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진짜 부는 ‘좋은 질문’을 가진 당신이 쓸어 담는 세상
—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Clayton M. Christensen) —
혹시 그런 경험 없으신가요? 늦가을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거리를 걷다가, 문득 발밑을 굴러가는 작은 돌멩이를 보고 생각에 잠기는 순간 말입니다. 저 돌멩이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평생을 그저 길가에 뒹굴다 사라질 뿐인데,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어쩌면 우리가 던지는 수많은 질문 중에는 이런 '사소해 보이는' 물음들이 훨씬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그 질문들을 채 품어보지도 못하고, 답은 더더욱 찾아보지 못한 채 다음 할 일로 내달리곤 하죠. 우리는 너무나 쉽게 답을 얻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면 세상의 온갖 지식이 손안에 펼쳐집니다. 하지만 답을 얻는 일이 쉬워질수록, 우리는 정작 중요한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법을 잊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25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는 수많은 기업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왔습니다. 그들의 성장을 돕고, 때로는 좌절의 순간을 함께하며 변화의 파고를 온몸으로 느껴왔죠. 그 과정에서 얻은 결론은 하나입니다. 세상은 변해도,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무엇을 얻고 싶은가?'라는 인간 본연의 물음과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는 변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는, 인공지능이 세상을 뒤흔드는 이 시대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삶의 본질'에 대한 탐험입니다. 부디 이 글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잠자고 있는 소중한 질문 하나를 다시 깨울 수 있는 작은 불씨가 되었으면 합니다.
1장. 돈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물결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붙잡아야 할까요?
1.1. 지식은 '소유'가 아니라 '연결'하고 '구조'를 만들어내는 힘이 되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아는 것이 힘'이었습니다. 특정 분야의 깊이 있는 지식을 머릿속에 가득 채운 사람들이 사회의 엘리트였죠. 의사 선생님, 변호사님, 회계사님처럼요. 그분들이 가진 '희소한 지식' 자체가 엄청난 가치였고, 그 덕분에 존경과 부를 한 몸에 받으셨죠. 지식은 곧 그 사람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지식의 대중화'가 시작되더니, 요즘은 '생성형 AI'가 등장하며 아예 판을 갈아엎었습니다. 이제 특정한 사실이나 이론을 '외우고 있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 우위에 설 수 없는 시대가 왔어요. AI는 온 세상의 지식을 찰나의 순간에 훑고 정리할 수 있으니, 지식을 많이 '소유'하는 게임은 AI에게는 상대가 안 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네, 바로 여기에 우리에게 더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이제 지식의 가치는 그것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세상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지식의 '점'들을 어떻게 '연결'하고, 그 연결된 지식들을 활용해서 어떤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AI는 방대한 지식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그 지식을 어디에 쓰고, 어떻게 조합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지는 결국 우리 인간의 '의지'와 '창의성'에 달린 일이죠.
예를 한번 들어볼게요. 얼마 전 제가 아는 한 마케팅 전문가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과거에는 신시장 진출 전략을 세우려면 수많은 보고서를 뒤적이며 밤을 새우고, 직접 발로 뛰며 조사를 해야 했답니다. 그런데 요즘은 AI에게 이렇게 물어본대요. "자, AI, 당신은 글로벌 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꿰뚫고 있는 마케팅 컨설턴트입니다. 최근 3년간 Z세대의 소비 트렌드 데이터와 동남아시아 뷰티 시장의 성장률 데이터를 '연결'하여, K-뷰티 브랜드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때 가장 효과적인 소셜미디어 캠페인 전략 3가지를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함께 제안해 주세요."
어떠세요? 이 질문의 핵심은 단순히 정보를 '찾아달라'는 게 아닙니다. '소비 트렌드'라는 지식과 '시장 성장률'이라는 지식이라는 전혀 다른 두 분야의 지식을 '연결'해서 '캠페인 전략'이라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내 달라는 요청이죠. AI는 이 연결과 구조화 작업을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시대의 진정한 전문가란 더 이상 지식을 암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활용해 지식과 지식 사이의 관계를 발견하고, 그것을 문제 해결을 위한 '시스템'으로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여러분이 가진 경험과 지식이 아무리 사소해 보일지라도, 그것을 다른 정보와 연결하고 AI를 통해 구조화할 수 있다면, 그것은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지닌 디지털 자산으로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 돈의 흐름은 이제 지식의 '소유자'가 아니라, 지식의 '설계자'에게로 향하고 있는 겁니다.
1.2. 월 3만 원으로 '박사급 AI 직원' 1만 명을 고용하는 세상, 이 놀라운 기회를 우리는 어떻게 활용할까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하고 눈을 비비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한 명의 박사급 연구원을 회사에 채용하려면 연간 수천만 원, 아니 억대에 이르는 엄청난 비용이 듭니다. 그들은 고도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데이터 분석, 시장 조사, 논문 검토, 기술 보고서 작성 등 복잡한 지식 노동을 수행하죠. 그런데 만약 월 3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지치지 않고 일하는 박사급 전문가 1만 명을 여러분의 팀원으로 고용할 수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이 이야기는 결코 공상 과학 소설이 아닙니다. GPT-4, Gemini와 같은 고성능 언어 모델을 통해 이미 현실이 된 일입니다. 마치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붐이 한창일 때와 비슷하죠. 그때 많은 분들이 인터넷으로 돈을 번다는 것을 상상조차 못 했습니다. '그게 다 사기 아니냐?'는 비웃음도 많았죠. 하지만 당시 네이버나 다음 같은 신생 기업들은 인터넷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삶을 묶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거대한 '플랫폼'이 될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그들이 남들보다 한 발 먼저 미래를 믿고 뛰어들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냈기에, 지금의 우리는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거죠.
AI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강력한 지식 도구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도구를 어떻게 우리의 삶과 일에 유의미하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우리의 '선택'과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1.3. 정보 과잉의 시대, 왜 '질문'이 최고의 무기가 될까요?
인류 역사상 지금처럼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시대는 없었습니다. 인터넷과 검색 엔진의 발전은 세상의 모든 지식을 우리 손안에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러나 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정보 과잉'이라는 새로운 피로감이죠. 수많은 정보 속에서 어떤 것이 진실인지, 어떤 것이 나에게 정말 필요한 지식인지 가려내는 일 자체가 또 다른 지적 노동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생성형 AI의 등장은 정보의 가치 기준을 다시 한번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보를 '찾는' 능력이 아닙니다. 정보는 AI가 얼마든지 찾아줄 수 있으니까요. 정말 중요한 것은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 즉 '질문하는' 능력입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했지만, 스스로 질문을 던지거나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지 못합니다. AI는 오직 인간이 던진 질문의 틀 안에서만 사고하고 답변을 생성합니다. 따라서 질문의 질이 곧 답변의 질을 결정합니다.
만약 AI에게 "스타트업 마케팅 전략을 알려줘"라고 막연하게 질문하면,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일반론적인 답변만 돌아올 뿐입니다. 그 답변은 누구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의 소음에 불과할 겁니다.
하지만 질문을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그리고 섬세하게 구조화한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당신은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그로스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현재 월간 활성 사용자 1,000명 수준의 명상 앱 서비스가 20대 여성 사용자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3개월간 집행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광고 캠페인 전략을 구체적으로 설계해 주세요. 각 단계별 목표, 핵심 메시지, 추천 채널, 그리고 예상 성과 지표(KPI)를 포함하여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해 주세요." 이처럼 구체적인 맥락과 역할, 목표, 형식을 담은 질문은 AI가 자신의 방대한 지식 데이터베이스 속에서 가장 적합하고 정제된 정보를 추출하여, 실제 실행 가능한 전략 문서로 재구성하도록 만듭니다.
결국, 정보 과잉의 시대에 진정한 경쟁력은 더 많은 정보를 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AI라는 강력한 지식 엔진을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마스터 키', 즉 **'질문 설계 능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정보를 암기하는 데 시간을 쏟을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세우고, 최적의 답을 얻기 위한 질문을 설계하는 훈련에 집중해야 합니다. AI 시대의 부는 정보를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최고의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에게 흘러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2장. 부의 격차는 '실행의 시차'에서 옵니다. 망설이는 순간, 우리는 기회를 놓칠지도 모릅니다.
2.1. 기술은 모두에게 공평하지만, 기회는 먼저 움직이는 자의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거대한 기술 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부의 지도는 언제나 새롭게 그려졌습니다. 증기기관의 발명, 전기의 보급, 인터넷의 확산, 그리고 스마트폰의 등장은 모두에게 동일한 기술적 기반을 제공했지만, 그 기회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이들은 언제나 소수였습니다. 그들을 가른 결정적인 차이는 기술을 이해하는 능력이 아니라, 남들이 주저하고 관망할 때 먼저 그 기술의 잠재력을 꿰뚫어 보고 행동으로 옮긴 '실행의 시차'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맞이한 AI 혁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은 월 구독료만 지불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민주화되었습니다. 기술 그 자체는 더 이상 소수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공평한 기술을 활용하여 부를 창출하는 기회는 결코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을 것입니다. 기회는 언제나 먼저 실행하는 사람, 새로운 규칙의 판 위에서 자신만의 시스템을 먼저 구축하는 사람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어디에서 오는가? 결국 '우리'에게 있습니다 �
지금까지 인공지능이 바꾸는 세상의 냉엄한 현실과 그 안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전략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혹자는 불안해할지도 모릅니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술은 언제나 인간의 도구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도구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인간의 지혜'입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왜?'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능력,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하고 '공감'하며 '함께' 나아가는 능력은 오직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가치입니다. AI는 우리에게 계산과 반복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더욱 창의적이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한 개인 창작자'들의 성공 사례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 예를 들어, 얼마 전 유튜브에서 우연히 알게 된 한 인디 음악가는 전문 스튜디오 없이도 AI 기반의 작곡 도구와 음성 합성 기술을 활용해 놀라운 퀄리티의 음악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는 과거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며 오직 '음악적 영감'과 '대중과의 소통'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이분의 성공은 단순히 AI 기술의 발전 때문만은 아닙니다. '대중에게 어떤 음악을 들려줄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포기하지 않았고, '내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열정으로 AI라는 도구를 기꺼이 받아들여 '실행'에 옮겼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우리는 이 시대를 두려워하기보다, 오히려 인간으로서 가진 본연의 강점들을 더욱 깊이 탐구하고 발휘해야 합니다. 문제를 발견하는 따뜻한 눈, 해결하려는 뜨거운 열정,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지식을 연결하고 협력하며 더 큰 가치를 창출하려는 너그러움. 이 모든 것이 결국 당신 안의 '인간적인 능력'에서 비롯됩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 각자가 던지는 '작은 질문' 하나,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한 걸음 내딛는' 용기 있는 실행 하나가 모여, 상상 이상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강하고, 현명하며, 따뜻한 존재니까요.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함께' 길을 찾아 나서는 우리의 인간 고유 능력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더 빛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독자 여러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