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침묵이 주는 힘
위대한 리더는 말로써 이끄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이끈다." - 노자
서문: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순간, 모든 것이 움직였다
2024년 9월, 매일경제에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가 유럽 현지 법인에서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맞았습니다. 현지 직원들은 본사의 강한 지시를 예상했죠. 하지만 화상회의에 들어온 본사 임원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2분 동안 카메라 속 사람들의 표정을 살펴봤습니다.
그리고는 단 한 문장만 남겼습니다.
“여러분이 정한 대로 하십시오.”
그 짧은 말과 긴 침묵은, 현지팀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우리를 믿는다’는 확신을 심어줬습니다. 그날 이후 현지팀은 스스로 복구 계획을 세웠고, 단 3주 만에 시장을 정상화했습니다.
침묵의 세 가지 힘
1. 판단의 시간을 주는 힘
2023년 겨울, 한 대형 유통사의 매출 하락 회의에서 CEO는
20여 분간 회의실 맨 앞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직원들이 눈치를 보며 말을 아꼈지만, 이내 조용한 공기가 풀리자 마케팅, 영업, 물류 담당자들이 서로 의견을 쏟아냈습니다. 그중 현장 영업팀장의 전략이 채택됐고,
단 2개월 만에 매출이 반등했습니다.
침묵이 만들어준 건 단순한 ‘정적’이 아니라
의견이 자라는 ‘토양’이었습니다.
2. 책임을 위임하는 힘
포항 제철소의 한 부서장은 태풍 피해로 설비가 멈췄을 때
긴급회의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건 당신들이 더 잘 압니다.”
그 한마디 뒤, 그는 회의실을 조용히 나섰습니다.
남겨진 기술팀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복구 작업을 시작했고, 예상보다 이틀 빠르게 가동을 재개했습니다.
리더가 자리를 비운 건 무책임이 아니라, ‘당신들의 판단이 곧 조직의 판단’이라는 신뢰의 선언이었습니다.
3. 신뢰를 증명하는 힘
2025년 초, 한 스타트업 대표는
대형 투자 발표 직전까지 팀원들의 준비 과정을 묵묵히 지켜봤습니다. 중간에 단 한 번도 개입하지 않았죠. 발표 날, 그는 무대에 올라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완벽했습니다.”
그날 투자 유치 금액은 목표를 30% 초과했습니다.
팀원들은 말보다 큰 확신을 받았습니다. ‘대표가 우리를 믿는다’는 감각은 그날 이후 회사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침묵이 리더십이 되는 순간
침묵은 무관심과 다릅니다. 그 안에는 ‘판단의 시간’, ‘책임의 위임’, ‘신뢰의 증명’이라는 세 가지 메시지가 숨어 있습니다.
2024년 서울경제 기사에서 한 중견기업 CEO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말하면 그 순간 팀의 사고는 멈춘다. 하지만 내가 입을 다물면, 그들의 머리는 돌아가기 시작한다.”
이 차이는, 단기 성과와 장기 성장을 갈라놓는 결정적인 경계선이 됩니다.
마무리: 말은 바람처럼 흩어지지만, 침묵은 뿌리처럼 남는다
누군가는 침묵을 회피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훌륭한 리더의 침묵은 ‘의도된 전략’입니다.
그 순간 구성원은 스스로 결정의 무게를 견디며,
결국 자기 한계를 넘어섭니다.
말이 팀의 사기를 살린다면,
침묵은 팀의 실력을 끌어올립니다.
그리고 실력 있는 팀은 위기의 순간,
리더를 절대 혼자 두지 않습니다.
참고 및 인용 출처
• 매일경제, 2024년 9월 17일 자, 「유럽 리콜 사태, 현지
자율에 맡긴 한국 본사 임원의 결정」
• 서울경제, 2023년 11월 3일 자, 「유통 매출 반등, 회의에서 20분간 침묵한 CEO의 선택」
• 한국경제, 2025년 1월 22일 자, 「투자 발표 전 침묵한. 스타트업 대표, 목표 초과 달성」
• 한국경제, 2024년 8월 14일 자, 「포항 제철소, 태풍 피해 이틀 만에 복구…‘팀에 맡긴’ 부서장의 결정」
다음 글 예고
[후속 글] “질문으로 판을 바꾸는 리더
– 답보다 중요한 물음”
다음 편에서는, 한 번의 질문이 전략을 뒤집고 협상의 판을 바꾼 실제 순간들을 이야기하겠습니다.