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유치해지는 소년·소녀 모드
너는 말보다 먼저 움직였다
내가 고개를 숙이는 순간
네 손이 내 모자 끝을 잡아당겼고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너를 봤다
눈이 마주친 그 1초 동안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장난은 시작된 상태였다
야
내가 웃음을 참고 말하자
너는 이미 한 발짝 물러서 있었다
도망칠 준비를 끝낸 사람처럼
나는 자연스럽게 네 쪽으로 한 발 다가갔고
너는 그걸 보고 더 크게 웃으며 뒤로 물러섰다
우리는 말없이 몇 걸음을 주고받았고
그 사이 웃음은 점점 커졌다
장난이라는 건 원래 이런 거다
누가 먼저 손을 뻗고
누가 먼저 다가가고
누가 먼저 웃음을 터뜨리는지로 분위기가 결정된다
나는 네 팔을 잡았고
너는 일부러 힘을 빼며 잠깐만이라고 말했다
그 말이 전혀 멈추라는 뜻이 아니라는 걸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순간
오늘 하루의 기분이 정해졌다
아무 일도 없던 하루가
네 손 하나 네 웃음 하나로
완전히 다른 하루가 되어버렸다
장난은 작았지만
그걸 주고받는 우리는 분명히 움직이고 있었다
서로에게 조금 더 가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