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유치해지는 소년·소녀 모드
나는 오늘도 네 웃음을 목표로 움직였다
의도적으로 옆자리에 앉고
괜히 네 시야 안으로 들어가고
아무 의미 없는 말을 던졌다
이거 진짜 웃기지 않냐?
네가 대답하기 전에
나는 이미 네 표정을 보고 있었다
처음엔 눈만 웃고
그다음엔 입꼬리가 올라가고
마지막엔 고개를 숙이며 웃음을 터뜨리는 순서
나는 그 과정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네가 웃음을 참으려고 고개를 돌리자
나는 일부러 반대편으로 한 발 더 다가갔다
피할수록 더 가까워지는 거리
그게 오늘의 승부였다
결국 네가 웃음을 터뜨렸고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팔짱을 끼며 말했다
아 졌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네가 웃는 순간
나는 이미 오늘 하루를 다 이긴 기분이었다
오늘의 승리는 기록에 남지 않지만
네 웃음은 내 몸에 남는다
어깨에 손에 시선에
그래서 나는 내일도
다시 움직일 거다
네 웃음을 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