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무서움
얼마전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 우연히 구글 아트 앤 컬쳐라는 웹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구글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온라인 미술 갤러리라고 보면 되려나? 아무튼 이곳은 전세계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과 유물을 상당히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로 제공하고 있다. 그것도 무료로. 우리나라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고궁박물관, 경주박물관 등의 국립박물관이 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호림박물관, 화정박물관 등의 사립미술관도 일부 동참하고 있다. 사립박물관은 소장품을 개인 소유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서 그런지 참여율이 낮다.
해외의 유명 미술관들도 여기에 앞다투어 참여하고 있다. 나는 서양미술쪽은 관심이 없어서 잘 안찾아보지만 서구권에 반출되어 있는 우리 문화재를 찾아보려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나 LA카운티 미술관 등의 소장품을 뒤져보았다. 나는 불교미술, 그중에서도 회화에 관심이 많다보니 불교 회화 위주로 찾았는데, 그 결과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고려 불화와 조선 전기의 불화 몇점을 찾는 수확을 거뒀다. 일본 교토 국립박물관에서는 대보적경사경변상도를 찾기도 했다.
그 외에도 조선시대의 회화작품이나 민속품, 도자기도 상당히 많다. Korea 혹은 Joseon, Goryeo 등으로 검색 해보면 상당히 많이 나온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본의 박물관이 많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알짜배기는 일본에 거의 다 가있는 상황인데 그쪽도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이미지 제공뿐만 아니라 가상체험 식으로 미술관을 둘러보는 기능도 선보이고 있다. 현장감은 덜하지만 실제로 미술관을 관람하는 것처럼 클릭을 해서 움직여가며 작품을 볼 수도 있다. 그다지 추천하는 기능은 아니지만 관심이 있다면 시도해보라.
특히 서양미술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이곳 아트 앤 컬쳐가 보물창고 같을 것이다. 코로나로 해외에 직접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된 지금의 시점에서는 더더욱.
요즘 이곳을 자주 들어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구글이 우리의 일상과 경제를 넘어 인문학까지 장악하는 것인가 하는 일종의 두려움이랄까? 돈도 안되는 이런 짓을 구글은 왜하고 있을까? 돈이 넘쳐나서 인류에게 봉사하려는 목적은 아닐테고..... 모든 분야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증대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이는데, 정말이지 무서운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