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유치해지는 소년·소녀 모드
오늘은 별일 없는 하루였다
그런데 너는 아무렇지 않게 멈춰 섰고
나는 자연스럽게 네 옆으로 다가섰다
이거 봐
그 말 한마디에
특별한 의미는 없었지만
내 마음은 살짝 두근거렸다
말보다 먼저 내 몸이 반응했다
너와 같은 속도로 서고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너의 손끝이 조금 움직일 때마다
내 마음도 조금씩 흔들렸다
우리는 말없이 몇 걸음을 함께 걸었다
내가 먼저 웃을까 네가 먼저 반응할까 살짝 기대하며
가볍게 스친 어깨 하나에도 마음이 설렜다
주변 사람들은 우리를 그냥 지나쳤겠지만
그 순간 내 세상은 오롯이 너와 나뿐이었다
아무 의미 없는 말이지만
그 말이 만들어낸 설렘은 오래 남는다
짧은 눈빛 작은 손짓 서로를 향한 미세한 움직임
모두가 오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나는 속으로 웃었다
말 한마디로 이렇게 마음이 흔들릴 줄이야
그 설렘은 조용히 남아
하루가 끝나고 불을 끈 방 안에서도 내 마음을 간질였다
오늘 나는 또 한 번 깨달았다
사랑은 거창한 말이나 큰 행동보다
함께 걷는 순간 스치는 손끝
아무 의미 없는 말속에서 피어나는 여운이라는 것을
그리고 나는 살짝 기대며 속으로 다짐했다
다음에도 너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이렇게 설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