리 안먹으니까 싹이 올라와서 제거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감자조림, 감자볶음, 감자 샐러드 등을 해먹었다. 감자샐러드는 식빵에 잼 대신 발라먹는 용으로 만들어서 군것질을 대신했다. 감자샐러드가 처음 먹을땐 나름 괜찮았는데 자주 먹다보니까 질려서 지금은 사과잼을 제조(?)하고 있다.

처음 만든 사과잼은 칼로 잘게 썰어서 했는데 너무 번거로운 탓에 믹서기로 갈아 만든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저렴한 재료들을 사서 이것저것 요리해 보았다. 콩나물 무침, 시금치 무침, 시금치 된장국, 오이무침, 가지볶음, 멸치볶음, 오뎅볶음, 버섯볶음, 무생채 등을 만들어 먹었다. 처음엔 서툴러도 자꾸 만들다 보니까 실력이 느는 것을 느낀다. 여러 분야의 고수들도 처음에는 초보였을 것이고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다. 무엇이든지 가리지 말고 자꾸 도전하고 시도하는게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꼭 성공해서 요리잘하는 배우자를 만나자!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 후 2주가 지났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