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계절을 기록한다 - 여름

여름 - 뜨거운 햇살, 강렬한 끌림

by 빛나는 하루


여름이란 계절은 나를 다시 한번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그런 뜨거우면서도 한편으론 “그리움”을 떠올리게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누군가 나에게 “여름하면 무엇이 떠오르냐”고 묻는다면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2021년에 가족이랑 갔었던 부산 여행“


여름 하면 바다, 푸른 하늘, 빙수 등등 생각나는 것이야 많지만 그중에서도 나는 단연코 그때 갔던 여행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어렸을 적, 부모님은 나와 동생을 데리고 가족여행을 자주 다니셨다. 봄이면 벚꽃, 여름이면 바다,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잎을, 겨울에는 소복이 쌓인 눈을.

지금 생각해 보면 그래서 나의 어린 시절이 팔레트 속 물감들처럼 다채로웠나 보다. 계절이 바뀌면 그 계절을 실감하기도 전에 “이번에는 어디로 여행을 갈까”라는 생각이 나에게 있어서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다.


집에서 출발하고 얼마 있지 않아 동생은 잠들고 나도 잠이 들려고 할 때쯤 무렵, 그 조용한 차 안, 창밖으로 흐르는 풍경, 선선한 에어컨 바람, 그리고 가끔씩 느껴지는 부모님의 시선. 나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마음은 활짝 열려 있었다. 그냥 눈을 떠도 될 텐데 왜 그랬는지는 어른이 된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냥, 그런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부모님의 행동이 마음을 간지럽혔고 그게 마냥 좋았다. 그리고 그 평범했던 순간이 이렇게 오래 남을 줄, 그때의 나는 몰랐다.


그때는 그저 부모님의 차를 타고 부모님이 찾아두신 맛집들을 먹고 즐기기에 바빴다. 그래서 그때가 더 사무치게 그리운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순수하면서도 그리운 추억들이 이제는 한 편의 그림이 되어 내 기억과 가슴속에 깊이 남게 된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중학생이 되었을 무렵에는 가족과의 시간보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럴 때마다 부모님은 나를 이끌고 나오셨다. 그리곤 지금도 그렇고 항상 이 말을 하신다.


“지금 아니면 못 다녀. 나중에 이것도 다 추억이야.”


그땐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님의 말씀을 이제는 조금은 알 것도 같다. 10살, 15살, 17살 그때에만 느낄 수 있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학창 시절 속 가족과의 추억. 그 몽글몽글하면서도 무엇을 하든 소소한 것일지라도 재미가 가득했던, 마치 한 편의 동화와도 같은 우리 가족의 이야기.


시간이 흐른 지금, 내가 성장한 만큼 부모님의 시간도 흘렀고 항상 내 앞에 서 계셨던 부모님은 어느새 내 뒤에 서서 가만히 나를 바라보시게 되었다.

언제나 내 앞에서 고개를 올리면 보이던 부모님의 얼굴. 시간이 많이 흘러도 여전히 눈을 감으면 그때 그 시절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래서 지금 나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그때 그 시절 속, 그들의 노력과 사랑이 있었기에 나의 어린 시절이 팔레트처럼 다채로울 수 있었고 그 따뜻함을 머금고 자란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고. 그리고 그 따뜻함이 차고 넘쳐 이제는 내가 다른 이들에게 따스함을 전하고 있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