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소소한 장난으로 하루가 달라지는 이유

Part 1. 유치해지는 소년·소녀 모드

by 윤슬살롱

너는 말보다 먼저 움직였다

내가 고개를 숙이는 순간

네 손이 내 모자 끝을 잡아당겼고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너를 봤다

눈이 마주친 그 1초 동안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장난은 시작된 상태였다


내가 웃음을 참고 말하자

너는 이미 한 발짝 물러서 있었다

도망칠 준비를 끝낸 사람처럼


나는 자연스럽게 네 쪽으로 한 발 다가갔고

너는 그걸 보고 더 크게 웃으며 뒤로 물러섰다

우리는 말없이 몇 걸음을 주고받았고

그 사이 웃음은 점점 커졌다


장난이라는 건 원래 이런 거다

누가 먼저 손을 뻗고

누가 먼저 다가가고

누가 먼저 웃음을 터뜨리는지로 분위기가 결정된다


나는 네 팔을 잡았고

너는 일부러 힘을 빼며 잠깐만이라고 말했다

그 말이 전혀 멈추라는 뜻이 아니라는 걸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순간

오늘 하루의 기분이 정해졌다

아무 일도 없던 하루가

네 손 네 웃음 하나로

완전히 다른 하루가 되어버렸다


장난은 작았지만

그걸 주고받는 우리는 분명히 움직이고 있었다

서로에게 조금 더 가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